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보이 - 전면개정판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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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거리는 강물의 표현이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나는 물을 유달리 좋아한다. 태초에 엄마뱃속에서 양수소리를 들었는지 물소리를 들으면 늘 마음이 편안해진다. 인간에게 물은 그런 존재일 것이고 유유히 흘러가는 강은 그중에서도 더 고요하고 아늑함을 준다.

강을 보며 자란 제스의 할아버지도 그러했을 것이다.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생의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왔고 그 강과 하나된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 곁에는 어릴 적 자신과 꼭 닮은 손녀가 그 강에서 헤엄치고 그림 그리는 할아버지를 지켜본다.

강물은 말없이 흘러흘러 바다로 가듯 할아버지의 시간도 조용히 흘러 이제는 제스의 생으로 간다. 강에서 만난 리버보이는 할아버지이자 제스다. 강을 헤엄쳐 바다까지 가는 긴 여정은 지치기도 하고 고되기도 하지만 목표에 이르렀을 때 주는 장엄함이 있다.
긴 시간 잘 흘러 바다로 간 할아버지의 인생이 강에서 바다로 헤엄친 제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인간이 다 알 수없는 대자연의 흐름대로 제스도 잘 자라고 잘 살아갈 것이다.

왜 이 책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는 지 알 것 같다. 구절구절 곱 씹어보고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그 흐름에 맞게 살아가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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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자유에 관한 가장 명료한 통찰
안넬리엔 드 다인 지음, 한혜림 옮김 / 북스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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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 모두가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유란 무엇인가?
이 책은 고대 그리스에서 부터 현대까지 자유란 인간에게 무엇이었는지 심도깊게 고찰하는 책이다. 자유라는 개념은 시대와 공간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 그래서 자유를 얻기 위한 과정과 투쟁도 각기 다르다.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 들여지는 것들도 과거에는 이해조차 불가능했던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책에서 과거로 부터 지금까지 자유가 어떤 것이었고 어떻게 변해왔는 지를 보고 지금의 우리는 어떻고 앞으로는 어떨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리스와 로마시대에 자유는 민주주의와 비슷한 개념이었다. 투표권을 가지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남성들이 자유를 누렸다.여기에 노예와 여성은 해당되지 않았다.
종교의 시대에는 종교가 인간의 자유나 인권보다 더 중요했지만 르네상스에 들어서면서 인문주의가 활발해지고 인간에 대한 인식이 폭넓게 바뀌었다.
영국의 혁명과 프랑스혁명을 거치며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왕정제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이미 높아진 자유와 민주주의 시민 의식을 지배층도 막지 못했다.
신대륙인 미국은 본토인 영국으로 부터의 자유를 열망했다. 이때 자유는 그들만의 자치이자 독립이었고, 이들은 독립선언문과 대통령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법을 만들었다. 선거권을 가지고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를 뽑는 방식으로 자유민주주의의 큰 틀을 세웠다. 신대륙의 변혁은 다시 구대륙인 유럽에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이 나라들은 자신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열망하면서도 다른 나라들을 식민지로 삼고 식민지인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에게 자유란 유색인종. 여성. 노예에게는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소외된 계층은 역시나 자유와 투표권을 얻기 위해 또다시 힘든 싸움을 해야했다. 식민지에서는 독립을 위한 투쟁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참정권을 얻기 위한 여성들은 목숨을 걸고 싸웠다.
산업혁명 이후,자본주의가 득세하면서 이제는 자본가로 부터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투쟁해야 했다. 그에 대한 반발은 공산주의의 개념을 세웠으나 두 이데올로기가 충돌하면서 자유의 개념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세상은 냉전시대에 접어 들었다. 각자의 영역에서 상대편보다 자신들의 이상이 덜 옳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자유는 민주주의의 개념과 공존하지만 시대에 따라 시각은 조금씩 다르고 자유를 누구에게 까지 나누어 주느냐에 대한 개념과 인식도 달랐다. 그 인식의 변화가 사실은 자유의 발전과정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과거와 비교해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좀더 지나고 나면 우리 역시 좁은 의미의 자유를 누리며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들이 드러나게 되고 새로운 투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인류의 역사에 관한 책인 "총균쇠"나 "사피엔스" 에 필적할 만한 자유에 관한 역사책으로 보인다. 시대를 아울러 인간의 자유에 대한 욕망과 투쟁의 역사가 잘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계속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유익했다. 지금의 세대에게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자유가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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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집중 - 내 안의 가치를 브랜드로 바꾸는 성공 전략
박주호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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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전문화되어 가고 있다. 예전처럼 다 잘하는 것이 힘들 정도로 모든 분야의 능력치가 올라갔고 이제는 AI와도 경쟁해야 한다.
이 책은 모두 5명의 저자가 있다.이들은 교육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를 만났을 것이고 그들을 보며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깨달은 바가 클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맡은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며 자신은 어떻게 그 능력을 키워왔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이 책에 나오는 저자들의 직업과 면면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직업의 분야는 훨씬 다양해졌고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1인기업.1인미디어 등으로 충분히 키울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들 모두 공통적으로 자신만의 강점에 집중해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개발하여 나의 능력한계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전부터 '한가지만 잘 하면 먹고 산다' 라는 말을 하긴 했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수많은 학생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 노동에 시달렸다. 그래도 대학은 가야 직업도 가지고 사는 게 수월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입전형이 많이 바뀌면서 전과목이 아니라 한 두과목만 전문적으로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어졌다. 그리고 요즘 대성공을 이룬 유명인들은 한 분야만 어려서부터 집중적으로 판 사람들이다. 아이돌. 게이머. 운동선수 등등 오랜시간 한 가지에 몰입하여 실력을 쌓은 케이스이고 이들에게 학벌같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어떤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든, 나이가 얼마고. 가진 것이 어느 정도이든 간에 내가 잘하고 하고 싶은 것에 뛰어 들어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의 사회는 모두가 가는 쪽으로 따라 가는 것보다 그 편이 더 성공할 확률이 높고 보람도 있다. 혹시 생각중인 것이 있다면 작게라도 일단 시작해보자. 매일 조금씩이라도 시간내서 집중하다 보면 누구보다 전문가가 되어 그 분야에서 최고로 빛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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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빌런들 - 당신이 소비하는 사이, 그 기업들은 세상을 끝장내는 중이다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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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빌런들이 있다니 무슨 말이지? 라는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 빌런들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거대기업들. 깔끔하고 완벽하고 공정해 보이는 그 이미지의 기업들이 빌런들이다.
책 머리에 "당신이 소비하는 사이, 그 기업들은 세상을 끝장내는 중이다" 로 시작한다. 그렇게나 무서운 일들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고 있었다고?

