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싶다 - 부채사회 해방선언
구리하라 야스시 지음, 서영인 옮김 / 서유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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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러 보게 된 책이다. <일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싶다> 발칙한 제목이다. 저자의 바램이 담긴 한마디다. 일하지 않으면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재벌 2세가 되거나 아니면 건물이나 부동산 소유자면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실현할 수 없는 조건이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성경말씀대로 일의 댓가로 받은 임금으로 우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구조에 살고 있다. 이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돈이 들어가지 않는 환경에서 사는 것이다. 야산이나 농촌에서 밭을 일구며 갖가지 채소와 과일을 심고 몸에 좋은 약초들로 담금주를 만든다. 하지만 더 부지런히 일해야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물로 먹고 살 수 있지 않은가?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핵심은 '미친 사회를 위한 화장실 사보타주'에 있다. 쓸모없는 자들도 내장국을 먹으면서 배부르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산야에서 저자는 체험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일할 것을 강요했다. 사실상 노예처럼 기업에 종속되버린 것이다. 해고로 인해 직장을 잃은 그 가장의 가족들은 당장 먹고 살 일부터 궁리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은 그렇게 무너지며 실업자나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향하는 시선은 곱지 않다. 인간이 모두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려면 일과 삶의 주체는 오롯이 인간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자본가들에 의해 잠식된 사회에 대한 환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이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최저임금만으로는 저축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미래에 대한 설계나 대비를 도무지 할 수 없고 현상유지 정도를 하면 다행이다. 이 당면한 문제는 얼마 전 보았던 다큐멘터리 <행복을 찾아 3만리>에 나온 젊은이들을 통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일자리 부족과 급여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놓고 일은 같지만 처우가 다른 불공평한 사회에서 우리가 인간에 대한 존중을 논할 수 있을까? 당장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를 대하는 갑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다. 무너진 공동체에서 우린 각자도생하고 있다. 시민사회의 연대는 공동의 관심사를 두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향에서 시작한다. 서울역 광장에서 하루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모여든 노숙자들. 일할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일까? 아니면 사회에서 낙인찍혀 일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일까? 구라하라 야스시는 과연 원하는 것을 얻었을까? 나 역시 그런 방법들을 찾고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서로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동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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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라의 조건 - OECD 선정 '가장 행복한 13개국'에게 배운다
마이케 반 덴 붐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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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새인가 읽다보니 <행복한 나라의 조건>은 내게 특별한 책이 되었다. 꾸뻬씨처럼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저자는 독일 사람은 어떻게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OECD가 선정한 '가장 행복한 나라 13개국'을 다니면서 취재하였다. 9개월간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코스타리카, 캐나다, 핀란드, 멕시코, 노르웨이, 파나마,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콜롬비아, 룩셈부르크 등 많은 나라에서 취재원을 인터뷰하며 행복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들은 국민들의 행복지수에서 늘 상위권에 오르는 나라들로 경제와는 상관이 없었다. 독일은 선진국이지만 OECD에서 행복지수 순위를 발표할 때면 하위권에 머무는 나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독일은 우리나라에서 문제거리가 되는 점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질은 풍족하고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지만 전체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도는 오히려 하위권에 머무는 이유가 뭔지 이 책에 그 답이 나와 있었다.


