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쌍둥이
홍숙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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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1월과 12월에 태어나 아일랜드 쌍둥이라고 불리는 재이 와 존이 있었다. 미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버지에게서 한국이름으로는 재현과 종현.
쌍둥이는 아니지만 쌍둥이처럼 키워진 형제.
존은 착하고 재능많은 재이를 질투하기도 했지만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다. 그 형이
원인과 병명도 알 수 없는 병에 걸리며 온 가족이 재이에게 신경쓰느라 존은 투명인간과 같은 삶을 산다. 아버지는 이혼하고 형은 죽고 자신도 방사능 피폭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희망없는 삶중에 수희를 만난다.

수희와 심리치료에 함께 참여하며
꼭꼭 숨겨 두었던 존의 내밀한 마음이 하나씩 벗겨진다. 숨겨져 있을 때는 본인도 몰랐던 아픔과 죄책감. 두려움, 숱한 감정들을 그곳에 참여한 에바. 수희와 더불어 꺼내서 토닥여준다. 치료를 통해 우리도 존이 왜 희망없는 삶을 살게 되었는지 그의 과거를 하나씩 들을 수 있다.
사실 우리 모두는 하나씩 또는 수십 가지씩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아픔과 고통을 지니고 살아간다. 대충 묻혀 살아 가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불쑥 튀어나와 현재에 아픔을 끼얹는다.

이 책에는 미술심리치료 시간을 오래 보여준다. 그래서 나도 마치 미술심리치료를 받는 기분이 들었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내 마음도 움직였다. 아마 이 책을 보는 이들도 모두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는 순간이었을거다. 트라우마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니 같은 것은 죄가 없다. 어느 누구에게나 올 수 있으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변의 편견과 시선을 굳이 받고 싶지 않아 다들 그렇게 평범한 척 살아가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시간들을 잘 치유하고 온전히 나로 서면 된다. 존의 외할아버지가 했었다는 말이 와 닿는다.

'승리와 고통을 오롯이 마주할 수 있을때, 그리고 이 두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어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오늘도 어른이 되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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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베트남
안경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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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베트남은 우리와 무척 가까운 나라가 되었다. 무역규모는 세 손가락 안에 들고 '사돈의 나라' 라고 불릴 만큼 국제결혼 건수도 많아졌으며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도 많다. 지금의 추세로 본다면 베트남과의 교류는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인데 평범한 한국인들이 베트남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월남전과 유명 관광지 라는 거 정도다.
저자는 역사. 유교, 사회주의, 개혁개방, 쌀, 한국 이라는 6개의 키워드로 우리가 베트남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준다. 마지막 키워드가 한국 인 만큼 한국과 큰 연관성이 있으니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을 보았다.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중국, 프랑스, 일본까지 긴 식민지배를 겪었다. 쯩 자매의 저항운동은 유명하다. 모계사회인 베트남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하고 독립항쟁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오랜 침탈로 중국을 싫어하고 사대주의의 없이 대등하다는 의식이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번에 걸친 몽골침략을 모두 막아낸 민족으로 자부심이 크다.

우리에게는 공산주의자로 알려진 호찌민은 국민 모두의 프랑스 독립영웅이며 매년 5월 생일기념행사가 열린다. 그는 30년간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안 해본 일이 없고 기나긴 옥중생활로 자유의 소중함도 잘 알았다. 독립을 위해 미국에 지원요청을 했으나 거절 당하고 중국과 소련을 도움을 받은 것이 우리가 그를 공산주의자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와 함께 한 보응우옌잡 장군 역시 게릴라전으로 프랑스와 미국을 이긴 칭송받는 군인이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일당제 국가이기는 하지만 선거를 하고 5무 즉. 현수막. 선거운동원. 선거유세와 벽보. 국고낭비. 재보궐선거 없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국회의원 특권도 없다.
정치는 사회주의지만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를 동해 경제는 자본주의 체제로 나가고 있다. 세계2위의 커피 수출국이고 인구1억명에 평균나이 29세로 발전가능성이 높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베트남과 우리나라의 교류는 앞으로도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베트남 젊은이들은 한국어과에 들어가고 싶어하고 삼성에 취직하고 싶어하며 k문화도 좋아한다. 그러나 월남전 이나 다문화 결혼의 부작용으로 나쁜 이미지도 있다. 미래를 본다면 그런 것들을 잘 극복하여 베트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에 좋다.

