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슬픈 오후
존 번햄 슈워츠 지음, 김원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으면,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헷갈릴 정도로 모든 등장인물들이 피해자로 그려진다.

대학교수인 에단과 화단디자이너인 그레이스는 아들 조시와 딸 엠마를 둔 행복한 가정의 부부였다. 그런 그들이 일요일 피크닉을 다녀오다 엠마가 화장실에 들른다는 이유로 멈춘 주유소에서 잠시 조시가 혼자 있는 사이에 뺑소니 차에 의해 조시가 죽는다.

아들 조시를 위험한 길가에 혼자 두었다는 책임감에 괴로워하는 에단, 아들의 죽은 모습조차 보지 못 하고 어렸을 적 파티에서 갑작스런 죽음을 당한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그레이스, 자신이 화장실에 가려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거라고 믿으며 나름의 고민으로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엠마...

행복했던 이들 가정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불행이란 늪으로 빠지게 된다.

 

어려서 아버지의 폭력성에 힘들어했던 드와이트는 성공한 변호사로서 루시와 아들 샘과 나름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면서 바쁜 사이 아내 루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이별을 통고한다. 그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내재되어있던 폭력성이 튀어나오는 사태로 아들 샘을 본의아니게 주먹으로 턱을 날리고, 그 사건으로 그는 사랑하는 아들을 4년간 보지 못했었다.

이제는 아들과 주말에만 만날 수 있는데, 그 일요일 야구를 보러 갔다오다가 드와이트는 7시까지 데려다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속력을 올리게 되고, 차가 그의 제어를 벗어난 순간 이미 작은 소년을 치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는 샘을 다시 보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그 자리를 도망하게 된다.

뭔가를 친것을 안 샘에게는 개를 친것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된 채...

 

각자가 '내 생애 가장 슬픈 오후'를 겪은 에단, 그레이스, 드와이트의 이야기가 각자가 서술하는 방식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각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독자는 어느 하나에게 손을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경찰도 손 놓은 상태에서 엠마의 음악선생님인 루시와의 인연으로 루시의 집앞에서 엠마를 기다리게된 에단, 그리고 아들 조시와 같은 나이인 샘을 만나게 되고 그렇게 에단은 사고 현장에서 들은 유일한 단서 "샘, 샘"이라던 목소리를 기억해내면서 범인에 접근해간다.

 

드와이트를 찾아간 에단은 그 곳에서 뜻밖에 샘의 아버지로 드와이트의 존재를 깨닫게 되고, 샘에게 아버지를 돌려보내게 된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와 아들을 잃을까봐 걱정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나는 현재, 내가 가까이 만나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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