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 신현림 치유 성장 에세이
신현림 글.사진 / 민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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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정치하시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뒷바라지 하시느라 항상 힘드셨던 어머니, 그리고 항상 작가보다 여러모로 뛰어났던 형제들 그 속에서 그녀는 20대 후반까지 우울과 암울모드로 살았다고 한다.

몇번의 반복된 대학입시에서의 실패와 그 와중에 동생의 대학 합격, 기뻐야 하고 축하받아야 할 합격을 언니때문에 눈물로 미안함을 가져야 했던 동생에 대한 그녀의 미안함.

대학 입학 후 몇번의 연애에 실패.

이런 연이은 이십대의 일들은 그녀에게 좌절과 정신적 불안과 심각한 불면증만을 안겨준 치열한 이십대의 삶이었기에 그녀는 이십대를 남들처럼 아름답게 보지는 않는다.

서른 즈음이 되어서야 그녀는 돈벌이에도 안정을 찾고, 가족에게서도 독립하여 불면증이 절로 치유되었다고 한다.

'풀잎 하나, 나무 한 그루, 바람 한 자락에 마음이 가기 시작한 것도 서른살 즈음이었다.'라고 그녀는 고백하고 있다.

 

누군가 내게 "인생의 한 시점으로 갈 수 있게 해주겠다.'라고 한다면, 나는 아마도 20대 초반 그 치열했던 젊음으로 돌아갈 것이다. 비록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남들이 고등학생때는 모두 겪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감정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느라 내 감정적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버렸던 그 시절로 거침없이 돌아가고 싶다고 말 할 것이다.

이십대때는 내가 삼십대가 되면 감정적으로는 어느 정도 차분해지고 흔들림이 덜 생길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니 막연한 기대였을 것이다. 물론, 나 또한 서른이 되면서 작게는 흔들림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사소한 일에도 감정의 흔들림을 겪고 있었고 주변과의 타협한 내 모습이 편안해 보일지는 모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재미없어보이는 모습이었다.

 

작가는 신체적, 감정적으로 너무 힘든 이십대를 보내서 삼십이 되면서 안정을 찾았다고 했지만, 나는 덜 힘든 이십대를 보내서였을까... 나이 서른에도 안정을 찾지 못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주변의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 너무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은 그저 남겨둔채로...(그게 정답이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동감했던 헨리 나우엔의 말에 나도 동감을 보낸다.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왜 그렇게 깊이 감춥니까? 문을 두드리거나 전화를 걸어 그저 안부를 묻거나 서로를 잊지 않았다는 것을 왜 알리지 않습니까? 따스한 미소와 위안의 말을 듣기가 왜 그렇게 어렵습니까? 선생님에게는 감사의 표시를, 학생에게는 칭찬을, 요리사, 청소부, 정원사에게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가 왜 그렇게도 어렵습니까? 왜 우리는 더 중요한 사람을 만나거나 더 중요한 일을 하러 가기 위해서 서로를 모른 채 지나쳐 가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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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그녀는 무슨 영어를 할까? - 성공을 꿈꾸는 여성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영어책 잘나가는 그녀 2
김미선 외 지음, 태인영 감수 / 21세기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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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그녀는 무슨 영어를 할까'라는 독특한 제목과 보기에도 커리어우먼으로 보이는 그녀들이 나란히 멋진 포즈로 서 있는 독특한 표지를 본다면 이 책이 얼마나 정성스레 만들어진 책인지 알 수가 있다.

프리랜서 여행작가, 삼성전자 해외마케터, 외국계PR매니저, 외환중개소 머니브로커 ...

듣기만 해도 그녀들이 얼마나 잘 나가는 여자들인지 알 수가 있는데, 그녀들은 게다가 영어도 잘 하는 커리어 우먼이다.

 

흠...

아무튼, 그녀들의 일상을 훔쳐보듯이 그녀들의 예쁜 일상 사진과 다이어리로 책은 시작된다.

 

영어를 잘 하려면 일기를 매일 써보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녀들의 일기를 보면서 우리가 일상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표현과 우리의 모습을 영어로 표현할 수 있는 영어가 소개가 된다.

 

Diary와 Expression, Real talk, She said로 하나하나의 다이어리가 구성되고, 큰 10개의 상황이 끝날 때에는 Word와 Emotion이 추가된다.

오전 6시 Morning부터 At the office, Phone talk, Client meeting, Getting around, Trip, After housers, Friendship, Date, 밤 12시의 Dream까지 총 10개의 상황에 대해 잘 나가는 그녀들 네 명의 각각의 다이어리들이 모여 총 40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각각 다른 그녀들의 직업에 따라 그들의 일상이 표현되기 때문에 우리는 아주 다양한 직업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다양한 영어표현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재미와 함께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 또 그에 딸린 예쁜 사진들은 영어 공부를 줄줄 책 읽듯이 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재미있는 영어 소설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영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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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슬픈 오후
존 번햄 슈워츠 지음, 김원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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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헷갈릴 정도로 모든 등장인물들이 피해자로 그려진다.

