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문장력 - 보기 좋고 읽기 쉬운 정교한 글쓰기의 법칙 20
브랜던 로열 지음, 구미화 옮김 / 카시오페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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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력은 단기간에 습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독서와 필수적으로 글쓰기를 많이 해버릇해봐야 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글쓰는 일에도 많은 흥미와 욕심이 있어서 내 문장을 탄탄하게 할만한 표현이나 참신한 단어를 발견하게 되면 머리 위로 전등이 밝혀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탄탄한 문장력>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글쓰는 방법에 대해서 핵심만을 짚어낸 책이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분량은 167페이지 남짓되는데도 매우 알차다. 나름 글쓰기에 자신있는 사람이라도 이 책에서 많은 팁들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기본원칙 20가지만 제대로 지켜낸다면 누가 보더라도 매끄러운 문장이 될 것 같다. 미사여구나 수식어 다 빼고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을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쉬운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제안서를 넣거나 발표를 하는 걸 지켜보면 굳이 순우리말로도 충분할 것을 괜히 평소엔 잘 쓰지도 않은 한자를 집어 넣거나 영어를 남발하는데 나중엔 뭔 얘기를 하는지를 모르겠다. 지식자랑하기 위해 글을 어렵게 만들기 보다는 주제에 맞는 글을 쉬운 우리 말로 풀어서 썼으면 좋겠다.


수많은 서평을 남기고 리뷰를 쓰고 있는 나도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설득력을 가진 문장을 만들기 위해 짚어볼만한 원칙들도 많았는데 바로 실무에서 써먹을 수 있는 방법들이다. 글을 잘 못 쓴다거나 서툴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연습해봐야 한다. 적어도 책에 제시한대로만 기존에 쓴 것들을 가다듬어도 훨씬 보기 좋고 사람들로 하여금 읽고 싶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총 세 파트로 나뉘는데 구조, 문체, 가독성처럼 핵심을 놓지 않는다면 훨씬 글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장력을 키우기 위해 항상 꺼내어 읽을만한 책이다. 요즘은 논술부터 자기소개서, 제안서, 블로그에 이르기까지 글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신이 지금 글쓰기에 대해서 잘 안 풀리거나 슬럼프 혹은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에 나온 원칙들을 읽어보면서 재점검하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글은 누가봐도 읽기 편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을 글답지 못하고 무슨 말을 전달하는지 모를 때는 죽은 문장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글쓰는 방법론적인 부분보다는 원칙들을 체계적이고 간결하게 짚어내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문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세상에 난무하는 수많은 글들 중에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 글이 있는 반면 계속 읽고 싶게 만드는 글이 있다. 쉬운 문장으로 써내려가지만 누구에게나 읽혀지는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램이 내 목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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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카트린 지타 지음, 박성원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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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나는 여행길이 외롭게 보이는가? 저자가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경험했듯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 누군가와 대화할 상대는 없지만 내가 원하는대로 갈 길을 정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다. 나 역시 오래전부터 혼자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떠난 경험이 많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서 떠나는 것이고, 혼자일 때 행복해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혼자 있는 시간동안 내면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다.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를 읽으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돌봐야 한다. 일에 쏟아부은 시간만큼 쉬어줘야 다음날 집중력있게 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일하다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주변을 산책하거나 사색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야 한다. 혹사당한 머리로는 자신도 힘들고 일에 집중하기 힘들다. 휴식이 없다면 성공도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회사 외에는 자기만의 삶을 온전히 누리지도 못하고 쳇바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쉴 떄는 쉬면서 계속 자신을 리플레쉬하면서 뭔가를 배우면서 계속 발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다. 내일이라고 어제와 다를 바 없는 무미건조한 생활에 익숙해질 떄 과연 미래에 원하는 삶을 누릴 수 있을까?


