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서 응답받는 감사기도 - 주님과 함께하는 라이팅북
유성준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사관련 책들이 작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요즘 시대는 노트 위에 글을 쓰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거나 스마트폰으로 카톡하기 바쁘다보니 글을 쓸 일이 잘 없는 것 같다. 공부를 하거나 세미나를 들으면서 받아적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잘 쓰던 글쓰기 실력이 점점 악필로 변질되는 것 같다.



<쓰면서 응답받는 감사기도>도 마찬가지로 유명한 기도문을 그대로 옮겨적는 책이다. 16년 전인가? 마태복음부터 차례대로 성경을 필사한 적이 있는데 매일매일 그 작업을 반복한다는 것이 보통 정성과 노력이 아니면 힘든 일이었다. 한 글자씩 틀리지 않게 눌러 쓰는 일에도 마음이 다해야 하기 때문에 필사에 대한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책에 나온 감사기도를 읽는 것만으로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낀다. 이 책은 읽어도 좋고 필사해도 좋으며 낭독하며 읽어도 좋은 책이다. 총 125편의 글이 실려있어서 이 안에 감사, 은혜, 평안, 기쁨, 사랑을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마음이 깨지고 아플 때나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조용히 묵상하듯 기도를 드리자. 



비록 글씨는 비뚤비뚤하게 날려서 썼지만 글을 여러 번 곱씹다보면 가슴 깊이 전해오는 감동이 다른 책에서 느낄 수 없는 진심이 전해온다. 내 손으로 직접 쓴 글 위에 더하여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조용히 글을 쓰면서 응답받는 기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마운 책이며, 일부러 시간내서 기도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을 책인 듯 싶다.



우리는 일상의 늪에 갇혀 자신을 돌볼 여력이나 여유가 없이 살아가는 것 같다. 필사를 할 때는 오로지 나에게만 허락된 시간이다. 누군가의 지시나 의무감으로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인 것이다. 지금 내게 등불처럼 빛이 되는 기도, 잠시 어긋난 길을 갔어도 다시 되돌아올 수 있게 하는 그 힘이 되어 주는 기도. 하루에 한 페이지씩 써도 좋고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필사하다보면 어느새 근심이나 걱정을 덜어낼 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경의 도서관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8가지 진실된 이야기와 순수한 거짓말들이라는 부제로 된 책 <국경의 도서관>. 처음에는 책 제목에 이끌렸는데 알고보니 이 책은 38가지 단편들을 모아놓은 단편소설집이었다. 이 책은 <생각이 나서>의 작가 황경신의 이야기노트로 같은 선상에서 <초콜릿 우체국>에 이은 두 번째 단편소설집인 셈이다. 38가지나 되는 단편들이라서 읽는 호흡은 짧아서 좋은데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다보니 깊게 빠져들지는 못했다. 아마 제목에 혹했다면 도서관에 대한 책이 아니라는 점에 실망할텐데 단편만으로 놓고 보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 짧은 이야기에 살이 붙어서 중편이 되고 장편이 되니까 작가는 단편을 쓸 때 그 이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나비와 바다의 놀라운 인생"은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거짓말같은 이야기다. 일단 같은 성을 쓴데다가 이웃사촌이다. 엄마가 서로 가깝게 지내다보니 자연스레 둘 간의 경쟁이 붙었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세웛이 흘러 대학생이 될 때쯤 이들은 우연히 소개팅 자리에서 만나게 된다. 그 후로 연인관계로 발전하여 결혼에 성공한다는건데 단편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다. 아니면 <서프라이즈>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읽다보면 어디부터가 픽션이고 논픽션인지 모르겠다. 그걸 따질 겨를도 없이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보면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이다.


전체 스토리라인을 그려가면서 읽는 편이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단편적인 구성 밖에 힘을 실을 수 없다. 그래서 그랬다더라 정도여서 작가가 구상한 이야기들을 개략적으로 소개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단편이라기엔 38편이면 너무 많이 책에 실었다. 사랑 이야기만 실린 것도 아니고 이별, 에피소드, 이상한 경험 등 주제는 다양하다. 워낙 예쁜 표지와 황경신 작가가 쓴 책이기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독자들도 많을 것 같다. 이 책은 에세이를 다룬 책이 아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하며 그 이야기들 속에서 상상력을 키울 여지는 존재한다. 그 동안 작가는 이야기 노트를 통해 이를 반복해왔던 것 같다. 대부분의 부제는 몇 가지의 진실된 이야기와 순수한 거짓말이라는 부제를 달았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대중교통로 이동할 때나 자투리 시간에 읽기에는 제격이라 어디서든 간편하게 읽기에는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공 이미지 메이킹 - 꿈을 실현시켜 주는
권혜영 지음, 이현주 그림 / 성안당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생활 초년생에게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제목은 <꿈을 실현시켜 주는 성공 이미지 메이킹>인데 찬찬히 들여다보면 사회생활을 하며 지켜야 할 생활 속 기본 매너와 메이크업, 패션 스타일링 등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이 많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매너를 몰라 민망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직장에 막 입사했을 때 매너가 몸에 베이면 일단 회사생활이 편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예의바르고 착실하다는 인상을 주면 그 사람으로부터 신뢰가 생기기 때문이다. 외부 미팅으로 사람을 만날 때나 소개팅이나 연인과의 데이트에서도 옷차림이나 말투에서부터 이미지가 각인되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온 내용으로 부단한 연습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14챕터인 고품격 매너는 그런 이유로 알고 몸에 배는 습관을 들도록 연습을 확실하게 해두면 어디서든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총 8파트 18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설명과 좋은 인상 만드는 방법, 메이크업, 토탈 스타일링, 몸매 만들기, 매너, 스피치 등을 총망라하여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아마 이 책 한 권이면 기초상식을 충분히 갖출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훑어보면서 모르던 부분도 있었고 사회생활하면서 긴가민가했던 부분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하면 다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생략하거나 잘 지키지 않는 사항도 많았다. 이 책에 나온 것만 잘 지켜낸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예의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으리라 본다. 다만 피부 관리와 화장품의 경우 특성상 여성 위주로만 설명된 것은 아쉽다. 남녀공용이라면 남성들을 위한 스킨, 로션, 피부관리법을 다뤄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 그 외의 챕터는 주요 키포인트에 대해서 일러스트 그림과 설명으로 핵심만 짚어주는 점이 좋았다.


