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유, 필립 모리스 - 천재사기꾼, 사랑을 위해 탈옥하다
스티브 맥비커 지음, 조동섭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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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영화화된 소설. 그 두가지 만으로도 이 소설은 나의 흥미를 끈다.
게다가 동성애와 탈옥을 다루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로맨스와 두뇌게임스러운 스릴까지 만점이겠다.

주인공은 스티븐 러셀이다. 텍사스 주정부를 바보로 만들었던 인물.
5년간 4번. 그것도 꼭 서양인들이 악마의 날이라고 생각하는 13일에 탈옥을 감행했던 인물.
그런데 탈옥, 그 이유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보기 위한 것이다.

그의 애인 제임스, 필립 모리스 모두 그는 정말로 사랑한다.
그리고 그들 또한 그를 사랑하며, 그의 전부인인 데비와 그의 딸 스테파니도 그를 정말로 사랑한다.

아마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미운 짓만 골라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물’같은 사람이 바로 스티븐 러셀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스티븐과의 인터뷰를 통해 글을 써간다. 작가가 확인한 결과, 그의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었고 날짜까지 아주 정확했다고 한다. 그의 아이큐가 163이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정말 영화같은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아주 어린 시절 입양되어, 자신의 입양사실을 알게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흔들리는 그의 마음. 그리고 그로 인해 경찰이 되고,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살게되는 스티븐.

데비를 만나면서 다시 그의 삶은 제자리를 찾는 듯 하다가 삶의 상황이 그를 그리 편하게 두지는 않는다. 영화와 같이 그를 흔드는 사건들 속에서 그는 흔들리고, 감옥에 결국은 가게 되며, 그 속에서 또한 사랑을 하고 결국 탈옥을 여러번 감행하게 된다.

그의 탈옥 과정은 그야말로 두뇌게임같다. 영화로 만들어져서가 아니고, 스릴넘치는 그의 탈옥과정과 도망과정이 이어진다.

영화를 보지 않아도 이렇게 눈 앞에 그려지는데, 아마도 영화를 보게되면 이완 맥그리거와 짐 캐리의 연기력을 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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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빈의 조선사 - 왕을 지켜낸 어머니 최숙빈, 그녀를 둘러싼 여섯 남녀의 이야기
이윤우 지음 / 가람기획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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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텔레비전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의 영향일까...
최숙빈의 이야기라고 해서 기대가 많이 되었던 책이었다.
게다가 내가 워낙 역사에 약한지라 기대를 더 크게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숨겨진 최숙빈의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그냥 허구가 많이 가미되었다고 매스컴에 일단 운을 띄우고 시작한 드라마를 보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조선사에 약한 나와 비슷한 독자들은 최숙빈의 이야기를 기대했다가 효종부터 현종, 숙종, 경종, 영조까지 조선사의 일부를 얻는 수확을 거둘 것이다.

‘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최숙빈은 장희빈에 가려서 우리에게 덜 알려진 것이고, 노론과 소론으로 나뉘어지던 치열한 당파에서 남자들의 시대였던 조선에서는 궁안의 여자들도 당에 힘을 실어주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최숙빈이 그 치열한 세계에서 영조를 지켜내는 방법이 바로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사는 것이었을 거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왕자를 낳지 못한 왕후들과 경종의 어머니 장희빈, 영조의 어머니 최숙빈은 그렇게 숙종의 여자들로서 자신의 색깔을 지녔다.
여자들의 정치사회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그 시대에 왕의 여자로서 아들을 지켜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선의 얼마되지 않는 왕과 왕후의 아들로서 태어나 왕자로서 길러지고, 왕으로만 온 생애를 살아온 숙종에게 김석주, 송시열 등과 함께 인현왕후, 장희빈, 숙빈 최씨, 영조까지 그야말로 파란만장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음에 차지 않는 자신의 아들, 경종을 세자시절 내치지 못 하고 영조에게 힘을 실어주는 숙종의 모습에 그 얼마나 왕으로서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왕이어도 왕으로서 권한을 행사하기 보다는 밀려들어오는 상소에 의해 정치가 진행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선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내가 잘 몰랐던 노론과 소론의 주장이 새삼 궁금해지기도 한다.

조선의 르네상스 영조와 정조로 이어지는 시초가 숙종 주변의 그 많던 여성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현명한 어머니 아래서 교육을 잘 받은 영조의 모습과 훌륭한 집안 출신이 아니었을거라 추측되는 최숙빈에 대한 콤플렉스로 자신의 아들 사도세자까지 그렇게 보내버려야했던 영조의 모습까지 그 모든 조선의 이야기들이 깊이있지는 않지만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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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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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마을운동을 너무 어려서 겪었기 때문에 잘 기억은 못 하지만, 새벽녁 울리던 '새마을노래'는 기억을 한다.

중학교 시절, 단짝친구가 방송반인 관계로 국기하강식을 하는 5시까지 매일 학교 등나무 아래서 친구와 수다떨면서 기다리던 것도 기억하고, 종종 종로 서점에 나갔다가 5시에 들리는 애국가 때문에 발을 멈춘적이 꽤 된다.

 

강남몽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이야기 이다.

그렇다고, 우리 역사에서 잊었으면 하는 마지막 이야기와 사상분열, 나라를 팔아먹고 손가락질 받아야 마땅할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우리는 보통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표현할때는 사회의 변화에 맞추어 삶이 요동친 사람들을 일컫는다.