개인적으로도 베트남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 이 책이 출간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읽었고 우리보다 후진국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배워야 할 점도 많은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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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살인 - 폭주하는 더위는 어떻게 우리 삶을 파괴하는가
제프 구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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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라는 말이 아무런 자극이 되지 않을 만큼 익숙하다.
이제는 폭염으로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폭염 살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지구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각자 사는 데 지쳐 애써 외면한다. 그래도 알아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좀더 알아보자.

2023년은 가장 무더웠다고 한다. 내년이 되면 2024년이 가장 더웠다는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의 여름은 긴 옷을 입어야 할 만큼 에어컨을 틀고 사는 사람들과 그 에어컨으로 더 많은 열기를 견뎌야 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그 열기들은 다시 지구의 온도를 더 높인다. 온도가 40도가 넘어 가면 인간의 인체는 한계를 느낀다. 몸의 생체리듬이 깨지고 혈액응고반응으로 출혈까지 생긴다. 그럼에도 최근 아프리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유럽과 세계 각국에서 40도가 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사람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2003년 프랑스 에서는 2주간 폭염으로만 1만5천명이 사망하며 시신 안치소가 넘쳐나는 상황까지 갔다. 그후로 도시는 나무들을 많이 심는 방법으로 기온을 낮추려고 노력했지만 그것 역시 에어컨 없이 살아가는 빈민구역에서는 부족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야외에서 일을 해야하는 노동자들은 늘 존재한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구의 온도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약자들에게 일차적으로 간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인간의 건강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 지구상의 동식물 전체에 영향을 준다. 해로운 곤충들이 늘어나거나 유익한 곤충들이 제대로 살지 못하면 식물이 제대로 번식하지 못하고 그 식물을 식량으로 하는 동물들도 살지 못한다. 어느 곳에는 물이 말라 식수가 부족하고 또 어느 곳은 물난리가 일어나면서 식량은 더 귀해진다.
바다의 기온이 상승하면 바다는 사막이 되듯 해양식물과 동물들이 타 죽는다. 해양동식물 역시 제대로 살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식량부족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생태계의 변화는 수많은 질병까지 새로 만들어 낸다. 기후변화로 서식지에 문제가 생긴 생물들이 살던 곳에서 이탈하고 인간들의 세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낯선 기후에 적응하여 살아남은 돌연변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지구의 기온상승으로 북극이 녹기 시작하면 이산화탄소보다 더 해로운 메탄이 대량 방출되는데 그러면 다양한 바이러스와 병균체가 생긴다.
코로나19로 세계적인 팬데믹을 맞은 지구는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질병을 맞닥뜨리게 될지 모른다.

지구의 온도가 1도씩 오를때 마다 지구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무서울 정도다.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가장 좋겠지만 지구의 온도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의 일까지 발생할 지 예측해가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동식물과 사회적 약자들이 희생될 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피해는 전 지구적으로 퍼질 것이다. 좀 귀찮고 어렵고 번거로워도 조금씩 각자의 일을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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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 (불안 에디션)
박한평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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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명사)
1.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2.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불안의 사전적 정의를 필두로 이 책은 복잡다단한 감정의 기복을 이야기 한다. 저자는 sns에서 심리상담을 주로 하며 오랜시간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 해주었다.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은 죄가없다. 그리고 그걸 느끼는 우리도 죄가 없다.
감정기복이 많은 사람들은 그저 남들보다 좀더 심세할 뿐이다. 그 섬세한 감정이 자기 일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은데, 유일한 단점은 똑같은 일에 기쁨도 많이 느끼지만 슬픔과 불안도 많이 느낀다는 점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는 그 점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기쁨이라는 감정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슬픔도 있어야 성장할 수 있고 진정한 기쁨을 알 수 있는거라고.
그렇다면 우리는 불안과 걱정, 슬픔을 굳이 배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잘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어느 누구보다도 안전하고 풍요롭게 삶을 살아갈 수 있으니까.