대학교수인 에단과 화단디자이너인 그레이스는 아들 조시와 딸 엠마를 둔 행복한 가정의 부부였다. 그런 그들이 일요일 피크닉을 다녀오다 엠마가 화장실에 들른다는 이유로 멈춘 주유소에서 잠시 조시가 혼자 있는 사이에 뺑소니 차에 의해 조시가 죽는다.

아들 조시를 위험한 길가에 혼자 두었다는 책임감에 괴로워하는 에단, 아들의 죽은 모습조차 보지 못 하고 어렸을 적 파티에서 갑작스런 죽음을 당한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그레이스, 자신이 화장실에 가려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거라고 믿으며 나름의 고민으로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엠마...

행복했던 이들 가정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불행이란 늪으로 빠지게 된다.

 

어려서 아버지의 폭력성에 힘들어했던 드와이트는 성공한 변호사로서 루시와 아들 샘과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면서 바쁜 사이 아내 루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이별을 통고한다. 그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내재되어있던 폭력성이 튀어나오는 사태로 아들 샘을 본의아니게 주먹으로 턱을 날리고, 그 사건으로 그는 사랑하는 아들을 4년간 보지 못했었다.

이제는 아들과 주말에만 만날 수 있는데, 그 일요일 야구를 보러 갔다오다가 드와이트는 7시까지 데려다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속력을 올리게 되고, 차가 그의 제어를 벗어난 순간 이미 작은 소년을 치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는 샘을 다시 보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그 자리를 도망하게 된다.

뭔가를 친것을 안 샘에게는 개를 친것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된 채...

 

각자가 '내 생애 가장 슬픈 오후'를 겪은 에단, 그레이스, 드와이트의 이야기가 각자가 서술하는 방식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각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독자는 어느 하나에게 손을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경찰도 손 놓은 상태에서 엠마의 음악선생님인 루시와의 인연으로 루시의 집앞에서 엠마를 기다리게된 에단, 그리고 아들 조시와 같은 나이인 샘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에단은 사고 현장에서 들은 유일한 단서 "샘, 샘"이라던 목소리를 기억해내면서 범인에 접근해간다.

 

드와이트를 찾아간 에단은 그 곳에서 뜻밖에 샘의 아버지로 드와이트의 존재를 깨닫게 되고, 샘에게 아버지를 돌려보내게 된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와 아들을 잃을까봐 걱정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나는 현재, 내가 가까이 만나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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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다이어리 - 뉴욕에 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
제환정 지음 / 시공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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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우리가 영화 속에서 봐 왔던 뉴욕의 모습이 현대를 대표하고, 개인주의의 멋진 모습이라고 알아왔다면 이 책을 읽어볼 만하다.

'뉴욕에 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뉴욕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지은이가 뉴욕을 생활의 도시로 느꼈던 그대로를 실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게다가 리얼한 뉴욕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은 '뉴욕사진첩'이라는 두번째 부제를 붙여줘도 좋을 만큼 이 책을 다른 책들과는 구분짓는다.

하나 더,,, 장을 구분짓는 얇은 종이에 책 1/3만큼의 책갈피처럼 새겨진 뉴욕 사진들도 그야말로 다이어리처럼 친근한 느낌을 주는 제본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섹스 앤더 시티>라는 드라마에서의 뉴욕의 모습은 그야말로 최상위의 생활인들 모습으로 실제로 그렇게 살기 위해 드는 비용을 계산한 지은이에 따르면 한달 봉급이 5,000달러여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즉, 저금이 아주 많거나 아주 수입이 좋은 직장에 다니거나, 아주 수입이 좋은 사람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지은이는 또 100년이 넘은 뉴욕의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 그녀가 이용하는 뉴욕의 지하철은 냄새나고, 지저분하며, 굉장한 소음으로 괴롭고, 언제 고장이 나서 설지(사실 자주 고장이 난다고 한다) 모르는 값싼(?) 뉴욕의 대중교통으로 설명되어있다. 사실, 뉴욕이란 도시는 주차비가 무척 비싸고, 주차공간이 넉넉치 않아서 차를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꿈도 못 꾸는 일로 설명되어 있다.

그런 그녀가 서울의 지하철을 탔더니, 여긴 별세계였다고 한다. 자기 집보다 더 깨끗이 청소하는 아주머니 덕분에 깨끗하고, 조용하고, 환하고, 게다가 화려하고, TV까지 볼 수 있는 별세계...

