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 - 삶을 소진시키는 습관에서 탈출하는 법
그램 데이비 지음, 정신아 옮김 / 세이지(世利知)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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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룻동안 내가 한 걱정을 생각해 보았다. 세끼 식사 메뉴 걱정, 날씨 변화로 인한 이동 방법 걱정, 집에 온다는 친척분과 대화할 내용 걱정, 뉴스에 나오는 사회 현상 걱정 등등 정말 하루가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쓸데없고 하찮은 걱정만 그득했다. '어쩌지?' '~~일 것 같아' '~~다던데...' 등등 내가 사용하는 걱정의 말들도 추려보니 정말 쓸데없기가 그지없다.

하지 않고 걱정, 하면서도 걱정, 해놓고 걱정 이니 한 가지 일에 따르는 걱정이 정말이지 많기도 하다. 오죽하면 나대신 걱정해줄 걱정인형까지 옆에 가져다 놓았겠는가...

사실 걱정이 아주 없는 사람은 없다. 그저 걱정의 정도와 횟수가 다를 뿐이다. 많은 학자들이 걱정은 쓸데없다고 아무리 외치고 외쳐도 우리는 걱정을 멈추지 못하니 걱정을 없애는 약이나 의료기기가 나온다면 그야말로 AI시대에 걸맞는 대혁명이지 않을까?

 

다행인 것은 걱정은 유전이 아닌 습관이며, 삶을 소진시키는 이런 습관에서 탈출하는 법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니 일단 우리의 적인 걱정을 이해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걱정을 멈추도록 안내하고 있다.

 

세상이 변화하면서 걱정의 종류도 참 많이 다양해지고 그 원인도 많아졌다. SNS나 사회 지위, 정보사회에서 오는 정보에 대한 무지의 영역에서 오는 걱정 등이 그렇다. 이런 걱정들은 만성적으로 우리의 삶과 체력적 건강을 망치는데 그것이 질병으로 나타나기도 하니 무서울 따름이다.

걱정과 불안 등 부정적 감정의 버튼을 끄고 긍정과 확신의 생각으로 나를 다스리는 것이 나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chpter 10에서는 걱정의 장점만 취하며 살아가는 법으로 좀 더 적극적이고 생산적으로 걱정을 활용하고 그 걱정의 증상에 따른 완화 워크숍 처방 일람표와 걱정을 실행으로 바꾸는 마법의 문장 등이 소개되어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걱정을 내려놓는 방법 들 중 '명상'이 마지막에 소개되면서 걱정을 내려놓기 위해 뭔가 다른 것에 집중하거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방법이 걱정을 많이 하는 습관에서 '스마트한 걱정'으로 바꾸는 회복 훈련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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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 분식집
이준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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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에 30년된 강남의 유명 '*상가'의 떡볶이집이 문을 닫는다고 기억을 소환해 단골들이 회사에 휴가를 내고 줄을 서서 마지막 떡볶이를 먹으러 간 모습이 실렸다. 30년간 운영한 가게 주인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과 30년 동안 함께 그 곳을 즐기던 고객들의 아름다운 안녕이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분식집을 처음 간 것은 국민학교 입학하기도 전인 아주 어릴 적 걸어서 다닐 정도의 나이일 적에 엄마 손 잡고 따라 나선 시장에서 한 가운에 있던 시장표 떡볶이 가게였다. 시장 한 복판에 긴 나무 의자에 장바구니 옆에 두고 엄마랑 앉아 연두색 프라스틱 접시에 주시는 빨간 떡볶이와 순대를 맛있게 먹은 기억은 맵기도 했지만 엄마가 물에 씻어 주는 떡이 그렇게 맛있었기 때문에 기억에 아주 선명하게 남아있다. 떡볶이를 먹으며 시장을 둘러보면서 엄마가 뭘 사러 가실지 대충 결정했던 기억도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초등학교(국민학교)때는 학교 앞의 서너군데 되는 떡볶이, 뽑기 등이 다양한 문방구와 함께 하던 분식집을 돌아가며 다녔고, 중학교 시절에는 친구들과 즉석떡볶이에 빠져서 매일 용돈을 조금씩 각출해서 즉석떡볶이와 쫄면을 먹으러 분식집에 들렀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야간자율학습 타임에 잠시 쉬는 시간만 되면 실내화 바람으로 학교 정문 맞은 편의 떡꼬치 가게로 달렸고,,, 그 이후에는 분식집을 다닌 기억이 그리 많지 않다.

지금은 집 근처에도 직장 근처에도 분식집을 찾을수가 없다. 그저 기업형 프랜차이즈 형태의 떡볶이 전문점이 집에서 버스 2정거장 가야만 하나 있으니 어쩌면 내 기억 속의 떡볶이가 사라지는 듯 해서 안타깝기만 하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분식집인데, 동네 분식집치고 이름도 예쁘다. '여우별'

분식집의 하이라이트 주메뉴는 단연코 떡볶이인데, 이 가게는 떡볶이가 맛있는 분식집은 아닌듯 하다. 9시까지 열어도, 5시까지 열어도 매출이 비슷하다고 하니 그저 지나가는 길에 들르는 고객과 편리해서 들르는 고객만이 있을 뿐이다.