잘 나가는 사장님이다가 IMF로 무너진 사람이라든가, 가족 친구의 배신 또는 죽음으로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든가 말이다.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들 삶은 모두 다 파란만장하다.

 

그리고, 그들 모두 강남에 터전을 두었던 백화점과 연관이 있다. 김진 회장님과 말이다.

그가 재벌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은 우리 역사와 연관이 있고, 그 이야기를 하려니 우리 역사와 그 주변 이야기가 많이 풀어내어진다.

일제하에서 만주에서 일본을 도와 활동하던 인물들이 다시 전후에는 그 이력을 바탕으로 미군을 도와 우리 역사의 주인공이 된 가슴아픈 이야기들이 말이다.

 

우리 기억에 지워야 할 삼풍백화점을 기억하는가?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더 가까이 와 닿을 수 있다.

나는 마지막 대학 겨울방학 아르바이트를 삼풍백화점 지하슈퍼 입구의 '물품보관소'에서 2주동안 했었다. 그리고 나서 1년정도 후에 무너져내린 백화점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던지...

 

그래서인지 잘 살았다기 보다는 그저 파란만장하기만 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미어지지는 않는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쩌면 옴니버스처럼 이어지는 그들의 이야기가 인생다큐멘터리를 보는듯 하다.

또한, 우리가 아는 인물들의 이름이 나오게 되니 역사의 뒷이야기 책을 보는 듯 하기도 하다.

 

가슴 아픈 역사를 가진 우리가 다시 한 번 뒤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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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박물관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27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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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가진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모른다(있을때는 모른다)

내가 한 모든 사랑은 순수하다(타인의 사랑과 내 사랑은 격이 다르다)

떠나간 사랑은 아무리 치열하게 싸우고 헤어졌어도 모두 나만의 순수박물관기억에 저장된다.

 

위의 말들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케말이 어찌나 자기 중심적으로 사랑을 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모든 상황과 환경과 사람을 이해해 나가는지 그 이기성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하지만, 내 자신을 되돌아볼 때 케말의 모든 행동과 생각과 그의 사랑이 이해가 되는 것은 내가 그리 이기적이기 때문일까?

 

터키 이스탄불이라는 낮선 공간에서 게다가 1970년대라는 생소하기만 한 시대적 배경까지 겹쳐 더욱 흥미를 갖고 읽었던 책이었다.

 

퓌순에 대한 케말의 사랑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은, 퓌순의 자취가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모으는 그의 수집성이다. 사랑하면 모든게 소중하고 아름다우니 말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샹젤리제 부티크, 먼 친척들, 사무실에서의 밀회, 푸아예 레스토랑, 휘순의 눈물, 멜하메트 아파트, 최초의 터키산 과일 사이다, F, 도시의 불빛과 행복, 희생절, 입맞춤, 사랑, 용기, 현대성, 이스탄불의 거리, 다리, 비탈길, 광장, 언짢은 인류학적 사실 몇 가지, 질투, 이제 내 인생은 당신과 결부되어 있어 등등 차례들만 봐도 케말의 퓌순에 대한 사랑이 어떻게 진행되어갔는지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시벨이라는 명문가의 아름다운 약혼녀 대신 미인대회에 출전한 사촌여동생을 사랑하게 된 그의 마음이야 오죽했을까 하는 이해도 하고 싶지만, 웬지 모르게 케말의 나름 순수한 사랑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 것은 나의 너무 이기적인 생각일까?

 

2권은 사라진 퓌순의 이야기가 좀 더 전개되어줄지, 케말의 퓌순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만 전개될지 더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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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 2010 제3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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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톤의 예쁜 그림과 분홍색 양장본.

그 뒷면의 글은...‘파괴적이고도 충격적이며 반도덕적인 소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춘기를 표현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는  청춘을 표현하는데 아주 제격인 말이다.

주인공 역시 수도권의 대학생이면서, 가족에 대한 사랑이 없는 불행한 인물이다.

술병이 나서 아파도, 옆방의 엄마보다 멀리 떨어진 친구에게 약을 사오라고 할만큼 가족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없는 인물 말이다.




그런 주인공이 노래바에서 처음 불러본 호스트 ‘제리’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된다.

오래 사귀다 헤어진 남자친구인 강과 아직도 섹스를 위해 만나는 그녀는 제리에게 한번 자자는 말을 못 해서 끙끙대기도 하고, 돌려 표현하며 그를 위해 강에게서 시계와 돈을 훔쳐오기도 한다.




아무도 사랑하지 못 하고,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 하는 영혼.

그런 영혼을 표현하려고 작가는 이 글을 썼을까?




아니면, ‘왜 사는가?’ 와 ‘꿈이 뭐니?’를 묻기위해 이 글을 쓴 것일까?




등장 인물 모두가 청춘을 즐기기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원초적인 본능을 채우기 위해 사는 사람들이다.




끝없는 자신의 제리에 대한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하지 못 한 채, 그녀는 혼자만의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피어싱이란 방법으로 신체에 가학을 하게 된다. 한번 귀 뚫는 것 조차도 아파서 울면서 약을 먹으며 괴로워해본 사람이라면, 두꺼운 피어싱을 위해 그녀가 천찢는 소리로 살 찢어지는 소리를 비유하며 대여섯번 피어싱을 해대는 장면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몽환적인 묘사와 사실적인 묘사가 어울어지는 글을 읽으며, 이런 분위기 모두가 질풍노도를 겪는 청춘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미 겪을대로 겪어버린 내 청춘은 그리 질풍노도가 아니었음에도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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