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두고 온 100가지 유실물 - 아날로그 시대의 일상과 낭만
패멀라 폴 지음, 이다혜 옮김 / 생각의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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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긴 제목에서 3가지 부분이 보였다. 우리, 두고 온, 유실물
"우리" 란, 나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좀더 다수의 사람들이다.
"두고 온 " 이란, 어느 정도의 본인 의지가 포함되어 어딘가에 놓고 왔다.
"유실물" 은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린 물건이다.
그런 것이 100가지나 된다고?
많은 이들이 시간과 세상의 흐름속에서 본의든 아니든 이제는 그곳에 놓고 와서 점점 잊혀져가는, 그러나 잃어버린 듯 그리워지는 것들을 말한다.

작가가 이야기 한 것들은 유형의 것도 있고 무형의 것도 있다. 실패한 사진, 전화, 도서관 서지카드, 생일카드, 종이신문, 지도, LP판, 백과사전 처럼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유형의 물건들이 있다.
벼룩시장 발굴, 번호기억하기, 눈 맞춤, 기억, 겸손, 부모의 전폭적인 관심 같은 아련한 느낌의 경험과 기억도 있다.

태어나서 부터 디지털 시대였던 지금의 세대와는 달리 아날로그 시대를 거쳐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세대는 가끔 이런 것들이 그립다.
저자는 뉴욕타임즈 기자 출신의 미국인인데 동양의 우리와 비슷한 감정을 가지는 걸 보면 과거에 대한 그리움은 다들 비슷한가보다.
지금보다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번거롭던 시절인데 왜 그리울까? 그때 겪은 조금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에서 그걸 기꺼이 감수하면서도 해보려 했던 당시의 내 마음이 그리워서 일 것이다. 너무 쉽게 가지면 소중함이 덜 느껴지듯 그때 그 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저자가 꼽은 100가지 중, 나는 도서관 서지카드가 제일 그립다. 지금 세대는 그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를 것이다. 지금보다 도서관이 흔치 않아 도서관에 한번 가려면 버스를 타고 한참 가야하던 시절. 책을 찾기 위해 주루룩 쌓여있던 카드 중에서 눈을 부릅뜨고 또 한참을 찾아보던 책들. 힘들게 찾아서 본 책은 참 소중했다.
책 보는 것이 너무 수월해서 요즘은 책을 덜 보고 방치하는 지도 모른다. 책 한권 옆구리에 끼고 보고 또 보고 할 만큼 소중하지 않아서 말이다. 그 시절, 도서관은 숨만 쉬어도 행복한 공간이었다.

작가가 말한 것 이외에도 내 개인적으로 그리운 것들이 참 많다.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자꾸만 추억에 젖는다. 나도 나만의 100가지 유실물 리스트를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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