 

주인공 제호는 자신의 표현으로 '어중간한 재능'을 가진 작가이다. 어중간한 재능을 가지고 어중간한 노력으로 살아가다보니 냉혹한 현실 앞에서 무너져내리기 일보직전의 패배자 모습을 하게 된다. 그런 그를 구제해준 친구이자 여우별 분식집 진짜 사장은 사실 그의 첫 작품을 읽고 좌절을 딛고 일어선 고등학교 친구이다. 제호는 하지만 그런 친구의 도움으로도 일어설 의지가 별로 없는 모습이다.

어느 날, 냉혹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세아가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온다. 세아의 활기참에 손님도 늘고, 그녀의 떡볶이 소스 연구에 분식집이 폭발적인 맛집으로 거듭나게 되는데...

 

이 소설은 내가 지금 여기서 하고 있는 일, 만나고 있는 사람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삶의 정석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또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초심인 '내가 ~~~만 된다면, 정말 열심히 할 것이다.'를 자꾸 '내가 ~~~못 되는 것은 세상 탓이야.'라고 변하는 변명과 남탓의 마음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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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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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아침드라마, 저녁드라마를 보면서 '막장드라마'의 난립이라는 뉴스에 더해서 왜 아이들도 보는 아침과 저녁 시간에 저런 막장드라마들이 저렇게도 자연스럽게 방송되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그 의문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아침드라마가 없어지고, 저녁드라마가 지상파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으면서 더더욱 막장의 내용이 되풀이되고 심화되는 것에 텔레비젼 드라마에 대한 반감을 갖게된 것도 사실이다. 저녁 막장 드라마의 끝이 하루의 메인이라는 9시 뉴스와 연결되면서 헤드라인 뉴스가 좀전에 본 막장드라마와 별다를 것이 없는 내용일때는 어쩌면 저렇게 드라마 작가들의 상상력은 범죄자들의 실행력과 일치되는가에 대한 놀라움에 소름이 돋기도 한다.

 

 

나는 우리가 각자 자신이 견뎌낼 수 있는 진실까지만 도달한다고 믿는다.”

 

신을 죽인 여자들작가의 말 한줄이 세상 막장에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의 국민 작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의 소설인 이 작품은 공터에서 토막난채 불에 탄 소녀의 시신 이야기 부터 시작이 된다. 그리고, 피해자 '아나'와 그녀의 작은 언니 '리아'와 큰언니 '카르멘', 아빠 '알프레도', 절친한 친구 '마르셀라', 전직 신부 '훌리안', 수사관 '엘메르', 조카 '마테오'의 이야기가 400여쪽의 소설을 읽어야만 모두 연결이 된다.

 

온 동네를 시끄럽게 했던 30년 전 잔인한 토막 살인 범죄에 대해 범인이 누구인지, 어떻게 죽였는지,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독자는 너무도 궁금한데 그 해답을 알기 위해선 사건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마르셀라'의 이야기가 절대적일텐데 그녀가 사건 후유증으로 단기기억상실증 이어서 독자도 읽는 내내 답답하기만 하다.

 

 

얼마 전, 모 예능에서 동생을 잃은 유명 배우가 모든 세상과 신에 대한 분노로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보았다. 이 소설의 첫번째 화자인 아나의 작은 언니 리아도 동생의 참혹한 죽음으로 온 가족이 굳건하게 그동안 믿어왔던 신을 부정하고 집을 떠난다. 리아의 고향을 떠나 산 30년이 아버지 알프레도를 아나의 죽음을 파헤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나와 리아를 만나지 못 하고 태어난 마테오는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으로 리아를 만나러 오면서 두번째 화자가 된다. 아나의 친구 마르셀라는 단기기억상실로 힘들지만 그날의 기억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자신의 기억을 알프레도 아저씨에게 전달하기 위해 세번째 화자로 등장한다. 다른 수사관들과 의견이 달랐던 유일한 수사관 엘메르가 네번째 화자로, 전직 신부이자 현재 카르멘의 남편인 훌리안이 다섯번째 화자이다. 마지막 화자로 큰언니 카르멘이 등장하는데, 독자의 분노 게이지를 폭발시킨다. 이 모든 이야기를 정리해주는 에필로그에 아버지 알프레도의 편지가 등장한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모든 가족을 이해했어야만하는 그의 아픔을 우리도 공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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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캐런 조이 파울러 지음, 서창렬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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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암살, 역사에 기록된 죽음과

기록되지 않은 삶에 관한 최초의 기록

이 책을 설명하는 이 두 문구는 역사소설이라는 확실한 안내를 하고 있다.

