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더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근후 지음 / 책들의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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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와 조언의 차이는 듣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면 조언이고 듣기 싫으면 잔소리다.
이 책의 저자는 90대의 정신과 의사님이시다. 내가 최근에 읽은 자기계발서의 저자중에 가장 연세가 많으시다. 그런데 잔소리 같지 않은 푸근함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나이드는 것이 좋은지를 느끼게 해주는 말씀들이었다.

책에는 저자의 글 이외에도 좋은 명언들도 군데군데 나온다. 그중에 이런 인용문이 있었다.
"노년이란. 당신이 모든 답을 알고 있는 데도 아무도 당신에게 질문하지 않는 때다"
무릎을 칠 만큼 와 닿았다.
내 아이들은 내가 아는 답을 나에게 질문하지 않고, 나는 부모님 세대에게 아무 질문도 하지 않는다. 내가 그러니 내 다음 세대가 나에게 왜 그러는지 알것 같다.
그렇게 모두가 나이 들어가고 세월도 흐르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많은 것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모르는 것이 많아지기도 한다. 다른 세대에서 다른 걸 공유하며 살아서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내내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 해주시듯 푸근하게 조언을 많이 들었다.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고 힐링서적 같기도 하다.
6.25 이야기를 하시면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 같고. 본인이 정신과에서 진료하신 이야기를 들으면 정신분석사례집 같고. 살아온 인생철학을 말씀하시면 철학자 같다.
90대라는 연세와 정신과 의사의 경험이 합쳐지니 이야기 보따리가 한없이 풀어진다. 역시나 연세와 직업의 특성으로 부담없이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말씀해주셔서 좋았다. 그래서 잔소리가 아니라 조언으로 들렸고 하나하나 자발적으로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작가님이 더 오래 건강하게 좋은 말씀 많이 남겨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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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꼭 안아줄 것 - 영원한 이별을 가르쳐야 했던 한 아버지의 이야기
강남구 지음 / 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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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투병 실화라고만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들 가족의 이야기가 영화 러브스토리 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였다. 러브스토리에 눈밭의 연인이 있었다면 여기는 친퀴테레의 빛나는 바다가 있었다.

병때문에 제왕절개 수술도 못하고 50시간 이상 진통하며 힘들게 낳은 아들과 부부는 평범한 사람이 만나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 특별한 사랑이 된다는 시인의 말처럼 행복하게 살았다.
재생불량성 빈혈이 있지만 씩씩하게 아들을 키우는 아내가 어느 날, 제대혈 이식을 받으러 무균실에 입원했다. 희망과 절망의 시간을 왔다갔다 하는 시간을 보내며 모두가 간절히 아내가 건강하게 나아 아들과 만나기를 기도했다 어린이날에 선물을 가지고 돌아온다 던 엄마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작별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가족들 곁을 떠났다.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엄마와 주변 어른들의 이상한 모습들에 5살 아들의 심리상태는 불안했고 저자는 어린 아들에게 엄마의 죽음을 이해시켜야 만 했다.

한국의 많은 남자들이 그렇듯 저자도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와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아내가 얼마나 아픈지? 병원비와 생활비가 얼마나 버거운지? 아들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모르며 지냈다. 늘 지금이 아니라 미래에, 나중에를 말하며 소중한 순간들을 다음으로 미뤘다.
그렇게 아내가 떠나고 나서야 지나간 시간들이 아쉬움으로 떠오르고 아들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있고 그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보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삶인 것 같다.
다행히 나는 아직 이 글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떠나보낸 적은 없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내 사람들을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절실히 느꼈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바로 지금 꼭 안아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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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
우지연 지음 / 행복우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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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좋았다.
나 역시 여행을 가거나 낯선 곳에 갔을 때. 그 장소가 왠지 말을 거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감정이 나만 가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 신기하고 기뻤다.

저자는 공간디자이너이니 공간을 볼때의 느낌이 일반인들보다는 더 섬세할 것이다.
책은 사진과 글이 어우러져 글은 사진을 더 잘 느끼게 해주고 사진은 글을 더 아름답게 해준다. 사진에 나오는 장소들은 한결같이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그곳에 가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

관광지와 여행지가 다른 것은 장소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의 차이이다. 여행은 끝없는 대화속에서 깨달음을 준다.
이혼으로 마음아파하던 저자의 친구가 빛이 아름다운 그리스의 섬에서 새로운 삶을 꿈 꾸었던 것처럼 사람에게 알맞는 장소는 끊이없이 대화하며 힐링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보던 곳이 아닌 이국적인 것에 끌린다. 낯선 곳에 , 모르는 곳에 모르는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좋은 기억이라도 남아 있다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마다 자기 꽃을 피워내는 시간과 장소가 따로 있다. 그 순간은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곳을 볼때 있을 수도 있고 기억에 남는 사람을 만나는 때일 수도 있다. 때로는 그저 해지는 어느 찰나의 순간일 때도 있다. 그저 내가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고마운 순간이다.
공간은 가끔 지나간 나의 시간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어릴 적 겪은 것과 유사한 시간과 공간의 느낌으로 많은 걸 떠올리게도 한다.

이 책은 떠들썩한 말이 아니라 그저 나에게 적당한 공간과 시간만으로도 마음을 치유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우연히 그런 곳을 가게 된다면 구석구석 사진을 많이 찍어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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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 - 기자의 집요함으로 찾은 단 하나의 건강 습관 좋은 습관 시리즈 39
김고금평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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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의 저자는 본인이 건강이상 징후를 느끼기 전까지 되는대로 살았다고 했다. 담배도 많이 피고. 그러다 40대후반부터 여기저기 이상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청년일때는 모른다.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 그건이 40대후반쯤 부터 각종 성인병의 수치들이 와 닿기 시작한다.
이 책에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성인병 지식을 알려주고 본인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려준다.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등 흔히 겪는 성인병에 대한 정보가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되어 있다.

