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오피스쿠스의 최후
조슈아 페리스 지음, 이나경 옮김 / 이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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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금 예상은 했지만, 내겐 일단 어려운 책이다.

구성이 뒤죽박죽이고, 내용도 그렇다.

오피스에서 진화되어야 하는 호모오피스쿠스들이 타의에 의해 오피스에서 밀려나야만 하는 호모오피스쿠스들의 최후.

 

얼마 전,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항상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셔서 주말에 집에 들르라고 말씀하시며, 일찍 들어가라는 말씀을 하신다고 조금은 아버지 전화를 받을때 긴장을 하고는 했다.

그날도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고, 요즘 계속해서 회사일로 늦은 귀가를 하는 친구를 걱정하시며 하신말씀은...

"얘야, 요즘같은 시기엔 납작 엎드려서 회사 열심히 다녀라. 다른 사람 퇴근 안했는데 혼자 먼저 가지 말고..."

그 전화를 받고 웃는 친구를 보며 함께 웃었다.

그야말로 납작 엎드려서 열심히 회사생활에 매진할때.

 

그런데, 그 친구는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가끔 다른 동료들보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듯 하다고 자격지심을 느낀다고 말이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회사생활은 내쫓김을 당하지 않는 한 끝까지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지금도 나는 그 친구에게 그렇게 얘기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회사에서 내쫓김을 당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개개인이 다르게 반응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어찌보면 너무도 안타깝고, 또 어찌보면 무척 구차해보이는 모습이지만 자신의 생존과 관련된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그 각각의 반응들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아주 일반적인 사무실의 모습에서 우리 문화와 다른 문화집단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점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서로의 흉을 본다던지, 회사의 소문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 상사를 껄끄러워하는 모습 등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너무도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은 나도 호모오피스쿠스의 일원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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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난장이 미짓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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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삼남매의 막내인 나는 위의 언니와 오빠와는 다르게 키가 작다.

언니도 거의 170cm에 육박하는 키를 가졌고, 오빠도 키가 크고, 엄마까지도 키가 나보다 크시기에 우리 집에서 설마 막내가 이렇게 안 클줄은 몰랐다고 한다.

사실 키가 가장 작은 나조차도 내가 이렇게 안 클줄 몰랐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나는 언니나 오빠보다 작은 키로 인해 조금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성 형제에서와는 또다르게 동성 형제 사이에서는 더 많은 이해심과 동맹애를 발휘하는 동시에, 더 많은 경쟁심리도 가지게 된다고 한다.

미짓과 그의 형 셉 사이에서도 역시 동성 형제 사이에서의 경쟁심리가 작용하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외모도 잘 생기고, 학업성적도 우수하고, 성격도 좋고, 요트도 잘 타는 완벽한 형에겐 한가지 약점으로 작용하는 장애를 가진 동생이 형의 완벽을 추구하는 자신감에 흠을 가지고 온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장애를 가진 미짓이 완벽한  형을 이기게 되는 한가지가 요트이고, 그 요트는 미짓의 모든 것이기도 하지만 셉에게도 항상 자신에게 1등 자리를 가져다 주는 자존심 그 자체이다.

또한, 항상 셉의 옆에 있는 여자친구 벤은 미짓이 가지지 못한 보물같은 존재이자 선망의 존재이다.

 

항상 엄마께서 말씀하신다.

"누군가 미워하지마라. 미워하느라고 네가 더 힘들단다."

내겐 이 말씀이 항상 가슴 깊이 파고드는 진리로 다가온다.

 

그래서 미짓에게 또 그 형에게 말해주고 싶다.

"미워하지 마라. 미워하느라고 네 스스로가 더 아프고 힘들단다."

 

미짓은 마지막 순간에 그 것을 깨닫고 자신을 버리려 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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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채송화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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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채'라는 성은 참 많은 예쁜 이름을 만들어낸다.

여태껏 만났던 '채'씨 성을 가진 내 친구들은 이름이 모두 예뻤다.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 이름으로 딱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채'씨는 이름을 예쁘게 만든다.

 

이름만큼 외모는 아니라고 전제를 하고 이 책은 시작하고 있지만, 어느새 나는 나도 모르게 주인공 채송화의 매력에 푸욱~ 빠져서는 짧은 머리에 멀대처럼 키크고 몸매의 볼륨이 전혀없다는 채송화를 키 큰 멋진 모델처럼 상상하게 되었다.

 

얼마전 후배가, "제가 살면서 보아온 정말 못 생긴거로는 1위인 제 친구가 결혼한대요. 그것도 아주 예쁜 신부로 능력도 좋은..." 이러면서 부럽다는 눈빛으로 투덜대던 기억이 난다.

그 후배의 말에 내 대답은 "얘야, 사랑은 그렇게 콩깍지가 팍 씌여서 외모는 안 보이는거래." 라는 아주 상투적인 것이었다.