이 책에서 언급하는 빌런들은 모두 24곳이다. 다국적 거대기업도 있고 협회, 은행. 우리나라 기업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이윤추구라는 목표를 위해 수많은 이들의 목숨과 건강을 해쳐도 상관없다는 식은 말이 안된다. 그런데도 그 일들이 지금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주요 내용들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내용이다.
유제품을 만드는 네슬레는 정작 아동건강을 위험으로 내몰았고,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도쿄전력은 비용을 아끼려다 더 많은 방사능을 누출했다. 세계에는 8억5천만명이 영양실조지만 4대곡물 메이저회사 ABCD는 사람보다 소에게 곡물을 먹여 소고기를 더 많이 생산한다. 코카콜라는 세계 최대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기업이며,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는 17년간이나 피해자를 만들었다.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생명을 담보로 폭리를 취했다.
나이키는 일당 500원에 아동노동자를 10시간씩 축구공 바느질을 시켰고, 월마트는 노동조합과 최저임금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버같은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업자라는 이름으로 노동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애플의 하청인 폭스콘은 애플의 엄청난 영업이익률을 위해 중국노동자들 쥐어짰다. 아마존은 30년 가까이 무노조 정책을 고수하다 간신히 첫 노조가 설립됐다. 몰랐던 사실들을 정말 많이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대기업의 비도덕성 외에도 자유무역의 환상, 원청과 하청업체, 생산과 유통업체들이 가지는 여러 고리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혀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도 함께 비판한다.

나는 자본가가 아니라서 대기업들의 자본중심 마인드를 사실 잘 이해 못하겠다. 그저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알았고 화가 났다. 언제부턴가 공정소비 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의 진정한 의미가 이해되었다.
일반인들이 이에 맞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올바른 기업에 올바르게 소비하는 일 정도일 것이다. 작은 힘이지만 많은 이들이 동참하고 목소리를 내면 조금은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윤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나게 해야한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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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 아날로그 시대의 일상과 낭만
패멀라 폴 지음, 이다혜 옮김 / 생각의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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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긴 제목에서 3가지 부분이 보였다. 우리, 두고 온, 유실물
"우리" 란, 나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좀더 다수의 사람들이다.
"두고 온 " 이란, 어느 정도의 본인 의지가 포함되어 어딘가에 놓고 왔다.
"유실물" 은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린 물건이다.
그런 것이 100가지나 된다고?
많은 이들이 시간과 세상의 흐름속에서 본의든 아니든 이제는 그곳에 놓고 와서 점점 잊혀져가는, 그러나 잃어버린 듯 그리워지는 것들을 말한다.

작가가 이야기 한 것들은 유형의 것도 있고 무형의 것도 있다. 실패한 사진, 전화, 도서관 서지카드, 생일카드, 종이신문, 지도, LP판, 백과사전 처럼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유형의 물건들이 있다.
벼룩시장 발굴, 번호기억하기, 눈 맞춤, 기억, 겸손, 부모의 전폭적인 관심 같은 아련한 느낌의 경험과 기억도 있다.

태어나서 부터 디지털 시대였던 지금의 세대와는 달리 아날로그 시대를 거쳐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세대는 가끔 이런 것들이 그립다.
저자는 뉴욕타임즈 기자 출신의 미국인인데 동양의 우리와 비슷한 감정을 가지는 걸 보면 과거에 대한 그리움은 다들 비슷한가보다.
지금보다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번거롭던 시절인데 왜 그리울까? 그때 겪은 조금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에서 그걸 기꺼이 감수하면서도 해보려 했던 당시의 내 마음이 그리워서 일 것이다. 너무 쉽게 가지면 소중함이 덜 느껴지듯 그때 그 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저자가 꼽은 100가지 중, 나는 도서관 서지카드가 제일 그립다. 지금 세대는 그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를 것이다. 지금보다 도서관이 흔치 않아 도서관에 한번 가려면 버스를 타고 한참 가야하던 시절. 책을 찾기 위해 주루룩 쌓여있던 카드 중에서 눈을 부릅뜨고 또 한참을 찾아보던 책들. 힘들게 찾아서 본 책은 참 소중했다.
책 보는 것이 너무 수월해서 요즘은 책을 덜 보고 방치하는 지도 모른다. 책 한권 옆구리에 끼고 보고 또 보고 할 만큼 소중하지 않아서 말이다. 그 시절, 도서관은 숨만 쉬어도 행복한 공간이었다.

작가가 말한 것 이외에도 내 개인적으로 그리운 것들이 참 많다.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자꾸만 추억에 젖는다. 나도 나만의 100가지 유실물 리스트를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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