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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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에 묘비명 강철처럼 진실하고 칼날처럼 곧았다."를 남기고 떠난 아서 코난 도일은 안과 의사였다고 한다. 그래서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왓슨에 자신을 투영시켰다고 알려져 있다. 1927년에 셜록 홈즈 시리즈를 완성시켰다고 하니 97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사랑받는 홈즈 시리즈는 그야말로 클래식 명작이 아닐까 싶다. 명품은 가장 단순한 디자인이라고 했던가? 홈즈 시리즈를 읽다보면 아주 기초적이면서도 단순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오랜시간 사랑받는게 아닐까?

 

이 책은 1922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니, 홈즈 시리즈 집필 중에 쓴 단편을 모은 책인듯 하다. 이야기마다 다른 주인공 ''가 선상에서 겪은 이야기들로 이 주인공들도 작가를 투영시킨듯, 셜록 홈즈인듯 하다.

단편 10가지 이야기는 샤키 선장 모험기 4가지를 포함해 모두 배 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앞의 6가지 이야기를 읽으며 탐정이 되어 읽고, 해적 샤키 선장 이야기는 권선징악의 소설을 읽듯 읽어나간듯 하다.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지금처럼 통신이나 CCTV가 잘 되어 있는 시기가 아닌 시절에, 바다 위 ''라는 한정적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등장인물들과 상관없이 일어나는 사고처럼 보여야만 사건이 아니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배 위에서 그 죽음이 살인이 아니려면 병사이거나 사고이거나 자살이어야 할테니 그 충분한 개요를 만들어 설명된 이야기가 이렇게 짧은 단편에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 시절 큰 사회문제인 인종 차별과 지금처럼 전자장치가 발전되지 않은 시기에 물리적으로 보물을 지키기 위한 장치들이 옛날 이야기이긴 하지만 꼭 최근의 이야기인 것처럼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무릎을 탁 치며 읽게 된다. 여름엔 뭐니뭐니해도 미스터리 작품이 최고의 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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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셰에라자드 1 : 분노와 새벽
르네 아디에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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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적 읽은 아라비안나이트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사실은 천일야화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고는 얼마나 큰 충격이었던지... 보름달이 등장인물과 비슷한 크기의 삽화와 함께한 아라비안나이트 책에서 왜 그렇게 크게 그려졌는지는 동남아로 여행하면서 본 달이 실제 크다는 것을 알고 동화책 속 삽화가 그리 크게 과장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얼마나 기뻤던지...

'《아라비안나이트》의 로맨틱한 변주'라는 소개로 이 책의 특이점을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주인공들도 많은 로맨스 책들이 부와 지위, 명성을 모두 가진 남자 주인공과 예쁘고 현명한 여자 주인공을 말하듯이 호라산의 젊은 왕과 아름다운 신부 셰에라자드의 이야기이다.

아라비안나이트에서는 천일동안 새로운 이야기를 못 하면 새신부를 죽였지만, 이 책은 그저 ‘첫날밤을 치른 다음 날 신부를 죽이는 왕’이라는 설정만을 가져와 스토리가 시작된다. 프롤로그에서 뭔가 왕에게 저주가 내렸다는 암시를 읽고 시작하지만 정확한 저주의 내용만 나올 뿐, 그 저주가 왜 시작되었는지는 궁금해진다. 왕은 왜 신부들을 죽여야 했을까?

100명의 새 신부를 맞이하고 그녀들을 죽여야만 호라산의 왕 할리드의 국민들이 살 수 있다면 인간 할리드의 사랑보다는 왕 할리드의 의무와 책임을 위해 100명의 신부들은 죽어 마땅하단 말인가? 100명의 신부 중 한명이 되어버린 친구 시바를 잃고 복수를 위해 일흔두 번째 신부가 되기를 자청한 셰에라자드.

