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산다는 건 늘 뒷통수를 맞는거라고.
인생이란 놈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서

절대로 우리가 알게 앞통수를 치는 법이 없다고.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뒷통수를 맞는거라고.
그러니까 억울해 말라고.
어머니는 또 말씀하셨다.
그러니 다 별일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육십인생을 살아온 어머니 말씀이고

아직 너무도 젊은 우리는 모든게 다 별일이다.

젠장.

 

내가 노희경 작가를 좋아하는 것은 그냥 한쪽 마음 구석에 따뜻한 난로 하나를 품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어느날, 직장 선배가 "드라마 재미있는거 시작하더라. 내가 노희경 작가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드라마 또 하나 시작하네."라고 말하는 순간 내 가슴 한 켠 난로가 다시 지펴졌다.

그리고 16회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 진행되는 동안 잊었던 내 감성이 살짝쿵 되살아 났다.

항상 내가 좋아하는 만큼까지는 시청률이 안 나와서 조금은 실망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좋은 드라마를 내가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따름이다.

맨 위의 글은, 드라마 중 현빈의 독백이었다. 너무 좋아서 여기저기 베껴놓았던 글.

 

그리고, 드라마가 거의 끝나갈무렵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듯 노희경님의 에세이가 내 손으로 떨어졌다.

에세이 표지라고 정의내려도 될만큼 편안한 그림과 함께 빨간 속지에 노희경님의 싸인과 책 사이사이 끼워진듯한 책갈피처럼 손글씨 한마디가 너무도 인상적이다. 낙서처럼 씌여진 한줄 내용의 글이 따뜻한 내 가슴의 난로를 한번씩 활활 불타오르게 한다.

 

'꽃보다 아름다워', '거짓말', '굿바이솔로'에서 내가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2008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느끼고, 그 연장선에서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를 만났다.

 

그녀가 20대부터 사랑에 관하여 생각한 것, 느낀 것, 행동한 것, 그리고 드라마 작가로서, 여자로서, 아버지의 딸로서, 어머니의 딸로서  등등에 관한 모든 것을 써내려간 이 책은 그야말로 노희경 그녀의 [속내 자서전]이라 할만하다.

 

나는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려고 노력은 하느냐하면? 그렇지도 못하다.

그리고, 노희경 작가님 그녀도 그랬다. 내게 위로를 주기 위해서인것처럼... 타인에 대한 따뜻함을 가지지 못한 것을, 따뜻함을 주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아직 어린 너희들은 그렇게 살지 말라고 소리치는듯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그녀와 마찬가지로  유죄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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