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채송화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채'라는 성은 참 많은 예쁜 이름을 만들어낸다.

여태껏 만났던 '채'씨 성을 가진 내 친구들은 이름이 모두 예뻤다.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 이름으로 딱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채'씨는 이름을 예쁘게 만든다.

 

이름만큼 외모는 아니라고 전제를 하고 이 책은 시작하고 있지만, 어느새 나는 나도 모르게 주인공 채송화의 매력에 푸욱~ 빠져서는 짧은 머리에 멀대처럼 키크고 몸매의 볼륨이 전혀없다는 채송화를 키 큰 멋진 모델처럼 상상하게 되었다.

 

얼마전 후배가, "제가 살면서 보아온 정말 못 생긴거로는 1위인 제 친구가 결혼한대요. 그것도 아주 예쁜 신부로 능력도 좋은..." 이러면서 부럽다는 눈빛으로 투덜대던 기억이 난다.

그 후배의 말에 내 대답은 "얘야, 사랑은 그렇게 콩깍지가 팍 씌여서 외모는 안 보이는거래." 라는 아주 상투적인 것이었다.

후배의 눈은 '소설에서나 그렇지, 사실 외모가 얼마나 중요한대 그러세요...'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보면, 정말이지 사랑은 외모보다는 인간성, 성격이 먼저 라는 증거를 많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매스컴이 외모지상주의로 이끌어가는 이 세상에서 외모를 완벽하게 배제하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튼... 이 소설은 사람은 시각, 청각, 언어 순으로 이미지를 받아들인다는 메라비언의 법칙을 약간은 거스르는 내용이어서 평범한 우리들의 공감을 더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여주인공 채송화가 특별히 예쁜 외모가 아니라는 점을 빼면 평범한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검도를 잘 하고, 아무 데서나 잘 잠들고, 꼭지돌게 술 마시고 다음날 정시에 출근을 하며, 건설이라는 남자들의 영역이라는 곳에서 잘 살아남는 것은 평범한 여자들이 하는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

 

남자 주인공 윤상엽은 그런 채송화의 매력을 일찌기 알아보는 보배같은 눈을 가진 남자이다.

잘 생긴 외모, 훌륭한 직업, 대단한 집안을 배경으로 가진 남자이면서 감춰진 사람의 매력을 알아보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완벽한 남자와 멋진 여자가 만들어낸 로맨스 소설이지만, 그 안에서 틈을 보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나는 평범함을 보고 있는지도...

 

추운 겨울에 알맞은 따뜻한 온도를 가진 로맨스 소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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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떨어지는 속도
류성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장미가 떨어지는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내가 좋아하는 책, 영화는 나의 상상을 자극하는 내용이다.

예전에 읽은 '인샬라'라는 책이 그랬고, '쉬리'가 그랬듯이 [장미가 떨어지는 속도]는 나의 북한에 대한- 정확히 말하자면- 북한 사람들의 사랑방식을 또 정서를 상상하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있을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상상을 그림그려내듯이 할 수 있어서 더욱 이야기는  나를 빠져들게 한다.

겉표지와 양장본 표지가 예뻐서가 아니고, 내용이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의 매 장 시작마다 짧은 글귀가 적혀있다. 그 장의 내용을 미리 귀뜸해주듯이...

그 장의 제목 또한 영화 시나리오의 설명처럼 간략하게 이루어져있고, 그에 따른 글귀는 그 장을 읽은 다른 사람이 미리 내게 한마디 해주는 듯 하다. 

32장은 특이하게도 가수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 중 일부가 씌여져 있다.

 
아름답고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다룬 책인만큼 내용은 읽는 내내 가슴 한켠을 쓸어야만 한다.

표지의 내용이 너무도 궁금했었다. 도대체 작가는 이 여섯줄의 말로 무엇을 표현한 것일까?

그리고 제목에 나온 장미와 이 여섯줄에 나오는 사과는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걸까?

그런데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여주인공이 말한다.

 사과를 먹어봐야만 나중에 사과구나 안다고 말이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무섭다고 두렵다고 내가 해야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돌아보지 않고 방치한다면 결국 되는 일은 하나도 없을것이다.


새해가 밝은 날, 가슴저리며 읽게 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내 사랑은, 내 인생은

얼마나 용감했고, 얼마나 깊이가 있었으며, 얼마나 진실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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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블링 - 쇼핑보다 반짝이는 청담동 연애이야기
정수현 지음 / 링거스그룹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보통 크리스마스에는 친한 친구와 맛난 저녁을 밖에서 먹고, 혼자 사는 그녀의 집에 들어가 알코올을 한잔 하면서 수다를 떨면서 그렇게 밤을 보내고는 한다. 이튿날은 조조영화를 한편 보고나서 우리는 헤어진다.

 

기독교인이 아닌 나이지만 항상, 크리스마스는 뭔가를 해야하는 명절이나 기념일처럼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찬가지로 29살의 청담동 잘 나가는 그녀들은 서른맞이 크리스마스를 자알~ 보내기 위해 멋진 내기를 하고, 그 내기에 이기기 위해 세명 모두 37일을 총총 보내게 된다.

 

Bling Bling을 찾아보니 '지나치게 장식한 보석이나 옷차림'을 이야기 한단다.

그렇다면, 이 책의 내용은 지나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에 관한 내용?

 

혹자는 그렇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소위 잘 나가는 그녀들은 셋 모두 학벌, 재력, 미모에서 한가지도 빠지는 조건이 없는 완벽녀들이니까.

그렇게 완벽한 그녀들이 블링블링한 남자를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가히 상상이상이다.

