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룰렛
은희경 지음 / 창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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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작가의 단편집이다. 6편의 단편이 실렸는데, 서로 연관이 있어보이는 작품도 있고, 전혀 상관없는 작품도 있다. 단편집이어서인지 한편을 읽을때마다 잠시 그에 대한 메시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제일 먼저 실린 '중국식 룰렛'은 이 책의 표제이기도 하다. K가 운영하는 술집에선 세가지 종류의 위스키만 있다. 매번 사장인 K가 섞어 내놓는 위스키는 어떤 브랜드인지 알수가 없고, 어느날 K의 부름을 받고 간 나와 먼저 와있던 손님 두명이 술을 마시면서 하는 진실게임을 통해 궁금했던 이야기의 주제가 밝혀진다. 우연이라기엔 너무도 잔인한것만 같은 인생이야기일수도 있고, 서로의 거짓된 모습에서 서로의 진실을 찾으려는 몸부림이 참으로 안타깝기도 하다. 신은 모든 것을 주지는 않는다고 했던가? 네 명의 인생이 모두 참 안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에 만족하며 살자는 생각이 짙게 드는 작품.

 

두번째, '장미의 왕자'는 손님이 잃어버린 수첩을 주워 보관하는 종업원과 그 수첩을 선물했던 남자의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왜 또는 누군가에게 중요하지 않았는지, 왜 또는 누군가에게 중요한지에 관한 이야기라고나 할까...

 

세번째, '대용품'은 지방에서 영재로 대우받으며 성당의 복사를 하던 키 큰 아이와 키 작은 아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둘이 영재 검사를 받으러 서울로 올라오다 일어난 사고로, 남은 키 큰 아이는 자신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하며 진짜 영재이었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작은 소년의 대용품으로서 자신의 삶을 풀어놓는다. 누구나 이런 감춰둔 진실이 한가지 정도는 있지 않을까?

 

네번째, '불연속선'은 공항에서 뒤바뀐 캐리어로 인한 이야기이다. 습식촬영이라는 생소한 기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캐리어의 뒤바뀜이 가져온 한 여자의 구사일생 이야기까지 참으로 연속되지 않는 이야기가 캐리어라는 작은 소재로 연속될 수 있다는 일상의 우연에대한 이야기 이다.

 

다섯번째, '별의 동굴'은 박사학위를 마무리하지 못 해 시간강사에서 물러나야 하는 처지의 남자가 부정맥을 앓으면서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인생에서 일어나는 것을 동굴에 비유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별의 동굴'에 비유하게 된다.

 

마지막, '정화된 밤'은 우연찮게 다니엘이 생겨서 결혼까지 하게 된 젬마와 요셉의 이야기 이다. 성당 성가대라는 작은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과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클래식 음악의 제목인 '정화된 밤'에 관련된 이야기와 비슷하게 진행된 이야기 이다.

 

모두 여섯편의이야기가 저마다의 우리 인생의 모습을 들여다보게끔 쓰여져서 읽는 내내 생각이 많이 들었다. 책읽으면서 생각까지 많아지는 오랜만에 제대로된 독서를 하지 않았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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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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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가 우리 사회질서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는 최근들어 더 뜨거운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사회운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사형제도가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데, 어쩌면 그들이 그런 범죄에 노출되지 않아서라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어찌되었든 아직 우리 나라는 사형제도가 유지되고 있으니 사람들의 극한 범죄에 대한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척도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순수하고 어린 소녀에게 응큼한 눈길을 주고, 몰래 침실로 스며들어 자는 소녀의 몸을 더듬는 성인 남자는 물론 처벌받아야 한다. 자신과 사귀고 있다고 믿게 만들고 항상 사랑을 속삭이며 뒤로는 다른 여자와 양다리걸치고 있는 남자는 도덕적으로는 벌을 받아야겠지만, 법적 책임까지 있는 것일까?

일류 대학을 나와 사회적으로 명망도 있고, 재정적으로도 부유하며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편을 배신하고 인테리어를 맡긴 남자와 놀아나는 부인은 어떤 형식으로든 벌을 받아야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1부 공항 라운지 바의 법칙에서 테드 스버슨과 릴리 킨트너가 히드로 공항에서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죽여 마땅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에게 풀어낸다.