덴마크에선 서로가 신뢰하는 문화가 행복한 비결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구두계약이 가능하고, 취직도 많은 서류와 절차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가령 우리가 자전거나 차를 자물쇠나 마스터키로 잠그지 않는다면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될 것이다. 그래서 불안하기 떄문에 항상 어딘가에 매달아 놓고 항상 잠그고 다녀야 한다. 당연히 이와 관련된 각종 법과 보험들이 뒤엉켜 있다. 우리는 법과 서류, 복잡한 절차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기 보다는 항상 어떤 틀에 인간을 가둬놓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된다. 나는 늘 흑과 백으로 분명하게 나뉘는 걸 싫어한다.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 한 팀을 열렬히 지지해야 할까? 진보가 될 수 있고 보수가 될 수 있다. 입장에 따라 다르고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고정된 틀에 인간을 가둬버리고 그런 사람으로 규정하며 사는 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건 행복의 조건은 사회적 요인과 내적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신자유주의의 여파로 서로가 행복해지기 피곤한 세상이 되었다. 무상급식은 퍼퓰리즘으로 매도되고 청년수당은 도덕적 해이라며 거부당하는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제대로 갖춘 복지도 없고 지원도 미약한 편이다. 복지예산을 삭감해버리는 형국이니 무엇을 기대할 수도 없다. 75세 이상 노인 중에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아직도 일을 계속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부유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사회를 밑바탕으로 무엇이든 도전해볼 수 있으며, 노후 대비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퇴직연금을 관리하며 복지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하나 시도해보기 전에 안된다고 하기 보단 국가나 나를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믿음이 먼저 필요할 것 같다. 한 편으로는 이 책에 나온 국가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런 문화에서 사는 사람들의 건전한 사고방식과 열린 사고, 긍정적이고 친절한 모습에서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했다. 저자처럼 흠 많은 내 나라가 좋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 행복 요소를 내 삶에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운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를 만들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즐기며 단순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내 뜻대로 모든 일들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흐르는대로 내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행복해질 상황들을 만들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생활이 행복해지는 첫번째 요소가 아닐까? 그래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청렴도, 경제력, 복지수준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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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도 무사히 성장하지 않는다
모씨들 지음 / 소라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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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아도 우리와 비슷비슷한 모씨들의 이야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공유되는 공감대가 있다. 나와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통해 대단한 성찰을 얻고자 함이 아니다. 익명은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장치가 된다. 저마다 짊어진 삶의 무게. 우리는 누구에게 위로를 받을 것인가? 나만 외롭고 쓸쓸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 본 다큐 <행복을 찾아 3만리>는 해외 취업에 나선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무리 스펙을 쌓고 학력이 좋아도 그것만으로 취업이 되지 않는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마 끝없는 경쟁과 삶의 만족도가 낮기 때문에 쉽게 지치는 것이 아닐까? 여유 시간이 많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고 무언가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야근을 강요받지 않고 칼퇴를 할 수 있으며 사람다운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싶은 것은 한국 현실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요구일까? 회사 스스로 그런 환경을 만들었고 일하는 사람들도 서로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그렇게 만든 것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인간관계와 삶의 대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힐링 에세이로 불리는 이유는 읽다보면 익숙한 장면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 그래서 때로는 상처를 받으며 우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지도 모르겠다.


모씨가 모씨에게 전하는 이야기.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살아볼만한 것은 아닐까?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것은 내 몫이며,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내가 아닌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며 저축을 해가는 것이다. 이 책은 친한 친구에게 하듯 따뜻함이 책 전반에 흐른다. 아마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나보다. 10대부터 40대까지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씨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읽으며 또 오늘 하루도 힘을 내보자.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태어난 우리인데 오늘도 행복하게 웃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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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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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묘사한 듯한 화려한 책 표지부터 시선을 잡아끄는 소설이었다. 게다가 2014년 영국 내셔널북어워드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기에 기대감이 컸다. 로맨스와 미스터리의 결합으로 탄생한 환상의 스토리텔링이라는 홍보문구는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연상케 한다. 책도 508쪽이나 될만큼 만족스럽게 두껍다. 소설은 1687년 1월 14일 암스테르담 구 교회에서부터 시작된다. 17세기의 유럽은 해상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지던 때라 무역거래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무역상들이 지도층의 신분까지 오르는 시기였다. 39살의 나이에 거상에 오른 요하네스는 아센덜프트의 시골처녀인 넬라를 신부로 맞이하게 되는데 넬라의 나이는 겨우 18살이었다. 결혼을 미룬 채 오빠 일을 돕는 여동생 마린과 흑인 하인 오토, 고아 출신의 하녀인 코넬리아와 함께 살게 되는데 넬라가 꿈꾸던 결혼 생활과 달리 이 집에 사는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느낌을 직감한다. 남편으로부터 결혼선물은 9칸의 캐비닛인데 넬라는 캐비닛을 채우기 위해 미니어처리스트를 찾아 물품을 의뢰한다. 여기서부터 작품은 묘한 방향으로 흐른다. 주문하지 않은 미니어처는 미래를 예고한다는 걸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은 공포를 느끼며 점점 인생이 변해간다. 


