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사랑해도
유이카와 케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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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도 사랑해도 '끝이 없다'

처음 내가 느낀 제목의 뒤에 올 말은 단연 '끝이 없다'가 딱 맞는 말 같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사랑해도 사랑해도 '나만큼 사랑할까'] 이다.

70대를 눈앞에 둔 할머니 오토와는 게이샤를 소개해주는 일을 했었다. 지금은 엄마 시노와 가게를 하지만, 그녀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녀는 황혼의 결혼을 위해 계약서 쓰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결혼생활만을 꿈꾸는 젊은 세대들의 사랑과 그녀의 사랑은 완전히 대조된다. 죽음 후에 올 자식들간의 재산분할까지도 신경써야 하고, 노환으로 쓰러진 남자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남자쪽 자식들과 당사자 남자까지도 자신의 사랑으로 설득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50대를 눈앞에 둔 엄마 시노는 게이샤였다. 그녀는 게이샤를 그만두고 결혼했지만, 이미 남자에겐 딸이 있었고, 결혼 후 일년만에 사별한 남편의 딸을 맡아 키우게 된다. 그녀에게도 야마자키라는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고 결혼을 결심하지만, 그녀가 게이샤였다는 과거와 현재 술집을 한다는 이유로 남자쪽 자식들의 반대를 겪게 되고, 미지근한 야마자키의 대응에 결혼을 포기한다. 결국 그녀의 사랑은 결혼은 못하지만 연애만 하자라는 결론으로 매듭짓지만 참으로 어려운 그녀의 사랑에 읽는 내낸 가슴이 아프다.


30대를 눈 앞에 둔 리리코와 유키오.

리리코는 시노의 첫 결혼에서 얻은 남편의 딸이다. 유키오는 게이샤였던 엄마와 살다 엄마가 죽자 아버지를 모른채, 오토와와 시노에 의해 크게 된다. 리리코는 배우를 꿈꾸다 드라마 작가로, 유키오는 모델하우스 관련 일을 하면서 자신들만의 커리어를 쌓고 있다.

리리코는 오래 사귄 구라키와 결혼도 생각해봤지만, 자신의 꿈을 접는 구라키를 무시하며 결혼을 포기하고 그저 남자친구로만 그를 바라본다.

유키오는 첫사랑에서 열정적이었다가 그 열정이 식자, 유부남과 사귀면서 자신의 사랑은 더이상 없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게 된다.


핏줄이 섞이지 않은 가족이지만 이 네명의 여자들의 삶과 사랑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그녀들은 서로를 따뜻하게 이해하고 보듬으며 진정한 가족으로서 서로의 사랑과 일을 응원한다. 이들처럼 사랑한다면 내 사랑도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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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아저씨
네코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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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를 말할때 흔히 '끼인 세대'라는 말을 하곤 한다. 새마을운동으로 잘 살아보겠다고 자신보다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만하신 우리 부모님세대와 이젠 부모님세대처럼 고리타분하게 희생만하며 살지 않겠다는 젊은세대 사이에 끼어서 붕~뜬 세대라는 뜻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보곤한다. 고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께서 이젠 더이상 당신이 살아온 시절처럼 아버지들이 일만 하고 돈만 벌어오는 존재로 살아가선 안된다고 왜냐하면 가족에게 잘 해야 퇴직후 돌아갈 가족이 있는 거라고 하셨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돈 벌어오는데 바빠서 집에 오시면 쉬시기 바빴고 우리와 대화보다는 엄마를 통한 대화가 더 편하셨던듯 하다.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가끔 인터넷에 나오는 조사 결과로는 아직도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자식들 간의 대화가 더 많고 직장에서도 상사보다는 동료와의 대화가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일본의 아버지들도 비슷한 삶을 사는듯 하다. 우리의 진도견과 비슷하다는 일본의 시바견에 중년 샐러리맨 남자들을 비유해 결혼 후 점점 시바견으로 변해가는 남자들의 애환을 그렸다. 점점 시바견의 털이 자라면서 전철에 같이 탄 옆사람들도 중년 남성들을 향한 불평을 하고, 아빠가 냄새나서 싫다고 하는 딸을 보며 서러움을 폭발하는 시바견, 엄마와는 대화하면서 아빠에겐 요구만하는 자식들의 요구를 들어줄 권한도 능력도 없는 시바견, 어린 부하직원과의 컴퓨터와 핸드폰 사용능력 등의 여러 측면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시바견, 그래서 배우게 되는 젊은이들의 문화와 인터넷 세상으로의 대화창을 애용하기엔 스스로 힘든 시바견, 상사로부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하직원을 못 통솔한다는 이유로 홀대받는 시바견 등 이 많은 애환이 중년 샐러리맨에게 1970년대에나 있지 않았을까 했는데 2000년대를 사는 우리 아버지들에게 있다니... 참으로 웃픈 이야기다.


