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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자식들 ㅣ 대한민국 스토리DNA 9
이철용 지음 / 새움 / 2015년 11월
평점 :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선 급속한 발전에 발맞춰 사람도 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할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발전하는 사회의 모습에는 어두운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가 그랬을 것이다. 급속도로 경제개발이 이뤄지고, 그 속에서 아직 전쟁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난에 허덕이며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가기 위해 악을 쓰며 살아도 그저 거기서거기인 생활이 계속되는 그런 모습 말이다.
이 책은 1980년에 이철용이 써서 황석영이 윤문한 소설로 황석영의 이름으로 처음 출판되었다고 한다. 그때의 베스트 셀러가 이제 다시 출판되어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동두촌, 미군기지, 창녀촌, 시장의 뒷골목은 지금 생각해봐도 가로등도 잘 없어 어둡기만한 그런 장소로 여겨진다. 그래서 하루의 반이상이 어둠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마음마저도 어둠에 먹혀가는 그런 안타까운 인생이 지속되는 곳들이다.
주인공은 어려운 집안에 태어나 치르게된 병도 잘 치료하지 못해 장애를 갖게 되고, 국민학교에 들어가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병신'이란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야하는 자신의 인생이 힘들어 세상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한다. 그의 분노는 폭력으로 표출되고, 지독한 땡깡으로 표출되기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서 피해야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되고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한 무기력으로 스스로를 포기한듯 폭력과 절도로 치닫는다.
여러번의 감방 출입으로 전과가 늘어날수록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가고, 스스로를 다잡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는데 그 노력이 참으로 감동이다.
책의 첫장부터 끝장까지 이 글이 한글로 씌여진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모르는 단어가 빽빽히 나온다. 모두들 은어와 욕으로 소설의 반쯤 지나서부터는 은어와 욕에 통달한듯 느껴진다. 독자인 내가 소설의 내용보다 욕에 지쳐갈즈음 주인공도 정신을 차린다.
작가의 경험을 쓴 소설이라고 하니 더욱 신뢰가 가고 마음이 아픔 소설인데, 욕과 은어에 지쳐가다보니 살짝 두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