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연간의 격정 1
김혜량 지음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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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모란절이면 그날 태어난 이복동생 희왕을 불러 황궁 집영전에서 연회를 베풀었다. 연회에는 희왕의 지기들도 입궐하는 영광을 누리는데 올해는 운 좋게도 부잣집 상인댁 도련님들이자 태학생인 가경과 연하에게까지 차례가 왔다. 연하는 폐하 앞에서 '모란이 아니면 꽃이 아니다'라는 시를 모란절에 태어난 희왕에 대한 아부로 올렸으나 불경한 역모로 오해 받아 황성사(황제 직속의 비밀 조직으로 주로 조정관원의 부정을 뒷조사 하는 감찰기구)에 끌려가게 된다. 갇힌 신세인 연하가 우연히 엿들은 내용은 이 모든 사건은 추신이 배후일거라 했는데, 가경이 줄을 대어 찾은 추신은 연하가 들은 것이 맞는가 싶게 그런 일이 있었냐며 놀라기만 한다. 추신의 연줄로 다시 폐하를 만나게 되는 가경. 다시 만난 폐하는 얇은 배자에 맨발이다. 가경이 황제를 만나는 순간 연하는 이미 방면되었다고 하는데, 황제의 유가경에게 던진 '너는 내가 어떤가?'라는 질문이 소내신(궁중에서 황제의 남색을 위해 곁에 두는 청소년)을 의미하는 것으로, '짐의 지아비가 되어다오'로 마무리 되다니...

태학생이면서 곱게 커 온 유가경은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 해 연못에 몸을 던지기도 하고 경기를 일으키고, 모욕감을 느낀 황제는 밀원에 가경을 가둬버린다. 그 곳은 탱자 가시에 둘러싸여 탈출할 수 없고, 가경은 갇힌채 환관들의 시중을 들지만 대화를 하지 못 하고 유령취급을 받는다. 가경의 궁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은 유일한 말벗이 황제여서 어느새 황제를 기다리는 가경. 황제는 가경을 위해 이름'융'의 한자를 바꾸기 까지 하는데, 진사가 되라는 황제 조융의 말에 가경은 반발하며 몸싸움을 하기까지 이르는데...

황제의 스승이자 황제만을 지키는 동반자 아름다운 환관 추신은 모든 궁의 소문(?) 중심에 있다. 그는 황제와 천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결행하는 음모가(지략가)인 동시에 이상주의자다.

1권은 상인 유렴의 아들 유가경과 구씨네 가문 연하로 시작하여 황제와 가경의 밀당이야기가 쏟아지면서 그 둘과 추신까지의 이해할 수 없는 관계를 상상하게 된다. 도망가려는 가경과 잡으려는 황제, 가문을 생각해서 주저앉는 가경과 그걸 빌미삼아 가경을 소유하려는 황제, 결국 황제에 익숙해져가는 가경.대체 이야기가 어찌 풀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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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연간의 격정 2
김혜량 지음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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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스승이자 정치적 동반자로서 황제를 아들처럼 부정을 쏟아부어 모셔온 추신. 그는 황제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음모가이다. 추신은 유가경의 아버지 유렴에게 가책을 느끼면서도 황제의 기쁨을 위해 가경의 밀원 칩거에 최선을 다한다. 가경은 황제와 편지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밀원에 갇혀지내는 신세인데 그 슬픈 처지가 아버지 유렴에게는 그저 황제의 은혜로만 비춰진다. 아버지로서 재력있는 유렴은 아들과 가문의 명예를 높이려는 욕심으로 그 진실을 못 보는 어리석음을 겪는다.

 

 

황제가 유렴이 가경에게 보내 온 음식도 전하지 못 하게 하는 등 막무가내로 굴 때마다 황제의 격정은 추신이 생각한 것 이상이면서 기묘하기에 추신은 황제를 다루는데 힘들어 한다. 완고한 성역할을 강요하는 시대적 배경이 이 소설이 실제 인물을 다루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험하게 느껴지기까지한다. 황제, 가경, 추신의 감정들이 증오에서 연민으로, 연민에서 사랑으로, 사랑에서 권태로, 권태에서 순정으로, 집착과 질투, 욕망, 원망, 경애 이 모든 인간이 로맨스 상황에서 느낄 모든 감정들을 변화무쌍하게 담아낸다. 추신의 마음 변화로 세 사람의 일상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질투로 이성을 잃은 황제는 추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무모한 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가경을 향해서는 집착하며 갈등이 극대화된다.