후배의 눈은 '소설에서나 그렇지, 사실 외모가 얼마나 중요한대 그러세요...'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보면, 정말이지 사랑은 외모보다는 인간성, 성격이 먼저 라는 증거를 많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매스컴이 외모지상주의로 이끌어가는 이 세상에서 외모를 완벽하게 배제하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튼... 이 소설은 사람은 시각, 청각, 언어 순으로 이미지를 받아들인다는 메라비언의 법칙을 약간은 거스르는 내용이어서 평범한 우리들의 공감을 더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여주인공 채송화가 특별히 예쁜 외모가 아니라는 점을 빼면 평범한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검도를 잘 하고, 아무 데서나 잘 잠들고, 꼭지돌게 술 마시고 다음날 정시에 출근을 하며, 건설이라는 남자들의 영역이라는 곳에서 잘 살아남는 것은 평범한 여자들이 하는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

 

남자 주인공 윤상엽은 그런 채송화의 매력을 일찌기 알아보는 보배같은 눈을 가진 남자이다.

잘 생긴 외모, 훌륭한 직업, 대단한 집안을 배경으로 가진 남자이면서 감춰진 사람의 매력을 알아보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완벽한 남자와 멋진 여자가 만들어낸 로맨스 소설이지만, 그 안에서 틈을 보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나는 평범함을 보고 있는지도...

 

추운 겨울에 알맞은 따뜻한 온도를 가진 로맨스 소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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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떨어지는 속도
류성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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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떨어지는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내가 좋아하는 책, 영화는 나의 상상을 자극하는 내용이다.

예전에 읽은 '인샬라'라는 책이 그랬고, '쉬리'가 그랬듯이 [장미가 떨어지는 속도]는 나의 북한에 대한- 정확히 말하자면- 북한 사람들의 사랑방식을 또 정서를 상상하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있을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상상을 그림그려내듯이 할 수 있어서 더욱 이야기는  나를 빠져들게 한다.

겉표지와 양장본 표지가 예뻐서가 아니고, 내용이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의 매 장 시작마다 짧은 글귀가 적혀있다. 그 장의 내용을 미리 귀뜸해주듯이...

그 장의 제목 또한 영화 시나리오의 설명처럼 간략하게 이루어져있고, 그에 따른 글귀는 그 장을 읽은 다른 사람이 미리 내게 한마디 해주는 듯 하다. 

32장은 특이하게도 가수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 중 일부가 씌여져 있다.

 
아름답고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다룬 책인만큼 내용은 읽는 내내 가슴 한켠을 쓸어야만 한다.

표지의 내용이 너무도 궁금했었다. 도대체 작가는 이 여섯줄의 말로 무엇을 표현한 것일까?

그리고 제목에 나온 장미와 이 여섯줄에 나오는 사과는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걸까?

그런데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여주인공이 말한다.

 사과를 먹어봐야만 나중에 사과구나 안다고 말이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무섭다고 두렵다고 내가 해야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돌아보지 않고 방치한다면 결국 되는 일은 하나도 없을것이다.


새해가 밝은 날, 가슴저리며 읽게 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내 사랑은, 내 인생은

얼마나 용감했고, 얼마나 깊이가 있었으며, 얼마나 진실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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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블링 - 쇼핑보다 반짝이는 청담동 연애이야기
정수현 지음 / 링거스그룹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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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통 크리스마스에는 친한 친구와 맛난 저녁을 밖에서 먹고, 혼자 사는 그녀의 집에 들어가 알코올을 한잔 하면서 수다를 떨면서 그렇게 밤을 보내고는 한다. 이튿날은 조조영화를 한편 보고나서 우리는 헤어진다.

 

기독교인이 아닌 나이지만 항상, 크리스마스는 뭔가를 해야하는 명절이나 기념일처럼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찬가지로 29살의 청담동 잘 나가는 그녀들은 서른맞이 크리스마스를 자알~ 보내기 위해 멋진 내기를 하고, 그 내기에 이기기 위해 세명 모두 37일을 총총 보내게 된다.

 

Bling Bling을 찾아보니 '지나치게 장식한 보석이나 옷차림'을 이야기 한단다.

그렇다면, 이 책의 내용은 지나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에 관한 내용?

 

혹자는 그렇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소위 잘 나가는 그녀들은 셋 모두 학벌, 재력, 미모에서 한가지도 빠지는 조건이 없는 완벽녀들이니까.

그렇게 완벽한 그녀들이 블링블링한 남자를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가히 상상이상이다.

CF속의 '잘난 남자는 여자친구가 있고, 완벽한 남자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요즈음 세상에서 그녀들이 블링블링한 애인을 만들기 위해, 찾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배꼽을 잡고 웃게도 만들고, 현실 속 골드미스들의 모습과도 너무 닮아있어서 가슴아리게도 만든다.

 

울다가 웃다가 어느새 책 마지막 장에 이르면, 세 여자의 사랑도 어느새 그녀들의 완벽한 모습처럼 완벽한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

신지은, 윤서정, 정시현 그녀들의 사랑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드라마틱한 모습을 띄고 있어서 더욱 이 책이 재미있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한국판 [섹스앤더시티]라고 할만하다. 곧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될 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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