반드시 성공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좋다.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매너를 현장에서 몸으로 익히는 것도 좋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와 인사성, 웃음, 밝은 목소리를 환영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시중에도 비슷한 류의 책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미지 메이킹에 필요한 것을 포괄적으로 다뤘고 여성들을 위한 지면을 많이 할애해서 씌여졌지만 남성들이 읽어도 도움이 될만한 부분들이 많기에 이 책만 구비해두면 혹시나 애매한 점이나 필요 정보를 얻어갈 수 있으니 매너에 약하거나 스타일링에 신경 씌이는 사람이라면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올컬러인데다 설명도 상세하게 되어 있으니 실질적으로 활용할 때 도움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당신과 나 사이 2.5그램
정헌재(페리테일) 글.그림.사진 / 넥서스BOOKS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이 나를 이끌었다. 페리테일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작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페리의 감성 포토에세이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는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어 만져주었다. 나도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면 작은 일에도 행복해질 수 있었던 그 순간들이 아른거린다. 도시에서의 거친 생활보다는 되려 숲길을 걸을 때 더 마음이 편안했다. 자연과 시간의 변화에 무감각해져가는 삭만한 도시생활에 상처받을 일도 참 많은데 욕심없이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다. 아마 감성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만족시킬만큼 계속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어도 좋을 예쁘게 잘 만들어진 책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역시 글을 쓰는 사진을 찍든 요리를 하든 티가 난다고 했던가? 결국 글과 사진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담아내느냐인데 아스라히 내리비치는 노을진 어느 오후의 감성이 아슴푸레 아련하다. 내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정해놓은 계획없이 마음껏 여행하고 싶고, 이제껏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 힘껏 달려온 시간을 늦추고 느릿느릿 걷고 싶다. 


우리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데도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행복은 주변의 작은 변화에도 반응하며, 기쁠 때 기쁘고 슬플 때 슬픈 감정을 느끼는건데 꾹꾹 눌러 참다보니 감정이 메말라버려서 그런 것은 아닐까? 이른 아침 달달한 모닝 커피를 마시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하지 못하고 사는 게 안타깝다. 거리를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주변을 보면 다들 바쁘게 움직인다. 좀체 웃는 얼굴을 보기 힘들다.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전혀 변화가 없을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치이는 삶이다. 감수성을 느끼기 위해 아늑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튼다. 꼭 주말이 아니더라도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연극이나 전시회도 즐겨보자. 때론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중 가보지 못한 동네나 골목길을 찾아가보자. 낯선 동네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무언가를 만들어봐도 좋을 듯 싶다. 


#먹구름을 치우는 방법


영화를 보기도 하고

산책을 하기도 하고

노래를 듣기도 하고 부르기도 하고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멍 때리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고.


다 아는 것들인데,

자꾸 찾다보면, 하다보면

이렇게 매일같이 벌어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먹구름을 치우는 기술들이 늘어납니다.


행복한 삶을 누구나 꿈꾼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을지 떠올려보자. 그건 마음이 평안하고 웃음이 절로 나오는 때가 아닐런지. 내가 재미있어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가 행복을 느낄 때가 아닐까? 너무나 높은 기준에서 잡은 것 때문에 마음 아파하지 말자. 이 책은 아마 당신과 나 사이에 놓인 2.5g의 쓰인 진정성있는 엽서를 통해 전한 마음으로 인해 나온 것 같다. 그냥 이 책을 읽으면 내 행복을 위해 이기적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은 동양권이라 한국과 일본의 회사생활은 비슷한 점이 많다. 일주일 중 가장 신나는 날은 불금이고 가슴이 옥죄어 오듯 답답한 일상의 시작은 월요일 아침이다. 이틀동안 상사의 호통이나 질책을 받지 않아도 되고, 업무에 치여 야근할 이유도 없이 자유롭게 지내다 아침 일찍 깨어 출근길이 오르는 직장인들이라면 서로 똑같은 모습에 공감할 듯 싶다. 이제 회사로 가야하는 회사원들의 긴장감 서린 표정과 피곤함에 지친 얼굴만 봐도 출근길이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똑같은 일상이 5일간 반복된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의 주인공인 아오야마 다카시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해 인쇄회사 영업부에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졸업 후 연락이 뜸한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하면 다들 대기업과 좋은 조건에서 일하는 것 같아 자격지심이 든다. 회사 내에서 모습도 어딘가 낯설지 않다. 항상 직장에서는 두 가지 부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사소한 일에도 도사견처럼 짖어대는 사람과 상냥하게 보듬어 주는 사람이다. 부장은 말 그대로 최악의 상사다. 부하직원을 소모품으로 여기며 실수라도 하면 쓰레기 취급을 하는 인간이다. 반면 다카시의 직속 선배인 이가리시는 친절하게 늘 대해준다.