2부 짓다 만 집에서는 릴리와 미란다가 서로의 이야기를 각자 풀어가는 형식이다.

3부 시체를 잘 숨겨라에서는 모든 응징에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릴리와 그 뒤를 쫓는 형사 킴벌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엔딩은 열려있다. 얼마나 이 사회에 많은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있는가는 중요치 않다. 그들이 정말 죽을 정도의 잘못을 했다면 그 죽음을 담당할 존재는 우리가 아닌 신이 될 것이란 것이다. 범죄는 범죄를 낳고, 복수도 복수를 낳을 뿐이다.

요즘같은 흉악한 사회범죄가 남발하는 세상에서 잘 살아가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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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와 넬 - 대작가 트루먼 커포티와 하퍼 리의 특별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7
G. 네리 지음, 차승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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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과 한음, 멧 데이먼과 벤 에플렉 등 '친구덕분에 강남간다'는 속담이 어울리는 경우로 우리에게 알려진 이야기가 참 많지만, 트루먼 커포티와 넬 하퍼 리의 이야기는 올해 초 넬 하퍼리가 요양병원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과 함께 알려지기 시작한듯 하다.

트루먼 커포티는 [티파니에서 아침을] 영화의 원작자로 잘 알려져있고,  하퍼 리는 성경 다음으로 영향력있는 책으로 꼽힌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퓰리처 상을 받은 하퍼 리에 대한 질투로 트루먼이 하퍼 리와의 공조작품에서 하퍼 리를 비서역할로 격하시키자 그 둘의 우정이 틀어졌는데, 그럼에도 그 둘의 이야기가 지금도 회자되는 것은 그 넓은 미국 땅에서 두 유명한 작가가 어려서부터 친구였고, 서로가 작가가 되는데 영향력을 끼쳤기 때문일 것이다.

[앵무새죽이기]의 주인공 스카웃이 하퍼 리라면, 이웃집 소년 딜은 트루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변호사는 하퍼 리의 아버지라는 것도 알 수 있다. 하퍼 리의 유일한 소설로 알려진 [앵무새죽이기]에 그녀의 가장 기억에 남은 어린시절 추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올해 초, 하퍼 리의 죽음으로 그녀의 원고 파수꾼이 책으로 나오면서 또 한번 그녀에 대한 조명이 이뤄졌었는데, 이 책 [트루와 넬]은 그런 일환으로 쓰여진 소설이 아닌가 싶다.


부모의 불화로 이모네 맡겨진 트루먼은 곱상한 외모로 여자로 오해받고, 왈가닥 넬은 그 반대로 남자같은 복장과 행동으로 남자로 오해받는다. 그 둘의 첫만남은 조금은 시끄럽지만, 서로에게 이끌리고 마을의 사건을 해결하려는 둘의 동일 관심사로 인해 셜록놀이가 시작된다. 셜록은 트루, 왓슨은 넬. 사건을 해결하면서 말썽을 부리지만, 그들은 덕분에 더 친해지고 즐거운 유년시절을 보내게 된다. 트루가 읽는 책을 넬이 읽고, 작가가 되려는 트루의 꿈을 응원하면서 넬은 함께 작가가 되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뉴욕으로 떠나는 트루지만, 방학에 항상 다시 찾아오면서 그들의 우정이 지속될 수 있었지 싶다.


