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라의 조건 - OECD 선정 '가장 행복한 13개국'에게 배운다
마이케 반 덴 붐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어느새인가 읽다보니 <행복한 나라의 조건>은 내게 특별한 책이 되었다. 꾸뻬씨처럼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저자는 독일 사람은 어떻게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OECD가 선정한 '가장 행복한 나라 13개국'을 다니면서 취재하였다. 9개월간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코스타리카, 캐나다, 핀란드, 멕시코, 노르웨이, 파나마,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콜롬비아, 룩셈부르크 등 많은 나라에서 취재원을 인터뷰하며 행복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들은 국민들의 행복지수에서 늘 상위권에 오르는 나라들로 경제와는 상관이 없었다. 독일은 선진국이지만 OECD에서 행복지수 순위를 발표할 때면 하위권에 머무는 나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독일은 우리나라에서 문제거리가 되는 점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질은 풍족하고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지만 전체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도는 오히려 하위권에 머무는 이유가 뭔지 이 책에 그 답이 나와 있었다.


덴마크에선 서로가 신뢰하는 문화가 행복한 비결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구두계약이 가능하고, 취직도 많은 서류와 절차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가령 우리가 자전거나 차를 자물쇠나 마스터키로 잠그지 않는다면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될 것이다. 그래서 불안하기 떄문에 항상 어딘가에 매달아 놓고 항상 잠그고 다녀야 한다. 당연히 이와 관련된 각종 법과 보험들이 뒤엉켜 있다. 우리는 법과 서류, 복잡한 절차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기 보다는 항상 어떤 틀에 인간을 가둬놓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된다. 나는 늘 흑과 백으로 분명하게 나뉘는 걸 싫어한다.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 한 팀을 열렬히 지지해야 할까? 진보가 될 수 있고 보수가 될 수 있다. 입장에 따라 다르고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고정된 틀에 인간을 가둬버리고 그런 사람으로 규정하며 사는 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건 행복의 조건은 사회적 요인과 내적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신자유주의의 여파로 서로가 행복해지기 피곤한 세상이 되었다. 무상급식은 퍼퓰리즘으로 매도되고 청년수당은 도덕적 해이라며 거부당하는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제대로 갖춘 복지도 없고 지원도 미약한 편이다. 복지예산을 삭감해버리는 형국이니 무엇을 기대할 수도 없다. 75세 이상 노인 중에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아직도 일을 계속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부유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사회를 밑바탕으로 무엇이든 도전해볼 수 있으며, 노후 대비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퇴직연금을 관리하며 복지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하나 시도해보기 전에 안된다고 하기 보단 국가나 나를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믿음이 먼저 필요할 것 같다. 한 편으로는 이 책에 나온 국가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다. 그런 문화에서 사는 사람들의 건전한 사고방식과 열린 사고, 긍정적이고 친절한 모습에서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했다. 저자처럼 흠 많은 내 나라가 좋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 행복 요소를 내 삶에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운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를 만들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즐기며 단순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내 뜻대로 모든 일들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흐르는대로 내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행복해질 상황들을 만들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생활이 행복해지는 첫번째 요소가 아닐까? 그래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청렴도, 경제력, 복지수준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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