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 당신과 나 사이 2.5그램
정헌재(페리테일) 글.그림.사진 / 넥서스BOOKS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이 나를 이끌었다. 페리테일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작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페리의 감성 포토에세이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는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어 만져주었다. 나도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면 작은 일에도 행복해질 수 있었던 그 순간들이 아른거린다. 도시에서의 거친 생활보다는 되려 숲길을 걸을 때 더 마음이 편안했다. 자연과 시간의 변화에 무감각해져가는 삭만한 도시생활에 상처받을 일도 참 많은데 욕심없이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다. 아마 감성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만족시킬만큼 계속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어도 좋을 예쁘게 잘 만들어진 책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역시 글을 쓰는 사진을 찍든 요리를 하든 티가 난다고 했던가? 결국 글과 사진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보고 담아내느냐인데 아스라히 내리비치는 노을진 어느 오후의 감성이 아슴푸레 아련하다. 내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정해놓은 계획없이 마음껏 여행하고 싶고, 이제껏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 힘껏 달려온 시간을 늦추고 느릿느릿 걷고 싶다. 


우리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데도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행복은 주변의 작은 변화에도 반응하며, 기쁠 때 기쁘고 슬플 때 슬픈 감정을 느끼는건데 꾹꾹 눌러 참다보니 감정이 메말라버려서 그런 것은 아닐까? 이른 아침 달달한 모닝 커피를 마시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하지 못하고 사는 게 안타깝다. 거리를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주변을 보면 다들 바쁘게 움직인다. 좀체 웃는 얼굴을 보기 힘들다.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전혀 변화가 없을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치이는 삶이다. 감수성을 느끼기 위해 아늑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튼다. 꼭 주말이 아니더라도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연극이나 전시회도 즐겨보자. 때론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중 가보지 못한 동네나 골목길을 찾아가보자. 낯선 동네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무언가를 만들어봐도 좋을 듯 싶다. 


#먹구름을 치우는 방법


영화를 보기도 하고

산책을 하기도 하고

노래를 듣기도 하고 부르기도 하고

그냥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멍 때리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고.


다 아는 것들인데,

자꾸 찾다보면, 하다보면

이렇게 매일같이 벌어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먹구름을 치우는 기술들이 늘어납니다.


행복한 삶을 누구나 꿈꾼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고 절망하기도 한다.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을지 떠올려보자. 그건 마음이 평안하고 웃음이 절로 나오는 때가 아닐런지. 내가 재미있어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가 행복을 느낄 때가 아닐까? 너무나 높은 기준에서 잡은 것 때문에 마음 아파하지 말자. 이 책은 아마 당신과 나 사이에 놓인 2.5g의 쓰인 진정성있는 엽서를 통해 전한 마음으로 인해 나온 것 같다. 그냥 이 책을 읽으면 내 행복을 위해 이기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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