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은 없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9
로버트 코마이어 지음, 조영학 옮김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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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린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하고도, '나도 사람이니까...'라는 변명으로 그 실수를 합리화시키는지 모른다.

그 중에 가장 큰 실수가 다른 사람을 모함하고, 뒤에서 아무도 모르게 나쁜 짓을 하는 것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죄인 다른 사람을 이용한 자신의 영달을 꿈꾸는 사악한 욕망을 보여준다.

 

『고백은 없다』는 트렌트라는 취조 전문 형사가 자신의 지위 향상을 위해서 제이슨 도런트라는 열두 살 남자아이를 취조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자신의 이력에 대한 컴플렉스를 만회하기 위해 상원의원과 연관되어있는 사실 하나로 무리하게 사건의 취조를 맡게된 트렌트. 그는 진실이 무엇이든 원하는 자백을 얻어야만 하는 입장으로 자신의 취조 향방을 세우고 열두살 남자아이 제이슨 도런트를 취조한다.

 

좁고 어두운 취조실에서 자신의 지위향상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트렌트가 소심하고 힘없는 소년에게 가하는 정신적 폭력은, ‘가짜 자백’을 만들어 가는 트렌트의 능수능란한 심문 모습과 그에 이어지는 충격적 과정으로 분노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마지막 목격자라는 이유만으로 용의자가 된 제이슨. 그저 자신의 친구였던 얼리셔를 죽인 범인을 찾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뜨고 어린 마음으로 취조실에 들어간 제이슨은 어둡고 폐쇄된 그 공간에서 목마름을 참으면서 자신의 진술이 얼리셔를 죽인 범인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한가지 이유로 그 모든 고통을 참는다.

 

취조를 하면서 트렌트는 제이슨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채면서도, 상원의원과 연관된 이 사건을 처리해 자신의 지위를 향상시켜보겠다는 생각 하나로 어린 아이에게 정신적 폭력을 서슴지않고, 그 정신적 폭력으로 거짓 자백을 받아내면서 승리감을 느끼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이야기의 충격적 반전은 요즘 일어나는 폭력적인 아이들의 모습이 결국은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깨우쳐주는 모습인듯 해서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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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소년 비룡소 걸작선 19
팜 무뇨스 라이언 지음, 피터 시스 그림, 송은주 옮김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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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의 검정표지에는 펼쳐진 책 8권이 기러기처럼 날아가는 모습이 양각되어있다.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어린 시절을 다룬 동화 [별이 된 소년]은 원제는 ‘The Dreamer'라고 하여 꿈을 쫓는 아이를 그려낸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

 

이 책은 희망의 색이라 하여 초록색 잉크로 글쓰기를 즐겼던 파블로 네루다의 감성을 담기 위해 본문이 초록색으로 인쇄되었다고 한다. 글씨도 제법 크고 책도 두꺼워 독자로서 나의 상상력과 기대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부록에는 파블로 네루다의 시가 수록되어 있어 책을 읽고 난 후 그의 시를 읽으며 좀 더 그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팜 무뇨스 라이언은 네루다의 에세이 [어린 시절과 시]에 실린, 담장에 뚫린 구멍으로 솔방울과 양을 주고받았던 어린 시절 일화를 읽고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아버지와의 불화 속에서도 꿈을 놓지 않는 어린 시인의 성장 모습을 이 동화를 통해 표현해 냈다. 더구나 각 장 앞의 세장의 피터 시스의 점묘화는 그 상상의 세계를 더욱 극대화 시킨다.

 

칠레의 한 마을, 네프탈리 레예스는 몸이 허약해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철도회사에서 일하는 아버지는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로 노래와 글에 소질 있는 아들들의 능력이나 꿈은 상관없이 의사를 시키려고 한다. 집 담장 구멍으로 알 수 없는 누군가와 선물을 주고받았던 비현실적인 경험,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하고 주운 돌만 쥐어서 떠나보낸 첫사랑, 여름 휴가지에서 만난 사랑하는 백조의 죽음 등 네프탈리의 일화들은 자연에서 그가 얼마나 많은 치유를 받는지를 보여준다.

 

아버지의 등 뒤에서 자신을 사랑해 주고 다독여 준 새어머니 마마드레, 아버지에게 똑같이 상처받으며 견뎌낸 형 로돌포와 여동생 로리타 등 어린 시절 네프탈리와 늘 함께한 식구들의 모습에서 그의 시의 원천이 된 사랑의 씨앗들을 발견할 수 있다. 네프탈리는 신문사 [라 마냐나]의 발행인이었던 삼촌을 통해 칠레에 거주하는 인디언 마푸체족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회 정의에 대한 의식에 눈 뜨게 된다. 반대 세력에 부딪혀 신문사가 불타기도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켜 나가는 삼촌을 보면서 그는 아버지에게서보다도 훨씬 더 큰 영향을 삼촌에게서 받게 된다.

 

그는 시인 아들을 갖게 된 굴욕으로부터 아버지를 구해 주기 위해서 네프탈리 레예스는 파블로 네루다가 되기로 한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독립하게 된 네프탈리는 그 이후로 더욱 네루다로서 명성을 얻는데, 그의 글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칼보다 더 강한 것이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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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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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노력하지 않아도 부모님에게서 받는 능력이 있다.

초인적인 능력은 아니지만, 그래서 세상 사람 모두가 각각의 재능을 가지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이다.