자식들이 아빠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만한 책으로 중고등학생들에게 필독도서로 한다면 좀 더 아버지를 가족의 따뜻한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일조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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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의 침묵
틱낫한 지음, 류재춘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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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만 봐도 내 생활을 일단 돌아보게 된다. 알람소리에 맞춰 아침에 눈떠서 처음 하는 일이 거실의 TV를 틀고 뉴스를 들으며 출근준비를 하게된다. 대한민국의 가장 시끄러운 서울에 직장을 가진 관계로 출근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퇴근할때까지 나는 온갖 자동차 소리와 기계소리, 통화소리 등에 시달린다. 사실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 소음이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내 머릿속 소음이 어쩜 더 큰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그런데 우승한 연예인이 하는 말이 멍 때리기 위해 한달여를 연습했다고 한다. 세상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무 생각 안 하기'라고 한다. 사실 내가 아무 것도 안하고 커피 한잔 들고 공원 벤치에 앉아서 멀리 쳐다보고 있어도 머릿속은 별의 별 생각으로 꽉 차 있다. 출근하는 버스에서도 창밖을 무심하게 쳐다보고 있지만 머릿속은 그날의 할일과 챙겨야 할 집안일로 꽉차게 된다. 그야말로 '아무 생각 안 하기'는 연습의 연습을 거듭해야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틱낫한 스님이 플럼 빌리지에서 다년간 정립한 침묵 수행에 관한 지침들이 수록되어 있다. 집이나 직장에서도, 꼭 명상 자세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만이 아니라 걷거나 운전을 하다가도 우리는 멈추고 호흡하고 의식을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침묵의 힘에 닿을 수 있으며 명상할 수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내면의 소음을 줄여주는 수행법’ ‘생각을 멈추기 위한 수행법’ ‘네 가지 진언 수행법’ ‘좌선 수행법’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수행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비워야 담을 수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진리를 알고 나 자신의 본연의 모습과 능력을 깨닫기 위해 하루에 한번은 머리를 비워야 좀 더 나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읽으면서 실천해본 바로는 매 장마다 소개된 명상법으로 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소음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그 소음이 소음인지도 깨닫지 못 할 만큼 내 안의 소음이 가득한 이 때, 침묵하는 법과 침묵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면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나은 생활이 가능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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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 철학노트 필사본 10년 후 나를 만드는 생각의 깊이 3
홍자성 지음, 김성중 옮김 / 홍익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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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생활에서도 중견으로 넘어가면서 주변의 후배들이 내게 질문을 하고서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볼때면, 십대시절 영어공부를 위해 들고다니던 빨간 단어숙어장이 생각난다. 그 안에 들어있는 영어 단어와 숙어만 외우면 영어는 완전 정복될 수 있을것만 같았던 그 책처럼 요즘 내게도 후배들에게 알려줄 내용이 모두 들어있는 삶의 지혜에 관한 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책상앞에 앉아서 책을 외우기만 했었을것 같은데, 그 지혜로운 생활과 남겨진 흔적들을 보면 그렇게 창의적일수가 없다.


이 책을 읽고 쓰면서, 나는 인생을 좀 먼 발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생긴듯 하다.

직접적으로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라는 방법을 제시한 글도 있지만, 조금은 생각을 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글도 있다. 법륜스님이나 혜민스님의 말씀처럼 직접적이고 일상적이기 보다는 내 마음의 위치를 바로잡는데에 잘 쓰일 수 있는 책이다.


예전처럼 약속시간을 밥때로 정해서 만나는 시대가 아닌, 손목시계로 5분정도는 서로의 시간이 틀린 시대가 아닌, 인공위성에서 전송받은 똑같은 시간을 가리키는 핸드폰을 든 우리는 이젠 약속시간도 초단위까지 얘기해 만날수도 있다는 생각에 갑갑해질때가 많다.

이렇게 갑갑한 시대에 손글씨로 옛 성현들의 말씀을 직접 써가며 마음에 새기는 이와같은 필사본은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알려주고 우리의 감성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는것 같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여러사람이 원고지에 필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씌어진 원고와 함께 전시하는 미술작품을 보았다. 여러 사람의 노력이 모여서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그 미술 작품의 작가는 이런 느림의 미학을 완전히 이해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자로 된 채근담을 한글로 이해하기 쉽게 씌여져서 읽기도 편하고, 쓰면서 다짐하기도 편한 이 책을 여름휴가에 더위를 날려버릴 방법으로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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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휴버트 셀비 주니어 지음, 황소연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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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제작된 소설들은 대부분 원작이 낫다는 말을 많이들 하곤 한다. 글로 친절히 풀어쓴 소설을 영상으로 만들다보니 원작의 내용을 빼먹기도 하고, 글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동을 영상이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글을 읽으며 독자는 나름의 상상의 나래 속에서 글을 읽게 되는데, 그 상상 속의 영상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영화를 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는 20여년전 영화로 상영되고 영화보다는 음악이 더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 친구네집에 전축을 새로 산 기념으로 놀러가서 들었던 레코드판이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였었다. 그 감동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서 친구집에서 나오는 길에 레코드 가게에 들어가 그당시 노란색 악보를 하나 사들고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피아노로 연주해보겠다고 참으로 열심히 연습했었는데...


영화의 원작인 이 책이 왜 이제서야 번역되었을까 정말 궁금했었다. 책의 몇 장을 넘기면서 바로 '아... 이래서 이제야 번역되었구나'하고 느낄 수 있었다. 적나라하게 드러낸 글은 그 장면을 영화로 상영하는것보다도 더 강렬하게 내 뒷통수를 때리는듯하다.


이 책의 내용으로는 1950년대 브루클린은 이렇게 약물, 폭력, 동성애, 윤간, 가정폭력까지 '더럽고, 잔인하며, 처절한' 하층민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어느 하층민들의 삶보다도 더 처절하고 밑바닥인 이들의 삶은 그렇게 작가의 경험이라는 너울을 쓰고 독자들에게 던져지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서상 책으로 대중들이 많이 읽기엔 무리가 있을듯 하다.

나처럼 영화 음악의 달콤함에 빠져 이 책도 달콤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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