저자는 체중도 적정이고 술도 안하며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어느날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하여 힘들게 금연을 했더니 이제는 당뇨 전단계 진단을 받는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억울할 만하다.
당뇨예방 1원칙은 밥을 반 만 먹고 2원칙은 느리게 먹으며 3원칙은 채소-고기-밥 순서로 해서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막는 것이다.
식단에도 주의할 것은 노란색 과일은 당이 많으니 주의하고 샐러드는 좋으나 드레싱은 위험하다.

운동을 하려면 달리기가 좋다. 처음부터 무리하면 피로골절이 올 수도 있음으로 저자는 처음에는 2분 달리고 1킬로 걷기로 시작했다고 한다. 혈당을 낮추는 데는 식후운동이 좋다.
그리고 해가 지면 먹지마라. 오후 6시 이후에는 안 먹는 게 좋다. 서양인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동양인보다 12프로 정도 커서 같은 양을 먹어도 동양인이 당뇨에 잘 걸린다.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에스프레소는 카페스톨이 있는데 콜레스테롤이 높다. 마시려면 드립커피를 먹어야 카페스톨을 걸러낸다. 기상후에는 2시간은 지나서 마셔야 한다. 커피의 탄닌은 철분과 마그네슘을 배출해버리니 점심후 적어도 30분 이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알코올이 1g당 7칼로리나 된다는 사실이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4칼로리인 것을 감안하면 칼로리가 2배 가까이 되는데다 독성물질이라 이를 분해하느라 다른 지방분해도 못한다.

운동을 하면 식욕촉진 호르몬인 그렐린 의 영향으로 식욕이 폭발한다. 그러므로 운동만이 아니라 식단조절과 다이어트와 건강에 필수적이다.

책에 식단과 운동에 대한 정보가 너무 알차서 필기를 하면서 열심히 읽었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어서 읽는 것도 수월했다.
그래서 반성을 많이 했다. 온갖 핑계로 운동도 안 하고 먹고 싶은걸 자제 하지도 못한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래놓고 이제는 나이탓이나 하고 있으니 스스로 좀 한심하다. 진짜 바뀌어야 될 때인데. 정신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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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 -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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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를 세상에 가장 크게 알린 건 '제2의 성' 이라는 책과 사르트르와의 계약결혼이다.
"제 2의 성"은 그녀를 페미니즘의 대모로 만들어준 여성철학의 대표서적이다. 그녀의 독자적인 여성의식처럼이나 계약결혼도 무척이나 놀라운 사건이다. 지금 시기에도 흔치 않는 일이기도 하고 그 대상이 실존주의의 대가 사르트르 라니. 사르트르 같은 사람이 그녀와의 계약결혼을 했다는 것은 보부아르가 무척이나 매력적인 여성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놀라운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보부아르의 양녀가 그녀의 편지를 묶고 전후상황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출간되었는데. 그 내용이 보부아르가 17년 동안이나 사르트르가 아닌 다른 남성 넬슨 올그런과 주고받은 연애편지이다.
책에는 보부아르가 보낸 편지만 실려 있지만 오랜 시간 편지를 주고 받은 것으로 보아 그들의 사랑이 무척 깊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쪽의 편지만 있다는 것은 뭔가 불공평하다는 느낌도 든다. 과연 그도 그녀만큼이나 열정을 담아 편지를 썼을지는 궁금하다.

보부아르는 올 그런에게 '남편' 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은 사르트르에게는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그녀는 올그런에게 온 마음을 다해 애정을 표현한다.
친구, 내 사랑, 남편, 젊은이 , 악어 등 다양한 애칭으로 부르며 자신에게 일어난 하루하루 일과를 공유한다. 무슨 책을 읽고 무슨 일을 했는지. 수영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무엇을 먹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까지.

이것은 편지라기 보다는 매일 그녀의 감정을 분출하는 일기장의 느낌이다.
일기장의 느낌으로 매번 써내려가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보면 그녀의 글에서 외로움이 묻어나는 것 같다. 어쩌면 그녀는 올 그런이 아니었어도 자신의 마음을 받아줄 누군가를 찾았는지도 모른다.
연애편지 임에도 사르트르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등장하고 그러면서도 그의 답장을 애타게 기다린다. 그런 편지를 보는 올그런은 어떤 마음으로 편지를 주고 받았을까? 이들이 어떤 관계였는지는 일반인의 관점으로는 이해가 좀 어렵기도 하다.

올 그런은 미국인이었고 공간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어서 더 애틋했을 것이며 언어도 보부아르의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쓰여졌으니 새로웠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신대륙 미국처럼 올 그런이 신비하고 낯선 존재로써 늘상 있는 유럽의 모든 것들 보다 더 멋있게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사르트르가 여러 여성들을 만나면서 보부아르에게는 마음의 탈출구도 있어야 했다. 사르트르와 지성을 나누었다면 감성을 나눌 누군가가 필요했을테다.

그래서인지 편지에서 그녀의 애정표현은 진하다. 사랑에 불타올라 한 남자만 생각하고 떠올리는 여성의 모습이다. 사랑하는 남자와 키스하고 싶어하고 그리워하는 그들의 사랑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남녀간의 문제에서 제3자들은 그들 사랑의 실체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한가지. 보부아르가 그녀의 생에 한순간 온 마음을 다해 마음을 나누고 사랑한 것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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