 

제목은 ‘가시고백’인데, 책표지 그림이 너무도 예쁘기만 하다. 작은 병아리들이 그려져있고 색도 어찌나 예쁜지 뭔가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를 하게 한다.

우리의 주인공 해일은 엄마께서 대한민국에서 몇 명 없는 가발공장 낫토 기술자이시고, 아파트 경비대장인 아버지를 부모로 모시고 있다. 하나뿐인 형은 나이차가 좀 나는 관계로 친하긴 하지만 감정설계사를 꿈꾸는 형을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해일은 어머니의 예민한 손끝 재능을 이어받았고, 말 그대로의 ‘도둑’ 역할에 빠져서는 자신도 모르는 손끝의 행동을 보고만 있게 된다.

 

2학년 고등학생인 해일의 모습은 학급에서는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

그저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고, 주로 친구들을 관찰하는 해일의 존재는 친구들에게도 그리 깊게 각인되진 않은듯 하다.

 

그런 해일이 전자수첩을 훔치면서 살짜쿵 꼬이기 시작한다.

전자수첩을 숨기는 과정에서 사이좋은 가족의 대화 속에서 뜻하지 않게 ‘병아리부화’를 계획하게 되고, 그를 이행하기 위해 해일의 모험은 시작된다.

 

전자수첩을 판 돈으로 부화기를 제작하고, 유정란을 구입해 계란을 병아리로 부화시키기 위한 해일의 노력은 잠시 손끝의 버릇을 잠재울만큼 해일의 모든 관심을 가져가게 된다.

가족에 대한 아픔과 제자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진 담임선생님과 친아빠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진 지란, 고등학생으로선 드물게 쿨하고 시크한 진오, 책임감으로 똘똘뭉친 다영 등은 해일의 병아리 아리와 쓰리에게 관심을 갖게 됨으로써 해일과 끈끈한 관계를 갖게 된다.

 

이들의 각자의 이야기는 이 세상 누구도 완벽하게 행복하기만한 인생을 가진 사람은 없다는 것과 또한 그 어떤 아픔도 이겨내지 못 할 아픔은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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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사랑 이야기
마르탱 파주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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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때에는 특이한 분위기의 프랑스 소설과 프랑스 영화(우리 세대는 '불란서영화'라고 불렀었다)를 기피했었다.

 

그들의 영화와 소설은 항상 마무리도 뭔가 익숙하게 개운하지 않은 그 무엇이 있어서였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내가 접했던 인생의 경험만큼이나 다양한 문화와 경험들을 내가 인정하기 시작한 것일까?

 

불란서 소설과 불란서 영화가 내게 마음 깊숙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표지의 그림에는 주인공 비르질의 모습이 너무도 잘 나타나 있다.

 

이마에서 빛나는 플래쉬와 도시 생활을 너무도 즐기는 그의 모습이 에펠탑을 껴안고 입을 모으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파리를 내려다 보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잘 나타나 있는 것이다.

 

약간은 코믹해보이는 표지와 달리 소설은 처음부터 나의 상식을 후려친다.

 

 

 

알지도 못 하는 여자에게서 이별통고라니, 그것도 만나서 정중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핸드폰 문자로 보내는 것도 아닌, 자동응답기에 한마디로 냉정하게 남긴 이별통고는 비르질을 '클라라'라는 미지의 인물에게로 촉을 세우게 한다.

 

그리고서는 모르는 인물에게서 당한 이별통고가 자신의 문제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뇌 건강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으면서 또 그 검사의 결과를 지레 짐작하고는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전기와 물을 끊고, 멀쩡히 살던 집(자신이 너무도 사랑한 집)의 임대계약을 마무리하고, 회사의 승진과 연봉상승 제의를 노조를 들먹이며 거부하는 평범한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시작한다.

 

 

 

클라라 라는 존재를 향한 그의 확인 작업은 그야말로 코믹하고도 애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의 그런 일련의 인생에서의 모험과정은 소심하고 소극적인 그의 인생에 대한 자세를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대범하게 인생의 문제를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바꾸어 놓게 된다.

 

 

 

너무도 재미있는 한편의 짧은 드라마를 본 듯 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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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낮은 언덕들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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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는 그 상황을 상상하며 글을 읽게 마련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상상이 잘 되지를 않는다. 머릿속이 꽉 막힌것 처럼.

 

 

생소한 분위기의 내용 전개와 어려운 대화의 연속이 나의 상상력을 더 막아섰던 것 같다.

 

무대낭송배우라는 주인공 경희의 직업은 내 머릿속에 컴컴한 소극장의 무대 위에 작은 철제의자를 놓고 앉아서 낭송하는 공허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만을 연상하게 한다.

 

 

무대낭송배우인 경희가 자신의 지구촌 방랑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 등장 인물들이 너무나도 글로벌해서인가 내 머릿속에는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독립적으로 둥둥 떠다니는 것이다.

 

 

서울의 낮은 언덕에 사는 사람들은 도시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도시인들이고, 여기 나오는 독립적으로 내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등장인물들은 모두들 도시에 적응하며 도시와 연관을 맺고 살아가는 도시 친화적인 인물들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경희는? 도시인일까 아니면 그저 도시를 구경하는 여행객에 불과한 것일까?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다양한 도시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은 그녀에게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영향을 주는 것일까?

 

그저 담백하게 그녀의 삶을 도와주는 역할에서만 등장하는 것일까?

 

 

어렵게 읽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내게 너무 많은 질문과 의문을 갖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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