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휴버트 셀비 주니어 지음, 황소연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영화로 제작된 소설들은 대부분 원작이 낫다는 말을 많이들 하곤 한다. 글로 친절히 풀어쓴 소설을 영상으로 만들다보니 원작의 내용을 빼먹기도 하고, 글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동을 영상이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글을 읽으며 독자는 나름의 상상의 나래 속에서 글을 읽게 되는데, 그 상상 속의 영상을 깨뜨리지 않으려고 영화를 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는 20여년전 영화로 상영되고 영화보다는 음악이 더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 친구네집에 전축을 새로 산 기념으로 놀러가서 들었던 레코드판이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였었다. 그 감동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서 친구집에서 나오는 길에 레코드 가게에 들어가 그당시 노란색 악보를 하나 사들고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피아노로 연주해보겠다고 참으로 열심히 연습했었는데...


영화의 원작인 이 책이 왜 이제서야 번역되었을까 정말 궁금했었다. 책의 몇 장을 넘기면서 바로 '아... 이래서 이제야 번역되었구나'하고 느낄 수 있었다. 적나라하게 드러낸 글은 그 장면을 영화로 상영하는것보다도 더 강렬하게 내 뒷통수를 때리는듯하다.


이 책의 내용으로는 1950년대 브루클린은 이렇게 약물, 폭력, 동성애, 윤간, 가정폭력까지 '더럽고, 잔인하며, 처절한' 하층민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어느 하층민들의 삶보다도 더 처절하고 밑바닥인 이들의 삶은 그렇게 작가의 경험이라는 너울을 쓰고 독자들에게 던져지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서상 책으로 대중들이 많이 읽기엔 무리가 있을듯 하다.

나처럼 영화 음악의 달콤함에 빠져 이 책도 달콤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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