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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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아침드라마, 저녁드라마를 보면서 '막장드라마'의 난립이라는 뉴스에 더해서 왜 아이들도 보는 아침과 저녁 시간에 저런 막장드라마들이 저렇게도 자연스럽게 방송되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그 의문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아침드라마가 없어지고, 저녁드라마가 지상파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으면서 더더욱 막장의 내용이 되풀이되고 심화되는 것에 텔레비젼 드라마에 대한 반감을 갖게된 것도 사실이다. 저녁 막장 드라마의 끝이 하루의 메인이라는 9시 뉴스와 연결되면서 헤드라인 뉴스가 좀전에 본 막장드라마와 별다를 것이 없는 내용일때는 어쩌면 저렇게 드라마 작가들의 상상력은 범죄자들의 실행력과 일치되는가에 대한 놀라움에 소름이 돋기도 한다.

 

 

나는 우리가 각자 자신이 견뎌낼 수 있는 진실까지만 도달한다고 믿는다.”

 

신을 죽인 여자들작가의 말 한줄이 세상 막장에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의 국민 작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의 소설인 이 작품은 공터에서 토막난채 불에 탄 소녀의 시신 이야기 부터 시작이 된다. 그리고, 피해자 '아나'와 그녀의 작은 언니 '리아'와 큰언니 '카르멘', 아빠 '알프레도', 절친한 친구 '마르셀라', 전직 신부 '훌리안', 수사관 '엘메르', 조카 '마테오'의 이야기가 400여쪽의 소설을 읽어야만 모두 연결이 된다.

 

온 동네를 시끄럽게 했던 30년 전 잔인한 토막 살인 범죄에 대해 범인이 누구인지, 어떻게 죽였는지,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독자는 너무도 궁금한데 그 해답을 알기 위해선 사건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마르셀라'의 이야기가 절대적일텐데 그녀가 사건 후유증으로 단기기억상실증 이어서 독자도 읽는 내내 답답하기만 하다.

 

 

얼마 전, 모 예능에서 동생을 잃은 유명 배우가 모든 세상과 신에 대한 분노로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보았다. 이 소설의 첫번째 화자인 아나의 작은 언니 리아도 동생의 참혹한 죽음으로 온 가족이 굳건하게 그동안 믿어왔던 신을 부정하고 집을 떠난다. 리아의 고향을 떠나 산 30년이 아버지 알프레도를 아나의 죽음을 파헤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나와 리아를 만나지 못 하고 태어난 마테오는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으로 리아를 만나러 오면서 두번째 화자가 된다. 아나의 친구 마르셀라는 단기기억상실로 힘들지만 그날의 기억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자신의 기억을 알프레도 아저씨에게 전달하기 위해 세번째 화자로 등장한다. 다른 수사관들과 의견이 달랐던 유일한 수사관 엘메르가 네번째 화자로, 전직 신부이자 현재 카르멘의 남편인 훌리안이 다섯번째 화자이다. 마지막 화자로 큰언니 카르멘이 등장하는데, 독자의 분노 게이지를 폭발시킨다. 이 모든 이야기를 정리해주는 에필로그에 아버지 알프레도의 편지가 등장한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모든 가족을 이해했어야만하는 그의 아픔을 우리도 공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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