 

 

이 소설의 마지막은 쉽게 읽혀지지 않을 정도로 독자의 상상을 힘들게 한다. 작가의 상상력이 현실의 뉴스들과 오버랩된다고 생각하면 그 설명이 과한 것일까? 동성애를 이렇게 자세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 소설은 처음인데다, 역사 속 퀴어 로맨스를 통해 윤리적 도덕적 인간성에 대한 탐구를 하게 되다니 색다른 경험의 독서였다. 읽는 내내 인간 내면의 추악한 감정들을 모두 나열해놓은 감정통을 들여다보면서 내 자신의 내면을 다듬어야 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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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하리의 절규
델리아 오언스.마크 오언스 지음, 이경아 옮김 / 살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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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이 세상 가장 오지라고 생각되는 곳은 강원도 태백의 어느 민박집이었다. 주변 민가가 많지 않았고, 밤에 불빛이라고는 내가 묵는 민박방의 불빛과 민박집을 나서서 인기척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 여름 휴가를 보내러 들른 곳이어서, 에어컨이 왜 없냐 여쭈니 시원한데 왜 에어컨이 필요하냐 하셔서 의문이었는데 하룻밤 지나고 나서 바로 알게 되었다. 한 여름에도 서늘해서 모기도 없는 청정지역이라는 것을...

등산하다 만난 작은 벌레나 모기에도 식겁하던 내가 나이들면서는 바퀴벌레 정도 크기의 벌레까지는 놀라지 않고 피하거나 떼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는데, 이런 내게 동물의 왕국이나 아프리카 자연 사파리 체험 등은 별로 달갑지 않은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책은 첫번째, 최근에 읽은 '푸른사자 와니니'라는 아동소설이었다. 이 책에서는 사자의 삶이 사자 입장에서 잘 묘사되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소설이 겹치는 것은 아마도 사자의 생태 연구 내용이 잘 표현되어있어서인가보다.

두번째 이야기는 중학교 시절 도덕 시간에 배운 늑대소년이야기 이다. 늑대에게 길러진 소년은 늑대와 같은 생활모습을 가진다는 인류학적 연구 결과 이야기 였는데, 중학생이 내게 무척이나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1970년대, 젊은 생태학자 부부가 아프리카 원시 야생에서 보낸 7년간의 기록을 담은 이 책은 다큐멘터리 시나리오 같은 이야기이다. 대학에서 만난 마크와 델리아는 석사학위나 연구팀에 들어가기보다 직접 아프리카 자연을 느껴보기로 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비행기 삯과 얼마 안되는 용돈을 가지고 용감하게 아프리카로 떠난다. 이야기는 그 곳에서 만난 사자, 하이에나, 자칼 등 맹수들의 행동과 생태에 관해 연구한 과학보고서이자 오지 생활의 일기라고나 할까... 아주 다양한 기록들이다. 견디기 힘든 더위와 추위, 항상 부족한 음식과 쪼들리는 자금, 너무도 느려서 진전 없는 연구 성과, 두 부부만이 전체인 외로움과 싸우면서 아프리카에서 동물들을 연구하기 위해 허허 벌판을 누비면서 겪은 생생한 체험담이 담겨있다. 부부가 아프리카에 익숙해질 즈음 현실적인 문제에 맞딱뜨리고, 아프리카 벌판을 포기하고 시내로 들어가야 한다고 결정한 때 만난 광물 연구가의 도움과 시시각각 변하는 동물의 세계에 친화되어 동물과 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은 어쩌면 늑대소년 이야기와도 닮아있다.

이 두 부부는 늑대소년처럼 사자, 하이에나, 자칼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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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장 영어 쓰기 습관 100일의 기적 : Basic - 매일 딱! 1장 10분씩 100일만 쓰면 영어가 뇌에 각인된다 매일 1장 영어 쓰기 습관 100일의 기적
시원스쿨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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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때는 중학교 입학하면서 부터이다. 요즘같은 시절이라면 초등학교때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해서 어쩌면 나도 영포자가 되었을수도...

 

언어를 익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큰 소리로 따라 읽고, 말하고, 있는 그대로 따라 쓰기를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실제로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배운 불어 시간에 선생님께서는 매시간마다 서너문장의 대화를 외우게 하셨는데 지금 불어를 다 잊은 내게 그 문장들이 뜻도없이 입으로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걸 보면 따라 말하기가 얼마나 좋은 방법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책 [매일 1장 영어쓰기 습관 100일의 기적]은 그야말로 영어를 익히는데 있어 기적적인 책이라 하겠다.