그녀는 첫날밤 왕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다 클라이막스에 멈춰서 다음날 밤을 기약하며 왕의 호기심을 자극해 살아남는다. 그리고 셰에라자드가 살아남는 날이 점점 늘어나면서 왕이 생각했던 괴물은 아니고, 나쁜 놈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점점 할리드에게 마음이 끌리던 셰에라자드는 결국 자신을 죽이려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사랑에 빠진 두 남녀에겐 이간질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옆에서 믿고 지지해주며 둘의 사랑을 응원하는 잘랄, 데스피나도 있다.

뒤늦게 그녀가 자청해서 궁으로 들어간 사실을 알게 된 첫사랑 타리크, 친구 라힘, 무능력한 아버지 자한다르, 시바의 아버지 레자는 그녀를 구해내기 위해 또다른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은 셰에라자드가 복수를 한다는 전제에서만 그녀에게 맞춤 계획이다. 1편의 마지막은 로맨틱 판타지 최악의 상황에서 끝난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매듭지어지는 제2권 《장미와 단검》가 기대된다.

1권과 2권의 표지가 나란히 두어야 셰에라자드의 장미와 검을 든 모습이 완성되니 2권은 장미의 이야기가 더 듬뿍 담겨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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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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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취약한 부분 세계사, 역사 부분을 좀 더 채우고 싶어서 읽게 되었는데 출판사 소개 글 중 인상깊은 두 문장.

 

과거라는 거울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통찰과 미래를 읽는 전망을 얻을 수 있다.

스포일러가 넘치고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파헤치지 못한 흥미진진한 역사가 많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반복되는 역사 속에 우리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좋은 것을 배우자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니 세계사를 배우는 것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넓은 세계의 과거사에서 더 넓은 의미의 교훈을 얻고자 함일 것이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를 다시 되짚어 보면서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패자들의 입장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수 있다.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역사도 배울 점이 많은데, 패자들과 승자들의 뒤에 가려져 있던 역사까지도 생각해본다니 이 책은 정말 읽어보라고 추천할만하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큰 사건들의 뒷 이야기와 아주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 사건과 사건들 사이의 얽힘, 인물과 사건의 관계, 인물들끼리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알다보면 이 세상의 큰 흐름도 보이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절대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에게 역사는 어렵다. 일반적인 책이나 영상, 아이들의 만화로 된 책도 나에겐 어렵다. 내가 통찰력이 부족한 탓일 것이다. tvN'벌거벗은 세계사' 프로그램은 스토리텔러의 이야기를 듣듯이 TV를 켜두고 잠시 딴 짓을 해도 쏙쏙 들어오게 세계사를 이해시켜주는 좋은 교양프로그램이어서 자주 보게 된다. 모든 세계사 이야기를 이 프로그램에 담을 수 없을테지만, 그 중 재미있는 뒷 이야기들을 권력자편, 잔혹사편, 경제편, 전쟁편, 인물편, 사건편으로 책으로 엮더니 이번에는 사건편 2 이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사건편 2그리스로마신화의 제우스이야기부터 시작되어 일단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것으로 나의 공부가 시작된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이야기들이 골고루 들어있는 이 책은 10가지 이야기 밖에 안 다루지만 '이런 일이 있었구나... '싶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 중 여섯번째 이야기가 내가 모르던 이야기여서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중국 현대사를 뒤흔든 아이링, 메이링, 칭링 3명 여성의 존재가 친자매였다는 것이다. 부호였던 쿵샹시, 국부로 추앙받는 쑨원, 대만의 총통 장제스의 부인이면서 누구의 아내로 불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돈, 권력, 명예를 쫓은 그녀들이 결국 중일전쟁의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병원을 세우고, 구호단체를 세우고, 미국의 지원을 받아내는 등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 각자 행동에 나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비록 그녀들이 다시 서로를 미워하게 될지라도 말이다.