내가 기대하는 역사소설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가운데 중점으로 두고 진술되는 이야기 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링컨 암살 사건이나 그를 죽인 범인 존 윌크스 부스가 주제이지 않다. 그보다는 '부스'가문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은듯 하다. 아마도 그래서 제목이 '부스'이지 싶다.

이야기는 1822년 어느 비밀스러운 부부가 비밀스러운 숲속으로 이사를 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 부부의 비밀스러운 이사는 주변의 이웃들은 모두 안다. 서로 제일 가까운 이웃이 거리상으로는 멀리 떨어진 이웃이지만 그만큼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지내는 시대였기 때문이리라. 1822년의 우리나라도 아무리 비밀스럽게 산속으로 이사를 했더라도 그 마을의 사람들은 산 속에 사는 가족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요즘처럼 바로 현관문을 마주보고 있는 가족도 모르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 사이가 가까울 수 밖에 없는 시대였으니, 가족의 유대감 또한 요즘보다는 굉장히 돈독했을 것이다.

이 부부의 남편은 배우이다. 열 명의 아이를 낳고는 아이들과 늙고 자유분방한 아버지, 부인을 두고 그는 책임감없이 도시로 배우생활을 위해 떠난다. 가족을 위한 벌이를 위해 떠난거라고 하지만, 독자인 내 입장에서 그 모습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예술인으로서의 감성을 우선시하는 듯 보인다. ​

격동의 시대였던 19세기 초 미국을 배경으로 10명의 아이들 중 살아남은 여섯명은 ‘준’, ‘로절리’, ‘에드윈’, ‘에이시아’, ‘존’, ‘조지프(조)’ 부스로 서로 끈끈한 가족의 정을 갖고 살아간다. 준, 존, 에드윈이 그 아버지를 닮아 배우가 되었는데, 특히 에드윈은 배우로 이름을 떨쳐 지금까지도 부스 가문을 미국에서 명문 연극 가문으로 기억되게 한다. 지금 검색해도 부스가문은 명문 연극 가문이라고 하니 영어가 된다면 검색해볼만하다.

또 한명의 아들, 배우 ‘존 윌크스 부스’는 셰익스피어 배우이자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암살한 범죄자가 되어버린다.

살아남은 여섯 아이들과 가족은 살인자 '존 윌크스 부스’의 가족으로 살아가야 했다. 미국이라는 사회가 개인주의 성향이 아무리 강하다지만, 이 때는 19세기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보수적인 사회 시각으로 인해 그 가족은 연좌제로 사회 생활을 하기 어려울 지경이었을 것이다. 가족의 끈끈한 유대감으로 그들은 살인자로 떠나간 '존 윌크스 부스’를 보듬어 안고 함께 가족의 사랑을 보여주며 살아간다.

이 책은 링컨 암살 사건이나 범인을 자세히 다루고 있지 않지만, 그런 역사적 사건이 불러오는 가족에 대한 사회의 시각과 그에 따른 반응 들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역사 소설이지만 심리묘사가 아주 자세해서 심리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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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클래식 리이매진드
루이스 캐럴 지음, 안드레아 다퀴노 그림, 윤영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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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것은 사람들이 대체로 추천하지 않는다. 그때 그 아름답던 기억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다고들 한다.

 

그런데, 책은 어렸을 적 읽은 책을 다시 읽어보면 그당시 내 호기심 많던 머릿속과 그 느낌과 그 눈 반짝임이 다시 기억나면서 책의 내용도 새롭지만 나에 대한 기억도 새롭다.

 

이번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다시 읽으면서 내가 40년이 넘은 그 옛날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신비로움과 살짝 앨리스와 동일시 되면서 무서웠던 감정이 되살아났다. , 색다른 느낌도 받았다. 이유는 삽화 때문이었다. 리이메진드 버젼이어서 내가 알던 노란 금발에 예쁜 원피스를 입은 자그마한 소녀 앨리스는 팔다리가 길고 원피스를 입은 숙녀 앨리스로 탈바꿈 되어 시간의 지남에 따라 커버린 앨리스로 내게 다시 다가왔다.

 

내가 가진 책에서는 작가 루이스 캐럴이 직접 찍은 앨리스 프레장스 리델의 사진이 첫 장에 나온다. 그 소녀는 맨발의 귀염둥이 소녀로 살짝 얼굴을 돌리고 맨발에 원피스를 입었는데 얼굴 표정이 무척 시크하다. 이 소녀가 앨르스를 창작할 영감을 준 실제 인물이라고 한다. 삽화를 비교해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문 그대로의 고전소설이 새로운 삽화로 상상력을 더해 일러스트 전문가의 손에 탄생한 앨리스는 콜라쥬 기법으로 토끼도 새도 모두 새롭다.

 

등장인물들이 각자 가진 성격과 행동에서 우리는 수시로 부딪히는 여러 상황과 대비해볼 수 있다. 내가 40년 전 읽을때는 그저 살짝 무섭게 읽었던 내용이 지금은 내 삶 속의 주변 인물들과 동일시 되면서 다가온다. 이런 이유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명작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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