 

 

매일 초급 문장 100개 학습 및 300개 문장 쓰기를 통해 기초 영문법과 기초 회화 표현 마스터하게 된다. 매일 핵심 문장 본격적인 학습 시작 전에 기본기 다지기에서 꼭 알고 있어야 할 필수 용어(명사/대명사/동사/형용사/부사/전치사/접속사), 영어 어순, 영어 관사 등을 간단히 공부하고 넘어간다. 핵심 문장 1개를 익히고 이를 3번 따라 써 보고, 영작 해서 2개의 문장을 2번씩 쓰면서 총 3문장을 기본으로 외우게 된다. 영작해서 2번씩 쓰기는 오른쪽 아래 살짝 모범답안이 있기때문에 잘 안된다면 보고 쓰기로 하자. 나만의 문장써보기는 내 머리에서 나오는 영작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금은 어려울 수 있긴 하지만 앞의 3문장을 쓰다보면 자연스레 영어가 뇌에 각인되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다 되었다면 이젠 듣고 따라 말해보기 순서이다. QR코드에 대고 링크를 따라 들어가니 3개의 문장을 원어민이 낭랑하게 읽어주는 MP3가 제공된다. 다 썼다는 뿌듯함과 함께 큰소리로 외우니 '아 오늘의 영어공부는 완료되었군.'하는 뿌듯함까지 느껴진다. ‘영어 습관화 100일 훈련을 통해 지금까지 반복하던 한꺼번에 공부하기 다 까먹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의 영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영어 학습서이다.

 

사실 영어 욕심이 생기면서 뒷장으로 먼저 넘어가 보았다. 뒷장으로 넘어갈수록 쓰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제본이 의외로 잘 펴지는 제본이었다. 손으로 눌러도 책이 파손되지 않고 잘 펴지는 PUR제본 방식으로 제작되어 필기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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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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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의 꽃 1]이 을지문덕의 출생과 성장과정, 장수가 되는 과정을 그려냈다면, [살수의 꽃 2]는 을지문덕의 전쟁을 그려내고 있다.

우리가 익히 고구려 무용총 등 벽화에서 본 말 타면서 활을 쏘고 있는 고구려인의 모습이 을지문덕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좁은 협곡을 활용해 수나라 군을 물리치고, 어부들의 나룻배를 이어 군선으로 오인하게 만들어 수나라군을 진군하게 만든 후 적들을 물리치는 장면, 한밤의 전투에서 투구에 반짝이는 표식을 달아 아군을 구분해내는 등, 수나라 장군 포유명의 머리를 적진 한 가운데로 쏘아 보내면서 고구려인의 용맹함과 지략을 엿볼 수 있다.

태왕의 성을 짓는 노역장에서 목격한 아비의 죽음으로 가리가 태왕에게 원수를 갚겠다는 생각을 한것처럼, 문덕은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주었고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모든 것을 받아내려 달라붙었던 상두를 원수로 생각하고 있는데, 전장에서 우연히 상두를 만나게 된다. 재력있는 상두의 욕심은 벼슬을 얻고 싶은 욕심으로 이어지고, 그 욕심을 이용하는 문덕. 상두는 기생 설기를 이용해 문덕의 환심을 사려하고 문덕은 넓은 아량으로 설기를 대해준다.

22년전 아버지 을비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캐려는 노력으로 우문지를 만나 문덕은 아버지가 동해에 신루지(고래 기름)를 찾았던 것을 확인하고, 아버지가 받은 체자를 가지고 나타난 상두가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거란 확신을 하게 된다. 결국, 상두의 죄를 밝혀내지만 상두의 뒷배를 봐주던 권력이 그리 클지 모르고 방심하던 문덕은 고구려로 돌아가는 길에 많은 부하를 잃고 자신도 큰 상처와 함께 기억을 잃는다.

문덕은 설기의 도움으로 잃어버린 5년 동안 건강을 회복하지만...

이 이야기는 액션, 스릴러, 로맨스가 모두 담겨있는 한편의 영화같은 소설이다. 그동안 우리가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을지문덕과 고구려의 이야기에 상상을 더해 만들었지만 아주 사실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잡고, 자신이 처한 현실에 맞서는 인물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의 모습, 현명한 사회인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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