내가 불안하거나 마음이 번잡할 때, 가장 자주 쓰는 방법은 좋은 글귀를 많이 읽는 것이다. 읽으며 내 마음을 다잡다 보면 신기하게도 그 말들의 진정성이 전해져 온다. 이 책에서도 일상에서 부딪히는 사례들로 우리가 겪는 일들을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point로 그 감정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준다. 어찌보면 다 아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볼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말들이다.
사실은 그런거다. 살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갈등과 번뇌는 내 맘속에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내 감정의 주인이 나라는 것만 뚜렷하게 인식하면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에 "누구나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속도가 있다" 라는 말이 나온다. 감정을 충분히 느끼다 자기 안의 속도로 움직이고 반응해도 된다. 모두가 빠르고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 아프면 쉬고 슬프면 울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행복해지기로 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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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사와 에이이치 일본 자본주의의 설계자 - 500개 기업 창업. 재벌이 되길 거부한 경영자. 일본이 선택한 시대정신
신현암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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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본주의의 설계자이고 24년 발행된 1만엔 신권의 얼굴이자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가 칭송했다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시부사와 에이이치.

그런데 부끄럽게도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를 몰랐다. 저자는 그를 "주판을 든 무사" 라고 칭했다. 500개의 기업과 600개의 단체를 세웠으며 노별평화상 후보에도 여러차례 올랐던 그는 청빈한 부를 강조했고.경영자의 본질을 책임감 이라고 했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 통용된 제일은행 1엔권의 모델로 우리에게는 국권침탈의 상징이다. 그러니 우리 입장에서는 그가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그가 이룩한 업적 만큼은 인정하고 배우지 않을 수 없다.

조선보다 더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농민이자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역사의 격변기에 상인과 지식인으로써 무사의 교육을 다 받았고 파리만국박람회에 일본 대표단으로 가서 선진문물도 직접 보게 된다.
수에즈운하를 보고 주식회사 제도인 서양의 경영체계를 배우고 서구의 진보된 기술과 산업화된 사회구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머리와 옷 스타일도 서양식으로 바꾸며 신 문물을 열심히 배웠다.
유럽투어를 떠났을 때, 벨기에 국왕이 일본 사절단에게 자국의 철강 영업을 하는 것도 상인을 천대하는 일본인에게는 인상적인 일이었다. 그 여행중에 시부사와는 주식에도 투자해 돈을 벌었는데 그 경험으로 후에 도쿄 주식거래소도 만든다.

일본으로 돌아온 부사와는 정부에서 도량형 기준제정, 우편제도. 화폐제도. 달력. 철도 부설. 교육기관 설치. 의료사업 등등 일본 근대화에 필요한 많은 일을 했다.
정계를 떠난 후에는 더 많은 일을 한다.
제일국립은행, 제지사업, 철도.가스, 호텔, 맥주, 제당 등 시부사와 없이 살 수 없을 만큼 일본에 많은 기업을 세웠다.
당시 그의 영향력이라면 독점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그런 점을 몹시 경계했다.

그의 일대기를 보다보면 시대가 급변하는 시기임에도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그의 능력이 출중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는 "절대 역경은 없다"라고 말한 사람답게 힘든 일도 헤처나가며 자신만의 철학으로 기업을 운용했다.
그리고 단순히 기업만 세운 게 아니라 일본 근대화에 꼭 필요한 상업교육. 여성교육. 일본적십자. 노동쟁의기관 같은 사회공헌기관도 600 여개나 세웠다.

우리도 이 시기에 이런 인물이 있었다면 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부사와 같은 사람이 있어 근대화가 빨리 된 일본에게 식민지가 된 아픈 역사가 있어 더 뼈저리게 느껴진다.
있었지만 당시의 위정자들이 알아보지 못한 걸까? 인생은 타이밍이라는데 국가의 운명도 적절한 시기에 뛰어난 인물이 나타나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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