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트
로버트 레피노 지음, 권도희 옮김 / 제우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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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사람으로 의의화시킨 작품은 더 이상 낯설거나 새롭지는 않다. 우리의 고전 문학작품인 <별주부전>이 그렇고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대개 인간 사회를 풍자하기 위해 동물마다 각각의 성격을 부여했다. 영화로는<혹성탈출>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사람처럼 말과 생각을 같이 한다. 겉모습만 짐승이지만 실제 행동하는 것이나 집단 사회를 조직하는 것은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묘사된다. 모트(MOTE(E)라는 작품도 이와 비슷한데 이 책의 주인공인 고양이 모트는 갑자기 사람처럼 변신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모트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는 갑자기 능력을 가지게 된 동물들이 등장하고 여기저기 사건이 벌어진다. 지구상의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동물들이 생각을 가진 존재로 변화하게 되고 이는 인류 멸망으로 몰고간다.


이런 공상과학소설이 묘사하는 것은 대개 상상력의 산물로 앞으로 일어날 수 있을지도 모를 일들을 가정해서 작품을 만들게 된다. 만약 지구상의 동물이 어느 날 갑자기 변신하게 되어 사람처럼 움직인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들은 여전히 고유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 훨씬 사람보다 우월한 존재로 어제까지 주인으로 섬겼던 사람을 위협하게 될 지도 모른다. 사람에게 위협받고 있는 동물들은 예를 들지 않더라도 그들의 실상이 얼마나 처참한 지 알고 있다. 비좁은 철창에 갇혀 제대로 음식도 먹지 못하고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개들이 사람을 향한 증오심과 분노는 또 얼마나 강할까? 하지만 소설대로 전제는 역전이 되어 오히려 사람은 그들에게 지배를 받게 된다. 그 중심에는 여왕이 존재하며 여왕은 모든 동물들을 통제하고 지배한다.


여왕의 명령에 따라 동물들은 움직이게 되는데 그들은 점점 사람처럼 되어간다. 모트의 시각으로 이와 같은 세계를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모트는 군대에 들어가 많은 공을 세우고 점점 전설적인 존재가 되어가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존재했던 세상처럼 똑같은 상황이 그려지고 있다. 여왕에게 죽도록 충성하는 동물이나 여왕에게서 벗어나 독립하려는 동물들, 동물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치는 인류가 함께 뒤엉켜서 더욱 혼란스러운 세상이 되버린다. 결국 사람이나 사람이 된 동물이나 지배세력이 되면 다를 바 없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씁쓸함이 남는다. 모트가 바라던 세상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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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싶은 작은 집 - 공간 낭비 없이 내 삶에 가장 어울리는 집을 짓는 방법
임형남.노은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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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용적률을 높인 협소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처음 언론에 소개될 때는 협소주택이라고 지칭하곤 했는데 저자의 말을 듣고보니 굳이 작은 집이라고 부르면 될 것을 일본에서 유래한 협소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작은 집이지만 공간 낭비없이 잘만 활용한다면 그것으로 사는 데 불편하지 않다. 많은 공간을 필요로하지 않고 나를 닮은 집이어야 한다. 규격화된 생활공간에서 벗어나 직접 집을 만들거나 개성있게 자신만의 집을 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큐멘터리 <작은 집에서 산다는 것>은 크리스토퍼 스미스가 직접 도면을 설계하고 트레일러 위에 손수 집을 짓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다. 처음 집을 짓는거라 과정을 힘들었지만 자신이 살 집을 만들어간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내게도 내 삶에 어울리는 집을 짓고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집에 대한 소유욕 때문이 아니라 스미스처럼 내가 살 집을 직접 만들고 싶다. 귀촌이나 귀농하며 사는 사람들 중에도 몇 년을 애써서 집을 직접 지은 사람들을 보면 나라도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시간은 많이 걸리지는 몰라도 개성 넘치고 동선이 편한 집이면 좋을 것 같다. <내가 살고 싶은 작은 집>은 로망, 시작, 시간, 놀이, 자아, 가족, 공부와 휴식, 자연, 전통이라는 테마에 따라 건축 사례를 재분류한 책이다. 각각 가족규모와 사연에 따라 집을 설계하고 그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마음으로 집을 건축한다. 이 책의 저자인 임형남, 노은주 부부는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한 경험도 있고 집과 건축 관련 책들을 숱하게 써왔다. 글에도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듯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좋았다.


