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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ㅣ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 전, 우연히 스마트 폰의 앱을 통해 사랑의 장기기증에 서약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희한하게도 직장 동료가 사랑의 장기기증 등록증을 보여주며 직접 병원에 가서 신청했다고 어서 가서 등록하라고 하는 말을 들으며 나도 했다고 서로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한참동안 주고 받았다. 친구의 시어머니께서 5년이 넘는 요양병원 입원신세이셨는데 돌아가셨다. 오랜동안 의식이 없으셨기에 주위에선 편안히 가신것이 어쩌면 당신을 위해서는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장례식장에서 주고 받았다.
존엄사라는 말은 노인분들이 미리 자식들에게 이야기 해놓는다고 해도 자식 입장에선 차마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할 것이라는 말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미 비포 유를 읽기 시작했다. 이 모든 일련의 내 주위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이 책을 만나기 위한 것인것만 같다.
'죽음 앞에서 사랑이 물었다. 내 곁에서 그냥, 살아주면 안 되나요?'
500쪽이 넘는 두툼한 책을 싸고 있는 띠지에 나와 있는 한 줄 문구에 로맨스 소설인데, 좀 마음 아픈 상황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군 하고 읽기 시작했다.
태어날때부터 쭉 상류사회에서 성공의 맛만을 보고, 항상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즐겨야 할 것들까지도 모두 자신의 뜻대로 이뤄오던 한마디로 '잘 나가는 경영인'이었던 윌리엄 존 트레이너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여자친구와 일상적인 밤을 보내고 다음 약속을 위해 옮기던 중 사고를 당하고 만다.
사지마비된 그의 몸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만다.
태어날때부터 쭉 중산층이었던 루이자 클라크는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모시고 평범한 아버지와 어머니, 똑똑한 여동생과 그녀의 아들 이렇게 대식구가 모여사는 집에 다락방에서 생활한다. 특별한 자격증이나 기술이 없기에 그녀는 카페에서 서빙을 하며 지냈는데, 카페가 문을 닫게 되면서 실직자 신세가 되고 만다.
세계적으로 불황인 시기에 그녀가 다시 직장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인데, 직업소개소에서 간병인 자리를 의뢰받게 된다.
이력서에 쓸 수 있는 6개월의 기간을 채우기 위해 그녀는 어둡고 침울한 윌의 간병인 역할을 견뎌내리라 마음먹는데, 밝고 긍정적인 그녀의 성격은 윌을 조금씩 웃게 만들지만 우연히 듣고 만 그의 6개월 후의 계획에 루이자는 경악을 금치 못 하고 그의 계획을 돌리기 위하여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로맨스 소설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행복하게 해피엔딩을 맺는다. 이 소설은 내가 꿈꾸던 결말이 아닌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읽으면서 당황했다.
다시 책소개를 찾아 보면서 그래서 이 책을 읽고 토론을 했다는 평이 있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삶과 사랑, 내가 알지 못 하던 전신마비 환자의 생활모습, 그 가족의 모습을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삶을 옆에서 뭐라고 평할 수는 없지만, 여주인공 루이자의 노력이 빛남에도 불구하고 그 빛이 사그러질수밖에 없는 상황이 무척 가슴 아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