 

다른 이야기들도 살짝 알고 있던 이야기의 자세한 설명이 되는 듯 해서 내게는 공부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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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 삼국유사 - 고전에서 읽는 우리 역사 80장면 지도 위 인문학 5
일연.표정옥 지음 / 이케이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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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가 쓰여진 시기에는 논다는 것이 아마도 풍류를 즐기는 것과 같은 의미로 쓰였을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시조를 읊거나 비유적인 표현으로 글을 써서 또는 노래를 하며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와 노래, 글을 즐기고 감상을 나누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연 스님의 시비에 쓰여 있는 문장 후세들과 한바탕 즐겁게 놀겠소.”는 그 의미가 후세들에게 내가 이야기를 남겨 즐겁게 해주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일연스님께서 대구 인각사에서 완성한 이 이야기 책이 그래서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삼국유사있었던이야기라기보다는 남겨진이야기라고 한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입을 타고 전해지고 또 그 전해진 이야기가 어떻게 남겨졌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란 의미이지 않을까? 승려로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들은 이야기와 알게 된 이야기를 이렇게 잘 정리해둔 이유로 우리는 지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를 즐기며 놀 수 있다. 평창올림픽의 개막식 인면조가 그렇고,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이 그렇다.

이 책은 지도에 어느 지역에 이야기의 흔적이 남아있는지 QR코드로 기념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지도와 역사연표를 확인하면서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은 더 실감나고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1삼국유사배경 이야기

2삼국유사속 용을 찾아라

3부 가야를 찾아가는 신비의 여행

4부 영웅과 귀신과 도깨비를 만나러 가는 여행

5부 선덕 여왕과 불국토의 꿈

6부 수수께끼와 도술 이야기

7부 우정과 효도, 사랑과 충성, 그리고 덕을 그린 이야기

8부 죽어서 왕이 된 천년 영웅 김유신

9부 마음을 흔드는 노래들

10삼국유사에 담긴 감동적인 이야기

 

삼국유사가 9장으로 이뤄진 이야기라면, 이 책은 1부에 배경이야기를 넣어서 10부 순서로 이어진다. 불교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이야기 들이 많아서인지 경상도와 강원도쪽 이야기가 많고 불심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다만 10부의 감동적인 이야기에는 여자들이 많이 등장해서 삼국유사가 단지 남자들이 주를 이룬 역사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옛날 이야기처럼 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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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피프틴 북다 청소년 문학 1
전앤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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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에는 스포츠 선수들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로 연일 시끄럽다. 이 책은 그 전에 쓰여진 것일텐데, 소설이 실제인지 실제가 소설인지 모르게 너무도 닮아 있다. 200여쪽밖에 안 되는 이 청소년 소설에 이렇게 사회 문제를 심오하게 담아낸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시진, 오후, 미르, 다미, 가혜, 석기는 모두 같은 고등학교 테니스부 선수들이다. 오후는 재능, 실력, 정신력이 갖춰지면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코치는 한때 윔블던까지 진출했던 장코치이다. 시진이네 아버지는 떨어지는 철근으로부터 사장을 구했는데 퇴직 처리되었다. 사장은 구했지만 아버지는 탁구선수 시절의 날렵했던 다리를 다쳐 더이상 경제생활이 어렵고 지금은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 중이시다. 가족이 모두 뿔뿔이 흩어져 시진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테니스를 위한 용돈을 벌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오후는 아빠를 모른채 엄마와 둘이 산다. 엄마는 후원 기업의 후원을 중요시해서 오후는 '나1', '나2'가 있을 정도로 보여지는 자아에 더 익숙하다. 식탁에 흠집 생길까봐 신문지 깔고 밥을 먹어야 하고, 예쁘게 음식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엄마가 지은 밥이 아닌 전문가가 지은 배달 음식을 주로 먹고 산다. 미르는 이른 유학생활에서 오후의 영상을 보고 시작한 테니스로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 다미, 가혜, 석기 모두 각자의 개성으로 열심히 테니스에 임하고 있다. 마음이 풍족해져서, 사람들에게 관심 받아서, 그냥 영상과 함께 자라서 등등의 이유로 테니스를 좋아하고 치고 있지만 운동 속에서 그들은 사회를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눈으로 본 어른들의 옳지 못 한 행동들이 이 짧은 소설에 가득 담겨있다. 노동문제, 성문제, 금전 중시 문화, 협찬 문화, 미디어 문제 등이 그것들이다. 그런 사회의 문제를 청소년의 눈으로 보고, 해결하려 애쓰는 모습들이 우리 어른들보다 훨씬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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