혼자 여행하는 동안 우린 생각보다 자신에게 많은 걸 집중할 수 있다. 내 삶의 주체가 되고 싶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의 시선에 눈치보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일단 내가 원하는 걸 하면서 살고 싶다. 이 책은 혼자 떠나는 자들을 위한 여행의 기술을 알려줌과 동시에 내 자신에 대해서 사색하게 만드는 명상집과도 같다. 뭔가 많은 것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좋겠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계획하며 주도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인생을 여행하는 동안 끊임없이 질문해보고 찾는 일을 반복한다. 만약 내가 바라는 삶에서 멀어지게 만든다면 그걸 추구하기 위해서 환경을 옮기고 시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일이 인생의 모든 것은 아니다. 일에 매몰된 채 자신을 잃어버리고 싶지도 않다. 물론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만큼의 휴식도 필요하다. 이제 양적인 부분보다는 질적인 부분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여행은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들며, 이 세상은 다양한 삶의 방식과 모습들이 있음을 인정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내가 이 책에서 재확인한 깨달음을 다른 누군가도 느끼기를 바란다.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타인의 삶을 존중하며, 그들도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반면 자신의 삶에 여유가 없고 진정한 삶을 잃어버린 사람은 타인도 그러기를 바란다. 각자의 삶은 다르며, 추구하는 목표와 목적지가 같을 수는 없다. 강요에 의한 거짓된 삶이 아니라 내 마음이 기뻐서 저절로 움직일 때 풍요로워질 수 있는 삶이기를 바란다.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혼자만의 사색을 충분히 느끼고, 오늘보다 더 밝은 내일이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레 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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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 퓨처클래식 2
바데이 라트너 지음, 황보석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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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캄보디아를 떠오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바로 캄보디아 내전을 소재로 삼은 영화 '킬링 필드'다. 무시무시한 학살이 벌어진 그 잔혹한 모습에서 무려 인구의 1/3이 크메르 루즈라는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하는데 끔찍한 일이다. 같은 동족을 어떻게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무고한 국민들을 잔인하게 죽을 수 있을까? 그런 끔찍한 내홍을 겪은 캄보디아 출신의 작가가 <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라는 책을 내놓았다. 헌데 소설의 첫 시작은 여느 부유한 가정의 평화로운 아침처럼 잔잔하기만 하다. 아직 어떤 참상이 벌어질 지 모르는 태풍의 눈처럼 아름다운 필체로 라미라는 일곱 살 소녀의 일상을 담고 있다. 라미는 소아마비에 걸린 탓에 보행교정기를 껴야만 거동이 가능하다. 그녀 곁에서 항상 보살펴주는 엄한 유모가 있고, 순진하고 충직스런 늙은 총각의 하인이 있다. 왕가의 후손이라 어느 것하나 부족함이 없는 가정의 모습이다.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비극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너무나도 대비되기 때문이거나와 전쟁통에서는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없으며 별 일 없던 일상이 하루 아침에 지옥으로 변해버리게 된다.


라미에게도 한 순간에 비극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크레르 루즈라는 혁명군이 들이닥치면서 맨 몸으로 집 밖으로 끌려나오게 된다. 그 이동 중에도 시인인 아버지는 라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자신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딸이기에 이 상황을 이겨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혁명군이 라미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대라고 하자 순순히 응했던 라미는 아버지와 생이별을 하며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만다. 그 와중에 라미는 어머니 곁을 따라가게 되는데 아직 어리광을 부려도 이상하지 않을 일곱 살에 이처럼 엄청난 일을 한꺼번에 겪게 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견디기 힘든 순간일 것이다. 아버지는 어쩌면 마지막 순간일수도 있는 그 날 밤 걸음이 자유롭지 않은 딸이 보는 앞에 땅에 누우면서 딸은 날 수 있다는 말을 남긴다. 비극이 일상처럼 벌어지는 현실 앞을 딛고 끝까지 살아남으라는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아버지의 처형, 매일 같이 반복되는 굶주림과 고통의 순간들. 자신보다 어린 동생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왕비였던 할머니도 뒤따라 숨지고 만다. 자신의 가족이 하나둘 떠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버텨낼 수 있었을까? 