CF속의 '잘난 남자는 여자친구가 있고, 완벽한 남자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요즈음 세상에서 그녀들이 블링블링한 애인을 만들기 위해, 찾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배꼽을 잡고 웃게도 만들고, 현실 속 골드미스들의 모습과도 너무 닮아있어서 가슴아리게도 만든다.

 

울다가 웃다가 어느새 책 마지막 장에 이르면, 세 여자의 사랑도 어느새 그녀들의 완벽한 모습처럼 완벽한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

신지은, 윤서정, 정시현 그녀들의 사랑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드라마틱한 모습을 띄고 있어서 더욱 이 책이 재미있게 느껴지는게 아닐까?

한국판 [섹스앤더시티]라고 할만하다. 곧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될 거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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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타샤
조지수 지음 / 베아르피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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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단 두꺼운 책의 두께에 잠시 넋을 놓는다.

소설이 이렇게 두꺼우면 어쩌면 내가 읽으면서 지칠지도 모르겠다는 괜한 걱정.

연말이 다가오는데, 너무 두꺼운 책을 시작한게 아닐까하는 내 자신에 대한 못 미더움.

 

나는 캐나다를 가 본 적이 없다. 단지, 친구의 4개월간의 어학연수 사진을 보며 부러워한 경험이  모두 이다.

10년전 그당시 그 친구는 그랬다. 캐나다는 사람이 모여 살 수 있는 최고의 천국이라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는 그 친구에게 못 물어봤지만, 아마도 그렇다고 대답하지 싶다.

 

아름다운 캐나다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조지는 군 제대후,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장남이라는 굴레를 벗어버리고, 어머니는 그후 10여년을 못 돌아오는 그를 향해 눈물을 보내신다.

그는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캐나다에서 미술사를 가르치는 교수가 된다.

 

이야기의 처음 100여쪽은 조지의 주변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학생 유진과 그의 탐욕스런 부인, 자연친화적 인물 그렉과 그의 너무도 현실적인 화교 부인 베시.

잠시 이때 나는 이 소설을 어쩌면 끝까지 못 읽어낼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빠졌다.

아마도, 이 책이 조지의 주변인물에 관한 이야기이고, 제목에서 알려준 나스타샤도 그런 인물 중 하나에 불과할 것이라는 걱정.

 

내 주변에도 복잡한 도시 생활이 싫어서 강원도로 온 가족을 데리고 떠나버린 선배도 있고, 나이 50에 홀로서기를 외치며 공주의 작은 도시로 떠나버린 선배도 있다. 그런 분들의 특징은 '자연친화적'인 삶이 자신의 마지막 목표라고 굳게 믿고 있는 분들이다.

 

조지도 어떤 면에서는 자신의 목표가 너무도 굳세다.

돈을 버는 것보다는 학문이 좋고, 강의가 좋고, 글을 쓰는 것이 좋은 교수.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보다는 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

내 사랑을 지키는 방법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

한 번 사랑은 영원한 것으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말을 할법한 사람.

 

그런 그의 사랑 지키기는 나스타샤의 아들에게까지 이어지고,

그를 사랑했던 나스타샤 또한, 그를 닮은 듯 그와 같은 방식으로 사랑을 지켜낸다.

 

조금은 너무 몰입된 사랑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게 한 책.

 

하지만, 캐나다라는 넓은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인만큼 스케일이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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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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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산다는 건 늘 뒷통수를 맞는거라고.
인생이란 놈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앞통수를 치는 법이 없다고.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뒷통수를 맞는거라고.
그러니까 억울해 말라고.
어머니는 또 말씀하셨다.
그러니 다 별일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육십인생을 살아온 어머니 말씀이고

아직 너무도 젊은 우리는 모든게 다 별일이다.

젠장.

 

내가 노희경 작가를 좋아하는 것은 그냥 한쪽 마음 구석에 따뜻한 난로 하나를 품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어느날, 직장 선배가 "드라마 재미있는거 시작하더라. 내가 노희경 작가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드라마 또 하나 시작하네."라고 말하는 순간 내 가슴 한 켠 난로가 다시 지펴졌다.

그리고 16회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 진행되는 동안 잊었던 내 감성이 살짝쿵 되살아 났다.

항상 내가 좋아하는 만큼까지는 시청률이 안 나와서 조금은 실망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드라마를 내가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따름이다.

맨 위의 글은, 드라마 중 현빈의 독백이었다. 너무 좋아서 여기저기 베껴놓았던 글.

 

그리고, 드라마가 거의 끝나갈무렵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듯 노희경님의 에세이가 내 손으로 떨어졌다.

에세이 표지라고 정의내려도 될만큼 편안한 그림과 함께 빨간 속지에 노희경님의 싸인과 책 사이사이 끼워진듯한 책갈피처럼 손글씨 한마디가 너무도 인상적이다. 낙서처럼 씌여진 한줄 내용의 글이 따뜻한 내 가슴의 난로를 한번씩 활활 불타오르게 한다.

 

'꽃보다 아름다워', '거짓말', '굿바이솔로'에서 내가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2008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느끼고, 그 연장선에서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를 만났다.

 

그녀가 20대부터 사랑에 관하여 생각한 것, 느낀 것, 행동한 것, 그리고 드라마 작가로서, 여자로서, 아버지의 딸로서, 어머니의 딸로서  등등에 관한 모든 것을 써내려간 이 책은 그야말로 노희경 그녀의 [속내 자서전]이라 할만하다.

 

나는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려고 노력은 하느냐하면? 그렇지도 못하다.

그리고, 노희경 작가님 그녀도 그랬다. 내게 위로를 주기 위해서인것처럼... 타인에 대한 따뜻함을 가지지 못한 것을, 따뜻함을 주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아직 어린 너희들은 그렇게 살지 말라고 소리치는듯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그녀와 마찬가지로  유죄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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