미래에 대한 예지력을 갖고 있는 미니어처, 미니어처리스트가 만든 물건은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하지만 불안에 빠지게도 하며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다르게 변할 수 있다. '트칸 페케이런'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넬라가 처한 현실도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요즘이야 미니어처는 영화 제작과 소품에 많이 쓰이는데 미니어처가 17세 유럽에는 신부수업이나 취매생활로 캐비닛에 꾸미는 것이 부유층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것이라고 하는데 막대한 부를 가진 특권을 누렸던 것이다. 요하네스가 얼마나 큰 거상인지를 짐작케 하는데 캐비닛 하나가 3만 길러라고 하니 아무나 누릴 수 없었던 취미인 셈이다. 이 소설은 생소한 소재인 미니어처를 두고 중반 이후부터 빠른 전개와 함께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가 일품이었다. 독자들로 하여금 예측하지 못하게 계속 궁금증을 양산한다는 건 좋은 소설이라는 증거다. 아직 불평등이 남아있던 사회에서 상황을 바꾸고 싶었던 한 여성이 당당하게 사회 속에서 자신의 주체성을 찾아가려한 이야기는 여러 생각을 갖게 하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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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창업자들
김종춘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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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우연한 기회에 얻은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다. 이를 두고 슈퍼 창업자라 하는데 책에 소개된 창업자들은 대부분 짧은 시간 동안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다. 그런 예들을 소개시켜주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고양이형 인재와는 잘 연결되지 않은 것 같다. 고양이 사진 옆에 고양이형 인재에 대한 짧막한 멘트만 있을 뿐 어떻게 해야 고양이형 인재가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빠져있다. 이 책의 포맷은 고양이형 인재에 대한 명제를 깔고 슈퍼 창업자를 알리면서 성경 말씀에 대한 구절을 다루는 방식이다. 소재는 흥미로웠지만 독자들을 설득시킬만큼 글의 맥락이 연결되지 않고 따로노는 듯한 인상을 갖게 되었다. 다 좋은 얘기이고 글을 다루는 솜씨가 쉽고 편안해서 좋았지만 이를테면 읽고 난 뒤에 머릿속에 남는 건 슈퍼 창업자들이 무얼 만들었는지에 대한 것이 전부다.


한 권에 책에 많은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주제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게 된 것이다. 제목은 슈퍼 창업자들로 이전에 없던 경험을 팔아라!라는 부제가 창업이야기를 기대하게 하지만 갑자기 끈금없이 고양이형 인재를 기르라는 인재 육성과 경영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게다가 성경 말씀이 실려있어 전체적으로 구성이 아쉬웠다. 차라리 슈퍼 창업자에 대한 소개와 이를 어떻게 사업 아이템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면 좋았을 뻔했다. 결국 나중에는 창업자들에 대한 이야기만 걸러 읽게 되었는데 저자가 불패경영아카데미 대표로 집필하고 강의를 하는데다 기독교와 연관된 분이라서 성경 말씀을 넣은 듯 싶다. 나중에는 또 이런 의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과연 고양이형 인재는 무엇이고 회사에서 어떻게 기를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회사가 육성할 수 있는 부분인지 아니면 그런 인재를 찾아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러웠던 것은 이런 창업자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가진 미국이었다.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재능있는 친구들이 똘똘 뭉쳐 사업을 하고 소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요건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IT 강국이란 허울에서 벗어나 실리콘밸리나 청도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엔젤투자자, 킥스타터처럼 다양한 루트로 투자를 받아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그런 환경이 갖춰졌으면 좋겠다.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는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슈퍼 창업자들은 부러움의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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