라미는 아버지의 수첩 속에서 발견한 글에 담긴 의미를 깨달은 후 극적으로 헬기에 구조되어 탈출하게 된다. 혁명 무장단체였던 크메르 루즈도 내부를 통해 붕괴해버리는데 이 소설을 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더욱 생생한 감동을 전해준다. 그것도 아름다운 문체로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이렇게 소설로 펴낼 수 없다는 건 그 당시의 비극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이미 많은 것을 전해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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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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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나라의 역사를 담은 교과서. 학교에 다닐 때는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시중에 나온 여러 책을 읽다보니 정말 달달 외웠던 교과서의 내용이 진실만을 적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교과서도 누군가의 사상이 개입된다면 그것만큼 무서운 일도 없는데 말이다. 우리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판하면서도 자국의 역사를 교과서에서는 제대로 적시해놨는지 궁금했다. 헌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알게 모르게 축소와 왜곡이 있음이 드러났다. 중국과 일본이 역사왜곡을 한다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교과서를 재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것은 백제가 그렇게 국토가 좁거나 약한 나라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근초고왕이 백제의 최전성기라는 것만 알고 있었지 요서 지방과 양자강 이남, 동지나해를 지배했던 제국이라는 건 배우지 않았다. 신라방, 신라소, 신라촌, 신라권, 신라원이 전통적으로 해상에 약한 신라에 의해서 세워졌다기 보다는 해상에 강했던 백제가 멸망한 후에 생겼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하니 아귀가 잘 맞아 떨어진다. 이미 양자강 하류와 동지나해를 지배하고 있었던 백제가 없었던 결코 생겨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잘못된 역사를 교과서에서부터 바로 잡자는 취지에서 보면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들이 나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흥미로울만한 책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교과서의 오류를 지적하고 역사적 사실을 밝혀낸다. 교과서의 내용이 누군가의 의도대로 첨삭이 되었거나 사실이 비틀려있다면 그걸 배우는 사람이 곧이 곧대로 주입된다는 점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교과서를 기본 텍스트로 배우는 청소년들이 편협된 역사관에 빠져들거나 우리 선조들의 우수성을 폄훼하고 중국은 세계의 중심이자 대국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박힌다면 자국에 대한 자긍심을 어떻게 누릴 수 있겠는가? 작년에 뉴라이트 교과서로 한바탕 나라를 떠들석하게 한 적이 있다. 여기서 무서운 점은 얼마든지 자신들의 원하는대로 교과서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사편수회가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역사를 왜곡시키고 그들이 원하는대로 식민사관을 개입시켰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교과서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배우며 자라는 국민들에게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지금도 고스란히 영향을 받고 있다. 어디부터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이제는 알아야 할 때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축소시키려고 했다. 고조선만 하더라도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의 계보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여전히 고조선은 해씨왕족이 다스리고 있었다고 한다. 조선 사학자들의 대명사상을 받들면서 고조선과 관계된 책자를 불태우려 했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안타까울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공분도 많이 하고 탄식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대로 된 역사를 알고자 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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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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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은 주로 일본 아니면 미국에서 나온 책들이 전부였는데 한국에도 이렇게 재미난 책을 쓰는 작가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탤런트 채연수 실종사건으로부터 시작되는데 그의 전 남자친구인 민주일보 사회부 기자 박희윤은 홀로 그녀의 행방을 쫓느라 동분서주 한다. 그 와중에 취재 중 만나 친하게 지낸 전직 형사 갈호태를 만나게 되고 이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맹렬하게 사건 속으로 빠져든다. 박희윤은 채연수 사건 이후로 기자 일을 그만두게 되는데 선친 덕분에 돈 걱정 없이 세종문화회관 근처에 카페를 차린 갈호태 밑에 머물면서 지내고 있다. 그러던 중 한 때 민주일보 사회부 후배인 홍예리가 하마드와 관련된 것 같다며 취재 자료를 들고 나타난다. 갈호태는 여색을 밝히는 편이지만 형사 기질이 남아있어서 사건을 해결하러 나설 때는 굉장히 터프하다. 반면 박희윤은 매사에 신중하고 갈호태가 홍예리에게 찝쩍대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기고 말이 길어질 것 같으면 말을 싹뚝 잘라버린다. 서로 다른 스타일과 성격, 취향을 가진 이들은 마치 탐정처럼 사건이 주어지면 뭉쳐서 해결하기 위해 차를 타고 나선다.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은 한국적인 특성을 잘 드러내보이고 있다. 앞뒤가 꽉 막힌대다 상부의 지시에 맹종하는 경찰의 지위체계를 보여주는데 지금이 아니면 단서를 놓칠 것 같아 갈호태가 자신보다 한참 기수가 아래인 형사를 붙잡는 동안 박희윤은 차에서 빠져나와 용의자로 추정되는 집에 찾아가는 장면을 보면 역시 현실감을 잘 그려내고 있다. 탐정 소설이긴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어느 악당을 처단하기 위해 나서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힘없고 약한 사람들에 대한 글들이 따뜻하다. <신들이 속삭이는 밤>을 예로 들면 자신의 나라에서는 대학 교육까지 받을 정도의 엘리트였지만 불법 체류자로 한국에 온 뒤로는 공장을 전전해야 했는데 우리나라가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들을 대하는 모습이 어떤지 읽으면서 가슴 한 켠이 아렸다. 임금체불을 한 것도 모잘라 피부를 녹게 할 수 있는 황산을 부은 사장에게 공분을 했고, 그의 친오빠가 작은 폭탄으로 그 사장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를 폭파시킬 때는 오죽하면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불법 체류자라는 이유만으로 상습적인 임금체불과 폭행, 모욕들이 오가는데 참 부끄러운 일이다.


사건을 거듭할수록 박희윤, 갈호태, 홍예리의 호흡이 매끄러워지고 여전히 시시껄렁한 유머는 넘쳐난다. 별거 아닌 잡담들이 오가면서도 결국 해결해야 할 지향점은 놓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 소외된 사람들은 얼마나 많으며 이들에게 죄를 물어야 할 지 아니면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먼저 단죄해야 할 지 묘한 갈등을 가져오게 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일견 가벼워 보이기도 하는데 책을 속도감있게 읽기에는 제격이다. 한마디로 지루할 겨를도 없이 이들 콤비의 만담과 추리극이 절묘해서 일단 책을 붙들면 다음 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책이다. 너무나도 한국적인 추리소설이라 무더운 이 한여름밤에 읽기에는 제격인 것 같다. 사건이 끝자락에서는 살짝 여운도 있으니 그냥 가볍게만 읽을 수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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