그러나,,, 뉴욕의 지하철은 부랑자는 있지만 치대지 않았는데, 서울의 지하철에서는 구걸하는 사람, 물건을 파는 사람, 자리에 앉기 위해 밀치며 들어가는 사람들 때문에 그녀는 어느 곳의 지하철이 더 안전한지 모르겠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뉴욕에는 공식언어가 없다고 한다. 차이나타운에 가면 중국어가 공식언어이고, 그 곳은 사실 맨해튼에서 가장 범죄율이 낮은 곳이라고 한다. 실제 범죄가 일어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경찰을 부르지 않아서라나.

유대인이 막강한 부와 권력으로 뉴욕을 조용히 움직인다면, 중국인들은 놀랄만한 생존의 활력으로 자신의 문화를 유지한다고 한다. 차이나타운에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라고 하는데, 작은 자유의 여신상까지 세워져 있다.

  코리아타운은 한국의 1980년대쯤을 연상시키는 간판의 이름과 사람들의 패션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유는 '디아스포라' 즉, 자연스럽게 그 공간에서 생성된 문화가 아니라, 흩어진 민족들이 자신의 고향에 대한 기억으로 서로를 이어가기 위해 만든 공간이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언젠가 뉴요커들의 모습으로 정의되는 패션을 본 적이 있다.

1. 정장 : 일을 하기 위해서, 즉 높은 물가를 견디려면 열심히 돈을 버는 직장인이기 때문에

2. 스니커즈 : 비싼 주차비와 기름값, 비싼 대중교통비 때문에 걸어다니기 때문에

3. 커다란 백팩 : 걸어다니기에 편리한 가방

4.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 : 없는 시간을 쪼개어 마셔야 하기 때문에

 

그들은 많이 걷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염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평균수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걷는게 최고의 운동이라는 소리...

 

언젠가 뉴욕을 방문할 꿈에 부푼 나에게 이 책은 또하나의 자극제이다. 이 겨울 또 한번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불끈불끈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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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빌라 301호의 연인
김애경.이윤철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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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녀가 만나 연애 7년, 동거 2년을 거쳐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고 3년이 또 흘렀다.

그리고나서 그들이 책을 썼다.

그녀가 얘기하고, 그남자가 얘기했다. 또, 그남자가 얘기하고, 그 여자가 얘기했다.

자신들의 이야기-연애, 동거, 결혼-를 아주 현실적이게 자신들의 속내를 그대로 까발려서 쓴 글이기에  연애, 동거,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읽는다면 순식간에 그 환상을 깨버릴 수 있다.

이 세상 누구나 겪는 연애의 달콤함을 그 연애에 대한 뜨거운 감정을 어찌도 그리 잘 그려냈는지... 연애하면서 느끼는 애틋함과 절절함과 줄다리기 또한 있는 그대로를 표현해내서 두 사람의 속내가 너무도 환히 보인다.

게다가 동거에 들어가면서 우리 사회에선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는 여자에 대한 편견 또한 어찌나 잘 그려냈는지... 그 편견을 깨고, 가족들에게 인정받는 동거에서 드디어 가족들에게 승인받는 결혼으로의 절차가 무척이나 재미있다.

동거 생활이 결혼과 어찌 다른가도 너무도 잘 적혀있다. 결혼을 배제한 계약동거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극 말한다. 비싼 가전제품 사지 말라고...

그녀는 지펠 냉장고 때문에 뛰쳐나가려던 마음을 주저앉혔다고 했다.

물질에 대한 여자의 욕심이라고 흉볼지도 모르지만, 여자들이라면 모두들 이 부분에 공감할 것이다.

결코 살림을 잘 하는 이유에서가 아니고, 자신의 것에 대한 애착을...

 

직접 겪은 지은이들은 결코 재미있지만은 않았다고 할테지만, 한 발 떨어져 읽고 있는 독자인 나는 '인생이란, 삶이란, 다 그렇고 그런거구나. 특별하게 살아가고 싶어서 안달한다고 특별하게 살아지는 건 아니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결혼에 골인해서 살면서, 동거와는 다른 양가에 대한 책임과 의무.

서로에 대한 기대치도 달라지는 것을 느끼면서 그녀와 그남자는 결혼은 동거와는 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코 원치않았던 임신을 하게 되고 그녀는, 그리고 그남자는 부모님께 축하를 받으면서 이야기를 듣게 된다.

" 세상 사람들이 너희보다 못나서 아이를 갖는 줄 아니? 순리를 따르며 사는게 행복한 거야. 니들이 다 컸다고 아무리 잘난 척해봐야 인생을 다 알지는 못해. 부모가 되는 기쁨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수 없을거야."

그리고 그남자는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고 극구 주장하던 그때를 너무도 지금은 부끄러워하고 있다.

그들의 아이를 보면서 또 그여자, 그남자는 오늘도 인생을 배운다. 사랑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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