그들의 아름다운 우정만큼이나 그들의 재능이 세상을 아름답게 빛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공유한 유년시절이 경제대공황이라는 어려운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읽는 내내 예쁜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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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기적의 림프 청소 - 몸속 쓰레기를 없애 내 몸을 살린다!
김성중.심정묘 지음 / 비타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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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대해선 자만하지 말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은건, 태생이 건강체질이어서 야간 대학원을 다니면서 일주일 중 2~3일 밤을 새워 레포트를 쓰고도 끄떡없이 직장생활을 해낸 내 건강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다니던 째즈댄스에서 화요일에 잘 되던 다리찢기와 허리숙여 가슴이 바닥에 닿기가 목요일에 안되면서 오십견처럼 내 팔이 안 올라가고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런 증상으로 한의원도 한참 다니고, 류마내과도 다니다 결국 다시 혈액검사를 하게 되고, 내가 자가면역질환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 건강에 대한 확신이 와르르 무너지는 그 순간의 절망이란 이루말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겸손한 마음으로 내 자신의 몸의 상태를 잘 체크하며 스스로 좋은 음식과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쉽게 얘기하는 부종은 내 몸 속 쓰레기가 순환되지 않아 그렇다고 한다. 제일 쉽게는 얼굴이 보름달덩이처럼 붓고, 다리가 붓고, 팔의 부종으로 찌뿌드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나라 의료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림프 부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주로 스트레칭과 마사지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스스로 할 수 있는 마사지와 스트레칭 동작들이어서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수술의 후유증으로 팔이 잘 붓는 나는 여기 나온 동작 중 한두가지는 이미 알고 있었는데,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림프 마사지는 다른 마사지처럼 근육이 느낄 정도로 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살살 림프의 흐름을 바꿔줄 만큼만 하면서 횟수를 여러번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증상별, 경우별로 하는 림프 마사지 동작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되어있는데, 거의 모든 증상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목, 쇄골, 서혜부, 다리 마사지 동작은 우리가 평소에 하면 순환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따라하면서 몸을 마사지해주다보니 몸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벽에 붙여놓고 할 수 있는 브로셔를 하나 만들어 부록으로 껴주었으면 하는 바램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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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의 기도
오노 마사쓰구 지음, 양억관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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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소설을 읽었다.  

9년전의 기도 - 바다거북의 밤 - 문병 - 악의꽃 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한 공간적 배경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언젠가 한 실험 중에 미국인에게 러시아인 한명의 이름을 주고 몇 사람을 건너 그 사람을 찾으라고 했더니 평균적으로 6사람을 거치면 알아지더라고 했다. 아마 sns가 발달한 지금은 더 적은 사람을 거치면 알아질지도 모르겠다. 이 네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서로 연결된 고리가 사람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소개해줄 수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고향을 떠나 성공한 젊은이로 살던 사나에는 혼혈아들 캐빈을 데리고 귀향하게 된다. 그녀의 귀향은 동네사람들에게 가십거리이다. 그런 그녀의 아들 캐빈은 가끔 발작하며 울어대는 장애를 가져서 그녀의 삶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나에의 기억 속 밋짱언니는 다이코라는 아픈 아들을 가졌었고, 그녀는 함께 간 유럽여행에서 다른 사람이 의아해할정도의 긴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사나에가 떠올린 밋짱언니의 긴 기도의 내용은 아마도 지금 사나에가 하고 싶은 기도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이코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에 사나에는 문섬의 모래와 조개를 병에 담아 밋짱에게 전해주기 위해 길을 떠난다.


잇페이다, 유마, 도오루 젊은 세 청년은 잇페이다의 아버지를 만나러 바닷가 마을에 여행을 온다. 아버지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그들이 찾아간 집은 다이코의 집이었고, 그런 와중에 잇페이다의 어머니가 많이 아프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뒤집힌 바다거북을 본 그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바닷가로 여행을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급히 돌아가야 하는 잇페이다를 공항까지 배웅하게되는 도시야. 도시야는 삼형제 중의 막내지만 과격하게 때리던 형들보다 동네 형인 히고 마코토를 더 따랐다. 그런 히고의 뒷바라지를 하던 도시야는 그도 모르게 마을에 놀러왔던 그의 아들 잇페이다를 도와주는 어른으로 그와 연결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다이코와 연결된 요시다 치요코의 이야기가 마지막으로 진행된다. 다이코에게 여러 도움을 받은 치요코는 아이를 못 가지고 시어머니께 구박받던 자신의 처지가 어떤 꽃의 저주에 의해서이고, 다이코의 장애도 그 꽃에 의해서라고 믿고 있다. 결국 알게된 그 꽃의 이름은 악의 꽃.


네가지 이야기는 다이코와 바닷가마을로 연결되어있는 연작이다. 서로가 서로를 알지 못 하는 이야기의 구조가 참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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