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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 삼국유사 - 고전에서 읽는 우리 역사 80장면 ㅣ 지도 위 인문학 5
일연.표정옥 지음 / 이케이북 / 2024년 7월
평점 :
삼국유사가 쓰여진 시기에는 논다는 것이 아마도 풍류를 즐기는 것과 같은 의미로 쓰였을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시조를 읊거나 비유적인 표현으로 글을 써서 또는 노래를 하며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와 노래, 글을 즐기고 감상을 나누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연 스님의 시비에 쓰여 있는 문장 “후세들과 한바탕 즐겁게 놀겠소.”는 그 의미가 후세들에게 내가 이야기를 남겨 즐겁게 해주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일연스님께서 대구 인각사에서 완성한 이 이야기 책이 그래서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삼국유사》는 ‘있었던〔有〕’ 이야기라기보다는 ‘남겨진〔遺〕’ 이야기라고 한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입을 타고 전해지고 또 그 전해진 이야기가 어떻게 남겨졌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란 의미이지 않을까? 승려로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들은 이야기와 알게 된 이야기를 이렇게 잘 정리해둔 이유로 우리는 지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를 즐기며 놀 수 있다. 평창올림픽의 개막식 인면조가 그렇고,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이 그렇다.
이 책은 지도에 어느 지역에 이야기의 흔적이 남아있는지 QR코드로 기념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지도와 역사연표를 확인하면서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은 더 실감나고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1부 《삼국유사》 배경 이야기
・2부 《삼국유사》 속 용을 찾아라
・3부 가야를 찾아가는 신비의 여행
・4부 영웅과 귀신과 도깨비를 만나러 가는 여행
・5부 선덕 여왕과 불국토의 꿈
・6부 수수께끼와 도술 이야기
・7부 우정과 효도, 사랑과 충성, 그리고 덕을 그린 이야기
・8부 죽어서 왕이 된 천년 영웅 김유신
・9부 마음을 흔드는 노래들
・10부 《삼국유사》에 담긴 감동적인 이야기
삼국유사가 9장으로 이뤄진 이야기라면, 이 책은 1부에 배경이야기를 넣어서 10부 순서로 이어진다. 불교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이야기 들이 많아서인지 경상도와 강원도쪽 이야기가 많고 불심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다만 10부의 감동적인 이야기에는 여자들이 많이 등장해서 삼국유사가 단지 남자들이 주를 이룬 역사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옛날 이야기처럼 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