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과 필사하기 세트 - 전2권 (쓰고 읽는 필사본 + 시집) - 선시집 - 목마와 숙녀 시인의 필사 향연
박인환 지음 / 스타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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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시험범위가 발표되고 나면 일단 필기도구를 정리하는 습관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다. 여학교여서일까... 다양한 색색깔의 볼펜과 샤프, 형광펜, 색연필까지 갖춰놓고 시험때만되면 하나라도 다시 새것을 구입해 써야만 공부가 되는 그런 친구들 말이다. 그 친구들은 필통 자체도 컸지만 그 안의 한가득 들은 필기도구를 보면 나는 어지러웠다. 반면, 나는 검정볼펜 하나와 샤프 하나만 가방 앞 주머니에 단촐하게 들고 다니는 그런 학생이었다. 부끄러울 정도로 소박한... ^^;; 

편리성때문에 샤프를 사용하긴 했지만, 나는 연필심의 사각거림을 좋아하고 칼로 연필을 깍는 수고로움이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법이기에 요즘도 나는 연필이 많을 때는 연필깍기를 돌리며, 한두자루일때는 칼로 깍으며 그 수고로움을 즐긴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라는 시는 내가 버지니아 울프를 처음 접한 시였다. 시 안에서 만난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가 궁금해 이 시를 외우는데 더 쉽게 외워졌었다. 아름다운 언어의 향연인 박인환의 시를 읽으면 아무래도 복잡한 머릿속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2016년 들어서 하루에 한편씩 시를 외워서 자신의 암기능력과 뇌의 기능을 회복시키겠다는 선배가 하루에 한편씩 시를 보내온다. 중년의 나이에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칭찬하면서 나도 외워볼까했는데 아직까지 시작을 못 하고 있다. 그런데, 박인환과 필사하기를 하면서 아무래도 많은 단어가 사용된 박인환의 시가 그 선배의 목적과 뜻에 딱 적당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 방식으로 제본된 필사하기 노트와 가벼이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작은 선시집 2권으로 이뤄져 있어서 더욱 그 가치가 배가 되는 것 같다.

시를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필사하기' 시리즈를 모두 소장해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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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따라 필사하기 세트 - 전2권 (쓰고 읽는 필사본 +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시인의 필사 향연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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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연필을 들고 글을 쓴 기억을 하는가 생각해 보았다.

여섯살되던 때가 아닌가 싶다. 학교에 등교하는 언니와 오빠가 너무도 부러워서 혼자 남은 나는 언니와 오빠가 두고 간 연필과 공책으로 그당시 공책 표지에 씌여져있던 '국기에 대한 맹세'를 뜻도 모르고 옮겨 적었다. 아니 그렸다는 표현이 맞을 거다. 초등학생시절 칼로 연필을 깍으면 기분이 좋아졌는데, 그런 이유에서인지 지금도 내 직장 자리의 필통에는 여러 자루의 연필이 꽂혀있고, 나는 종종 연필로 메모를 해둔다. 사각사각 연필심과 종이의 스치는 소리와 느낌에 반해서 말이다.


시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윤동주의 서시는 거의 알지 않을까? 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시인인 윤동주님의 일생과 작품이 다시금 요즘 주목받고 있다. 북촌의 윤동주문학관에 처음 들렀던 기억이 난다. 아무 생각없이 북촌을 걷다가 회색빛 창고같은 곳에 빼꼼 들여다 봤더니 막 문학관을 짓기 위해 윤동주님의 작품 노트가 그저 나무 판자에 가지런히 진열되어만 있었다. 왜이렇게 허름하고 보잘것 없던지 내 표정이 참 실망스럽다는 표정이었는지, 관리하시던 분이 좀 있으면 멋진 공간이 될 것이라고 그때 다시 찾아오라고 하셨다.

그후 방문한, 완성된 윤동주문학관은 참으로 아담하고 정갈한 공간이었다. 게다가 문학관 옆의 수돗물 저장공간이었던 곳을 개조해 만든 영상관은 작은 영화관으로 윤동주의 일생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그 느낌이 남달랐다.