이 책은 고타니 제과와의 계약 건을 축으로 사건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데 다카시는 오랜 공을 들인 끝에 계약을 맺고 발주를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발주가 다르게 해서 고타니 제과에 들어간 사실을 듣게 되고 그 후로 더욱 회사생활이 지옥처럼 느껴질만큼 힘들어진다. 다카시가 오랫동안 공들여서 따낸 대형계약이었는데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회사 내 직원들도 그를 아는 체 모르는 체 하며 피하는 것 같고 이제 영업 일에는 손을 떼라는 말까지 듣는다. 신입사원에게는 가혹한 처지에 내몰린 그는 어느 날 승강기에 휘청이며 자살시도를 하게 되는데 자신을 동창이라고 소개한 야마모토가 그의 손목을 잡아끌어 구해낸다. 그 길로 다이료라는 술집에서 대화를 나누는 데 즐거워 보인다. 그 이후로 야아모토 준과 여러 번 만나면서 친해지고 가까워지는데 다시 의욕을 불러일으키도록 영업 방법에 조언도 아까지 않으면서도 다카시가 퇴근 후 술집에서 털어놓는 고충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한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정신상태가 위태위태 했던 그에게 야마모토 준이라는 존재가 없었더라면 아마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밝혀지는 야마모토 준의 정체와 발주를 바꿔치기 한 이가라시 선배의 고백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영업 실적을 가로채기 위해 후배의 발주 건을 엉망으로 망가뜨린 건 과도한 회사 내 경쟁이 나은 폐혜일지도 모른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야근과 타성에 젖어든 군대문화. 그 안에서의 회사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웃는 것 같아도 행복해보이지는 않았다. 이 소설에서 가장 통쾌한 장면은 회사 근처 카페에서 야마모토 준과 만난 후 회사를 관두고 온다면서 부장과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향해 말하는 다카시의 말이다. 누구나 회사를 관둘 때 하고 싶었던 말을 속시원하게 내지르는 모습에서 대리만족 내지는 쾌감을 느꼈다. 


"패배자, 패배자. 대체 뭐에 졌다는 거지. 인생의 승패는 남이 결정하는 건가요? 인생은 승패로 나누는 건가요? 그럼 어디부터 승리고 어디부터 패배인데요? 자신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된 거죠. 나는 이 회사에 있어도 나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만둡니다. 단지 그 뿐이에요."


"애초에 이렇게 이직률이 높은 회사가 계속 버틸 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나요? 참고 또 참다가 도산해서 퇴직금도 못 받으면 아무리 후회해도 모자라요. 이상한 건 이상하다고 똑바로 말하지 않으면 회사는 성장하지 않습니다. '나 때는 이랬으니 너도 이래라'가 아니라 시대에 맞춰 반드시 변화해야 합니다. 사람도 제도도 변해야만 한다고요."


"간단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간단하면 안 되죠. 저는 이 회사를 너무 간단히 골랐어요. 시간이 걸리는 게 무서웠고, 날 받아 주는 회사라면 어디든 좋았어요. 하지만 직장을 그런 마음으로 결정하면 안 되는 것이었어요. 다음에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거에요.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요. 사회적 지위 따위 없어도 돼요. 설령 백수로 살더라도 마지막에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을 만한 길을 찾아내야겠어요."


아마 일본 직장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이유가 이 말에 다 포함된 것 같다. 나 역시 같은 일을 격어왔기에 공감과 동질감을 느꼈다. 회사가 사람을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취업하기 어려우니 나를 받아주는 회사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쉽게 고르다보니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회사였다. 임금체불과 과도한 야근의 반복, 과중한 업무량, 인격모독이 일어나는 회사인 줄 알고 후회하며 또 이직을 택한다. 회사형 인간인 일본도 이렇게 의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회사에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원들은 정말 직장 다니는 게 행복한가? 행복하게 일하는 직장인들이 얼마나 있을까? 단숨에 읽어나간 이 책은 <미생>, <송곳>이 합쳐지면서 직장생활의 의미와 나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회사는 무엇일까?


책 말미에는 임상심리사로 시험에 합격한 다카시는 그 곳에서 익숙한 표정으로 웃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궁금하면 책을 완독해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