동화처럼
김경욱 지음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연애소설을 썼는데, 성장소설로 마무리 되었다는 연애성장소설.

 

나는 중학교시절 고려대 뒷편에 위치한 까닭으로, 오후에는 종종 최루탄으로 인해 커텐을 내리고 수업을 받다가 심해지면 오후 수업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 생각없던 그 시절은 그저 오후 수업을 하지 않게되었다는 이유로 대학생들의 거리 행진을 기다리고는 했었다.

고등학교시절은 대학로에 위치한 학교때문에 평일에는 데모하는 대학생들을, 주말에는 차없는 거리로 변한 그 곳에서 막거리를 마시던 대학생들을 만나며 지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정작 내가 대학생 신입생이 되자, 점차 사회가 변하기 시작하면서 거리로 나가는 데모는 훨씬 줄어 우리 세대는 스터디 모임을 하더라도 선배들처럼 사상서적보다는 Time 지와 아카데미토플을 들고 영어공부를 했고, 비밀스런 모임보다는 강의실 한편에서 또는 대학 교정에 앉아서 폼나게 철학서적을 들고 모였더랬다.

 

당연히 연애의 행태도 소개팅, 미팅에 예쁜 커피숍  등을 찾아다녔더랬다.

그러고 졸업을 해 사회에 나와보니, 우리는 트로트도 부르고, 데모할때 부르던 노래도 알고, 최신 댄스곡도 아는, 게다가 조금은 영어공부도 착실하게 한 '끼인세대'로 평가받고 있었다. 선배들에게는 생각없는 후배, 후배들에게는 색깔없는 선배로 불린 우리 90학번의 모습이 그렇다.

 

이 소설에서 처럼, 모든 동화책이 '그래서,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무리지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결혼 이후의 그 사소하고도 조금은 치사한 생활에 찌드는 두 부부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없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색깔없이 변화하는 사회에 끼인 우리 세대는 연애에 있어서, 성장에 있어서 사회의 변화를 그대로 받아야했기에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나만 그랬나...

 

주인공  눈물의 여왕 백장미와 침묵의 왕 김명제는 자신들만의 고집으로,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결혼한 후에 헤어지고 다시 만나 결혼하고 또 헤어지는 악순환 끝에 뒤늦게 장인어른의 병 앞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된다.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행복하게 살기에는 결혼생활은 그리 녹녹치 않다. 서로 좀 더 이해하고, 좀 더 배려하고, 좀 더 주겠다는 마음이 아니면 결코 지속되지 못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 끼인세대에게 많은 팁을 준다. '이렇게 살면 힘들다'라는 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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