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빌런들 - 당신이 소비하는 사이, 그 기업들은 세상을 끝장내는 중이다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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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빌런들이 있다니 무슨 말이지? 라는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 빌런들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거대기업들. 깔끔하고 완벽하고 공정해 보이는 그 이미지의 기업들이 빌런들이다.
책 머리에 "당신이 소비하는 사이, 그 기업들은 세상을 끝장내는 중이다" 로 시작한다. 그렇게나 무서운 일들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고 있었다고?

이 책에서 언급하는 빌런들은 모두 24곳이다. 다국적 거대기업도 있고 협회, 은행. 우리나라 기업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이윤추구라는 목표를 위해 수많은 이들의 목숨과 건강을 해쳐도 상관없다는 식은 말이 안된다. 그런데도 그 일들이 지금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주요 내용들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내용이다.
유제품을 만드는 네슬레는 정작 아동건강을 위험으로 내몰았고,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도쿄전력은 비용을 아끼려다 더 많은 방사능을 누출했다. 세계에는 8억5천만명이 영양실조지만 4대곡물 메이저회사 ABCD는 사람보다 소에게 곡물을 먹여 소고기를 더 많이 생산한다. 코카콜라는 세계 최대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기업이며,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는 17년간이나 피해자를 만들었다.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생명을 담보로 폭리를 취했다.
나이키는 일당 500원에 아동노동자를 10시간씩 축구공 바느질을 시켰고, 월마트는 노동조합과 최저임금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버같은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업자라는 이름으로 노동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애플의 하청인 폭스콘은 애플의 엄청난 영업이익률을 위해 중국노동자들 쥐어짰다. 아마존은 30년 가까이 무노조 정책을 고수하다 간신히 첫 노조가 설립됐다. 몰랐던 사실들을 정말 많이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대기업의 비도덕성 외에도 자유무역의 환상, 원청과 하청업체, 생산과 유통업체들이 가지는 여러 고리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혀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도 함께 비판한다.

나는 자본가가 아니라서 대기업들의 자본중심 마인드를 사실 잘 이해 못하겠다. 그저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알았고 화가 났다. 언제부턴가 공정소비 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의 진정한 의미가 이해되었다.
일반인들이 이에 맞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올바른 기업에 올바르게 소비하는 일 정도일 것이다. 작은 힘이지만 많은 이들이 동참하고 목소리를 내면 조금은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윤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나게 해야한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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