이번 '동주따라 필사하기'는 한참 트렌드인 필사하기에 맞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초판본과 그 차례가 똑같다. 파란색 작은 시집은 들고다니며 쉽게 읽을 수 있고, 필사하기 책은 예전 노트 묶은 방식으로 묶여 시를 직접 따라 쓸 수 있도록 되어있다. 필사하기 위해 작은 시집을 펴고 공책을 펴고 쓸 필요가 없이 말이다. 한장한장 착착 넘어가는 필사하기 노트가 참 느낌이 좋다.

연필로도 써보고, 볼펜으로도 써보고 하루하루 기분에 따라 써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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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고해 - 스스로에게 건네는 마지막 고백
신창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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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전하는 생의 마지막 고백'이라는 부제가 붙은 정약용의 고해는 정약용 스스로 자신의 묘비명을 쓴 '자찬묘지명'의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학창시절 처음 세계사를 공부하기 시작할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유명 미술품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에서도 계속 언급되는 '다빈치'는 내겐 우리의 '철수'쯤으로 여겨졌다. 참으로 수많은 다빈치가 있구나 했는데, 모두 동일 인물이란 사실에 얼마나 놀랐던지...

 

 

 

조선시대 세종대왕께서는 한글도 창제하시고, 농사직설도 내셨으며, 정간보도 만드셨다고 하니 그 위대함이 더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우리 조선시대의 인물인 정약용 또한 유학자로서의 삶, 과학자로서의 삶, 민생을 위한 삶, 건축가로서의 삶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으니 참으로 대단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유배생활로 보내고, 천주교 박해에 대상이 된 집안의 가족들이 많아 그가 그렇게 많은 위업을 달성한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모든 삶을 우리가 보기는 어렵지만, 그가 스스로 쓴 자신의 묘지명으로 우린 조금이나마 그에대한 일생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서전이자 유언이자 자신에게 쓴 고백이자 용서라고 표현된 이 책은 각 부의 시작에 정약용의 그림, 글도 곁들여져서 박물관의 해설사에게서 듣는 느낌이었다.

 

 

 

평소 막연하게 대단한 인물이지만 정조의 사랑을 너무 지나치게 받아 타인에게선 존경보다는 질시를 받은 인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약용의 삶과 그의 생각이 얼마나 그 당시로서는 깨이고 앞서갔는지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마지막 4부에서의 유학자로서의 정약용 스스로를 고백하는 내용은 유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 하는 내게 요점정리와도 같은 장이었다.

 

천재의 일기를 훔쳐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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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막에도 별이 뜨기를 - 고도원의 밤에 쓰는 아침편지
고도원 지음 / 큰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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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전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리버리 선배들의 모습을 따라가던 때, 하늘같이 높은 선배님께서 점심시간에 성경을 필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 좋은 노트도 아니었고, 일반 중고생노트에 검정볼펜으로 뭔가를 보시면서 따라쓰고 계시기에 옆에가서 물었더니, 쑥스러워하시며 성경이라고 하셨다.

 

마음도 편해지고, 생각 정리도 된다고 하셨던걸로 기억한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어서 그 모습을 이해하기 좀 더 어려웠는데, 시간이 지나고 삶의 고비를 넘길때마다 나자신도 모르게 찾는 절마당과 불경을 들게 되는 내 모습에 그때 그 선배님의 모습이 겹치고는 했다.

 

예전엔 좋은 글이라며 스스로 공책을 사다가 필사를 했다면, 요즘은 필사하기를 위한 책으로 아예 출판을 해주니 거 참 시절 좋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아침마다 좋은 글귀를 읽으며 하루 시작을 잘 해보자는 다짐을 하는 거라면, 고도원의 밤에 쓰는 아침편지는 하루를 지내온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을 사랑하고 다독이는 마음으로 좋은 글귀를 필사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일기를 쓰며 하루를 정리하기 힘들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와 함께 명상하듯이 머릿속을 비워볼 일이다.