<내가 살고 싶은 작은 집>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각 건축사례를 들면서 어떻게 집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건축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잘 드러나 있고 남다른 애정도 느껴졌다. 각 테마별로 PS 꼭지가 붙어 있는데 여러 형태의 주거 공간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돕고 있으며 도면도 실려 있어 자신의 집을 설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자료가 될 듯 싶다. 작은 집 좋은 집 50문+50답 코너는 평소 궁금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어떤 땅이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 토지이용계획을 꼼꼼하게 확인한 뒤 맹지를 구별하는 법과 집을 짓는 절차, 비용, 법규, 조건, 집의 재료 등등 앞으로 집을 지을 계획인 사람에겐 꽤나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다.


언젠가 귀촌/귀농을 하게 된다면 나만의 집에서 살고 싶다. 그곳에서 추억을 만들고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 잠시 잠깐 머무는 집이 아닌 내 삶이 고스란히 들어간 집에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낸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 같다. 저마다의 생활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규격화된 공간이 아닌 작은 집이지만 결코 작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그런 공간에서 산다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러모로 집에 대한 꿈이 있는 사람에겐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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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형, 체 게바라
후안 마르틴 게바라 & 아르멜 뱅상 지음, 민혜련 옮김 / 홍익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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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혁명가로 기억되는 체 게바라의 막냇동생인 후안 마르틴 게바라는 그가 직접 체 게바라의 행적이 있는 도시를 돌며 쓴 <나의 형, 체 게바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체 게바라와 그의 동생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느끼는 바가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1967년 10월 9일 체 게바라가 최후를 맞이한 볼리비아의 작은 마을 라 이게라에 찾아갔을 때 상업적으로 변질된 모습에 실망하며 그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와 깃발을 파는 모습이 혐오스럽고 비열함이 지나치다고 느끼는 것은 아마 체 게바라가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것과는 동떨어진 모습이기 떄문이다. 그가 일으킨 혁명은 가진 것 없이 고통받고 있는 일반 대중들을 향한 것이었다. 여전히 불의한 일들이 일어나고 그 일로 인해 고통받고 삶의 자리에서 내쫓긴 사람들 편에 서서 투쟁하고 연대하며 혁명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다. 


내 기억으로 90년대 그의 일대기를 그린 <체 게바라 평전>이 출간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안다.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많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읽혔던 책이다. 그보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는 영화에서 그가 남아메리카를 전역을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사회의 문제점과 모순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고 의사를 꿈꾸던 청년에 혁명가로 나아가게 된다. 아르헨티나에서 운명적으로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게 되고 혁명에 동참한 후 쿠바 혁명에는 성공했지만 결국 볼리비아 정규군에 의해 총살당했던 것이다. 아직까지도 쿠바에서는 피델 카스트로 보다 사랑받고 여전히 그리워하는 인물이 바로 체 게바라다. 급진적으로 세상을 바꾸고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고자 했던 꿈을 비록 실패했지만 지금까지도 그가 추구하는 혁명에 공감하며 약자를 위해 싸웠던 체 게바라가 던지는 메시지는 유효하다.


