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의 침묵
틱낫한 지음, 류재춘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 제목만 봐도 내 생활을 일단 돌아보게 된다. 알람소리에 맞춰 아침에 눈떠서 처음 하는 일이 거실의 TV를 틀고 뉴스를 들으며 출근준비를 하게된다. 대한민국의 가장 시끄러운 서울에 직장을 가진 관계로 출근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퇴근할때까지 나는 온갖 자동차 소리와 기계소리, 통화소리 등에 시달린다. 사실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 소음이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내 머릿속 소음이 어쩜 더 큰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그런데 우승한 연예인이 하는 말이 멍 때리기 위해 한달여를 연습했다고 한다. 세상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무 생각 안 하기'라고 한다. 사실 내가 아무 것도 안하고 커피 한잔 들고 공원 벤치에 앉아서 멀리 쳐다보고 있어도 머릿속은 별의 별 생각으로 꽉 차 있다. 출근하는 버스에서도 창밖을 무심하게 쳐다보고 있지만 머릿속은 그날의 할일과 챙겨야 할 집안일로 꽉차게 된다. 그야말로 '아무 생각 안 하기'는 연습의 연습을 거듭해야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틱낫한 스님이 플럼 빌리지에서 다년간 정립한 침묵 수행에 관한 지침들이 수록되어 있다. 집이나 직장에서도, 꼭 명상 자세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만이 아니라 걷거나 운전을 하다가도 우리는 멈추고 호흡하고 의식을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침묵의 힘에 닿을 수 있으며 명상할 수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내면의 소음을 줄여주는 수행법’ ‘생각을 멈추기 위한 수행법’ ‘네 가지 진언 수행법’ ‘좌선 수행법’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수행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비워야 담을 수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진리를 알고 나 자신의 본연의 모습과 능력을 깨닫기 위해 하루에 한번은 머리를 비워야 좀 더 나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읽으면서 실천해본 바로는 매 장마다 소개된 명상법으로 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소음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그 소음이 소음인지도 깨닫지 못 할 만큼 내 안의 소음이 가득한 이 때, 침묵하는 법과 침묵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면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나은 생활이 가능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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