 

책의 표지에 부드러운 캘리그라피로 씌여진 '당신의 사막에도 별이 뜨기를'이란 제목이 가슴 한구석 막혀있던 수챗구멍을 뻥 뚫어주는 느낌이다. 누구나 지닌 자신만의 사막에서 빨리 헤엄쳐 나오라는 작가의 기도가 묻어있는 듯 느껴져 가슴 한켠이 따뜻해진다.

 

여러 사람들의 좋은 글귀를 인용해 씌여져 있기에 이생진, 박광수 등 반가운 이의 글도 눈에 띈다. 내가 좋아했던 글귀들이 많아서 빨리 펜을 들고 따라 써보고 싶을 뿐이다. 잘 못 쓰는 내 글씨체때문에 글쓰기를 망설여왔던 나이지만, 예쁜 메모지와도 같은 도톰한 오른쪽면에 왼쪽면의 좋은 글귀를 읽으며 슥삭거리는 연필심을 굴리던지, 연필심보다 더 슥삭거리는 펜촉을 들이밀고 싶어진다. 책장이 수없이 넘겨져 종이가 살짝 까슬까슬 보풀처럼 일어나더라도 자꾸만 넘겨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책을 아끼며 낙서도, 줄긋기도 못 하는 사람이라면 어쩜 필사하라는 이 책을 그저 모셔두기만 할수도 있겠다.

 

하루하루 전쟁같은 사회생활 속에서 소진되어버린 자신의 감성을 채우기에 딱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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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의 소개팅과 다섯 번의 퇴사
규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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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싱글인 남자나 여자나 결혼, 직업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참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그 시기를 지나온 나같은 경우도 그 나이엔 그랬으니...

우영과 구월 두 친구는 같이 살지만,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르다.

우영은 다섯 번이나 퇴사를 하면서 결국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글쓰기'를 할 예정이다. 그녀에겐 단오라는 듬직한 남자친구가 있지만, 동생들 뒷바라지에 들어가는 월급을 생각할 때 자신있게 우영에게 결혼하지는 프로포즈를 할 수 있을런지...

구월은 예쁘다. 몸매도 좋다. 직장도 교사다. 하지만, 백번이 넘을듯한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들마다 두달을 못 넘기고 그녀를 떠나간다. 그녀에겐 매력이 없나부다.


나이 마흔에 친구가 다니던 광고회사를 때려치고 방송작가가 되기 위해 학원에 등록한다고 했다. 나는 그녀의 엄마 마인드가 되어 '안된다. 언제 학원을 수료하며, 그 후에 중년의 너를 기꺼이 써 줄 방송국이 우리 나라에 있겠느냐'라는 말로 적극 말리고 나섰었다. 하지만 내친구는 결국 회사를 때려치고 학원을 무사히(?) 수료한 후에 지금은 방송작가가 되기 위해 방송국의 드라마 응모를 위해 끊임없이 소재를 찾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무척 행복해한다. 아르바이트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 한 친구는 매력이 넘쳐 대학시절내내 남자친구가 끊이질 않았으며, 넘치는 남자들의 대시에 진력이 날 쯤해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3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그녀는 예쁜 아가를 원했지만, 아이를 원치 않는 남편때문에 지금도 그들은 신혼처럼 부부만을 위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주변에서는 결혼해서 아이가 당연히 있어야지 아니면 곧 헤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부부는 20년 가까이 되는 결혼생활에서 뭐 그리 아이가 없어서 허전해하지는 않는것 같다.


이 세상 살아가는데 있어서 각자의 삶은 각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기본을 내가, 대중들이 가끔은 놓치고 사는것 같다. 모두의 인생은 그 나름의 우선순위가 있고, 그에 따른 행복이 있는 것인데 말이다.

우영과 구월의 앞길에 행복만 있으리라고 그저 박수와 함께 응원만을 해줄 수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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