그의 형 체 게바라를 닮은 후안 마르틴 게바라도 이제 나이가 73살이다. 그가 이 책에서 알리고 싶었던 것은 사람들이 체 게바라에 가지고 있는 편견과 오해를 풀고 싶었고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 이후로 나아졌는지 짚어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록으로 실린 체 게바라의 <알제의 연설문>과 그의 사진들을 보면 제국주의의 폭압에 대항하여 해방시키고자 했던 위대한 사상가의 모습이 눈 앞에 있는 것 같다. 아마 우리가 현실에서 느끼는 것도 상대적인 박탈감과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절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더 인간적인 면에서 체 게바라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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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프레임 - 진실을 감추고 현실을 왜곡해 우리를 속이는
정문태 지음 / 푸른숲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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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짜 뉴스'가 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고 한다. 터무니없고 검증되지도 않은 내용인데도 자신들이 지지하는 것이라면 설령 거짓이라고 해도 그걸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 주장했다고 하는 학자는 만화 캐릭터이거나 전혀 다른 사람인 경우다. 요즘처럼 사실을 가장한 거짓으로 그들만의 프레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요즘처럼 탄핵 정국일 때는 더더욱 이런 현상이 도드라져 보인다. 가령 이런 경우다. 어떤 현상이나 사실을 두고도 진보 성향이거나 보수 성향에 따라서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자신들의 프레임으로 한 차례 거르고 난 뒤 해석하는 것이다. 사실 요즘 전해듣는 뉴스를 보면 비상식적인 행태들이 너무나도 많다. 지금이야 여러 채널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가 사실을 왜곡해서 보도하는지 아니면 아니면 보도의 비중에서 그 차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20년 넘게 국제 현장에서 가장 많이 뛴 기자로 그가 쓴 <위험한 프레임>은 그동안 기사를 쓴 것과 함께 추려서 낸 책이다. 그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현 언론의 보도와 뉴스 제목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파헤쳐 낸다. 우리가 언론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건 잘못된 방향으로 휩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시사에 정통하거나 많은 정보를 얻지 못한 일반인들은 그 기사 제목이나 내용 일부분을 보고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제대로 된 내용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의 부제는 언론의 함정, 과장과 거짓에 놀아나지 않는 뉴스 읽기다. 조중동으로 일컬어지는 보수 언론은 보수 정권을 옹호하는 칼럼을 싣고 진보 진영을 까내리는 식으로 기사를 실어왔다. <김어준의 파파이스>도 유익하게 보곤 하는데 초반에 최근 뉴스를 중심으로 보수쪽의 의도를 분석하는 걸 보면 그들의 함정에 걸려들지 않을 것 같다. 또한 JTBC의 팩트체크도 그런 면에서 올바른 뉴스, 언론을 추려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우리나라 정부가 하는 일들이 한심하고 무능한 것 같다. 그 어떤 실리나 실익도 챙기지 못하는 모습이 답답해보였다. 그리고 정말 위험한 프레임에 갇히지 않으려면 어떻게 뉴스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도 중간중간 실려있어서 자극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언론이 같은 사실을 이렇게 다들 다르게 보도할 수 있구나하며 어느 정도 프레임이 읽힌다. 무엇보다 언론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사실을 알기 전까지 맹신하지 않고 다각도로 알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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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 직장인 편 - 30대에 억대 연봉을 만드는 55가지 역발상
고도 도키오 지음, 한은미 옮김 / 토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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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부의 추월차선 - 직장인 편>은 엠제이 드마코가 아닌 고도 토키오라는 일본인 저자가 쓴 책으로 전형적인 자기계발서 형식을 따라간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직장 내에서 직장인들의 일하는 사고방식과 일을 대하는 자세를 추월차선 발상과 서행차선 발상으로 나뉘어서 억대 연봉을 만들려면 추월차선 식으로 생각하라는 류의 내용들이다. 회사 내에서도 인정받고 일 잘하는 사람들의 패턴에 대한 생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읽다보면 어디선가 누군가로부터 들어본 생각들이 많다. 우리와 비슷한 회사생활 구조를 가진 일본이기에 읽으면서도 전혀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55가지 역발상이라는 것들이 주로 일에 대한 것이다보니 생각하기에 따라 몇몇은 추월차선 식으로 생각했다가도 어떤 부분은 서행차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도 있었다. 


30대에 억대 연봉을 만드는 비결은 없지만 효율적으로 일하려면 어떤 마음가짐과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적혀있다. 두께도 얇아서 몇몇 꼭지부터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이리도 빈틈없이 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주인의식을 갖고 내 일처럼 일하면 된다고 생각해도 직장 내에서는 그저 회사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잘되도록 해주는 역할 밖에 되지 않는다. 내 사업이 아니고 팀원과 협력하여 임무를 완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근무시간 내에 해야 할 일들을 일정에 차질없도록 빠르게 처리하되 되도록 불필요한 야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내게는 그저 일은 일일 뿐이다. 일이 놀이처럼 즐겁게 일하고 야근을 서면 1.5배 야근수당을 받거나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모든 직장인들이 그런 제도적 환경이 갖춰진 직장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불합리한 일도 참아가면서 일하고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는 민주적인 직장문화가 아니라면 오히려 일을 키우거나 책임을 떠맡는 그림이 되버린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고 내 일에 대한 보상이 반드시 주어진다면 일부러 그런 발상을 하지 않으라해도 더 적극적으로 회사 일에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 일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연봉 3천에서 1억으로 단숨에 도약하려면 여러 조건과 운, 변수가 뒤따라야 한다. 다만 일 잘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무엇인지 힌트는 얻은 것 같다. 누구나 평생을 살면서 돈 때문에 곤란을 겪거나 궁핍하게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더 깊이있는 내용과 솔루션이 보강되었으면 더 제목에 충실한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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