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마음이 아려왔다. 우리나라는 가족의 친밀도가 높고 동양적 사고방식으로 효 를 무척 강조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가족으로 인한 가슴아픈 일이 많이 생기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글을 쓴 저자는 미국심리학자이다. 자유와 독립성이 강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그 나라의 심리학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담아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쓴 글이다. 그 말은 이 세상에 정말 많은 이들이 가족의 굴레로 힘들어 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상당수 사람들이 가족이야기에서 침묵을 지키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 수가 더 많을 수도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학대를 받는 이들은 자신이 학대당하는 줄 모르고 설사 이상함을 느껴도 가족에게 그런 마음을 먹는데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가장 친근한 울타리여야 할 가족에게 당한 학대는 그 사람의 다른 인간관계조차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삶 전체에 큰 영향을 준다. 저자는 우선 해로운 가족과의 관계단절은 정당방위이며 죄책감을 갖지 말고 한번에 확실히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함이 있는 것과 해로운 것은 다른데 해로운 가족은 끊임없이 나에게 죄책감과 무능력을 느끼게 하고 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무너뜨리는 가족이다. 그래서 죽음을 각오하고라도 벗어나야 한다. 갈등을 피하고 싶어 회피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 가족과 경계선을 그어야 하는 이유, 경계선을 그을때 주의할 점과 요령, 경제적지배시 대처법도 얘기해준다. 가족학대의 생존자들은 가족과의 관계단절시에 타인에게서 비난을 받으며 2차가해 상황에도 몰린다. 건강한 가족 내에서 갈등을 처리해 온 이들은 해로운 가족이 어떤지 잘 몰라서 인간적인 도리로 접근하여 그 상황을 보기도 하고 해로운 가족들이 보이는 가식적인 모습에 피해자를 혼동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는 본인이 어린 시절 겪은 이야기들과 자신의 부모가 어떻게 했는지를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한다. 개인의 아픈 과거사를 책에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도 이렇게 한 것은 여전히 자신이 가족에게 학대당하는 줄도 모르고 벗어날 생각조차 못하는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강력했을 것이다. 본인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어서. 그렇게 가족과 단절 후. 어떻게 스스로를 치유하고 이겨나가야 할지에 대해 예시도 들어준다.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엄마도 아빠도 되어줄 수 있다. 긍정적 사고법을 훈련하고 상담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스스로 위축되거나 자책하지 말고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가족이었는지? 내 가족은 나에게 어떤 가족이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친근한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이 한 인간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모든 이들이 적어도 가족만큼은 힘든 세상에 울타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의 부제는 "선택.결심.변화를 이끄는 결정적 질문" 이다. 무엇을 갖고 싶은가? 가 아니라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Do 이다. 이 책은 부자의 의미로 시작한다. 사실 우리 모두는 부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자의 의미는 모두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순간, 할 수 있는 상태 또는 하기 싦을 때 안 할 수 있는 상태" 라고 생각한다. 부자라는 것이 꼭 돈만 많은게 아니라 나의 의지와 시간도 포함한다. 이러한 부를 rich가 아니라 wealth 라고 한다. 저자는 삶에서 중요한 3가지 관계를 첫째, 타인과 나의 관계. 둘째 일과 나의 관계. 셋째 내 안의 욕망과 나의 관계 로 보았다. 이 관계를 구성하고 유지하는데 중요한 것이 바로 시간자본이다. 시간 자본을 잘 쓰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은 크게는 14개의 질문을 화두로 던지고 이야기하며 사이사이 작은 질문들을 계속 던진다. 1.what do you want 2.현재 어디에 시간과 돈을 가장 많이 쓰고 있나요? 3.10년뒤 나의 완벽한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요? 4.10년 뒤에 돌아봤을때. 내 인생의 10가지 장면은 무엇일까요? 5.아래로 떨어질까요? 아니면 위로 떨어질까요?6.실패를 계획해본 적 있습니까?7.관계 설정을 바꾸기 위해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8.나는 내 안에 있는 힘을 얼마나 쓰고 있을까요?9.과정도 즐겁고 결과도 만족했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10.혹시, 매번 같은 고민을 반복하고 사나요?11.당신이 좋아했던 상사는 어떤 사람이었나요?12.나의 영웅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까요?13.내가 가진 카드는 무엇이 있을까요?14.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각 챕터 마지막에는 코칭세션을 따로 두어 질문에 맞게 직접 답을 써보는 공간도 두고 있다. 독자가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게 하기 위함이다. 마치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같다.이렇게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것이 코칭이고 컨설팅과의 차이점이라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말은 삶의 전반부를 "무잇인가 되기 위해" 살아간다면 후반부는 그렇지 않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 수 전환점이 되는 것이 살면서 겪는 위기상황들인데 그것을 계기로 깨달음을 얻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래서 젊은 시절에는 무엇이든 채워보려고 아득바득 살기 때문에 힘들게 느껴진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도 똑같이 사는 사람들도 존재하긴 한다. 그리고 로얄티 콘트랙트의 의미는 새로 알게 된 건인데 새로웠다. 나 역시 수많은 로열티 콘트랙트가 내재화되어 있고 그것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려고 한다. 이때 자신에게서 경험, 전문성,증거,노력. 사람.교환 6가지를 돌아보고 매일 8퍼센트 즉 하루2시간씩 직업에 투자해야한다고 한다. 직업에 대한 투자는 복리의 마법과 같아서 지금 하는 만큼 급성장 할 수 있다. 많은 심리상담이나 정신분석상담 책을 읽어 봤지만 이 책은 인생코칭책이다. 상담이 아니라 인생을 더 잘살기 위해 어느 방향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코칭해주는 것이다. 제법 높은 자리에서 나름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코칭을 꾸준히 받는 것 같다.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는 심리상담 정도만 대중화 되었을 뿐, 성공코칭 까지는 익숙하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성공코칭의 기본을 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우선 책에서 주어진 14개의 질문을 깊이 생각해 보고 세부 과제도 성실히 수행해 보아야 겠다. 그래서 나의 10년후도 그려 보아야 겠다.
철학과 문학을 좋아했지만 먹고 살기 좀 더 나은 약사의 길을 택했다는 개인의 스토리부터 영화같은 약사가 쓴 책이다. 약사의 눈으로 보았다면 영화를 해석하는 방법이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이 책에는 모두 14편의 영화와 그에 등장한 약들 그리고 약들과 관련된 의학정보를 준다. 즉, 영상으로 보여진 상황이 어떤 병적 상황임을 설명하고 어떤 약을 복용 또는 처치하는지 알려주는 방식이다. 약물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와 지식은 일반인들에게 어렵지만 이렇게 설명해주니 이해가 좀더 잘된다. 총 5챕터로 분류되어 1부는일상과 밀접한 천식. 에이즈, 백혈병 약.2부는 인생을 파멸로 몰아가는 헤로인, lsd,아편3부 상상속에 존재하는 사랑의 묘약. 머리 좋아지는 약4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우울증 치료제. 스테로이드.마취제5부 사회문제와 얽힌 술. 제약회사 문제. 전염병과 백신 에 관해 이야기한다. 약에 관하여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은 더 상세히 알게 되었고 새로 알게 된 내용은 흥미로웠다. 신약의 특허권과 복제약인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되었고 아편이 실제로는 가장 오래된 진통제인 모르핀으로 만병통치약이었다는 것, 우울증 약이나 스테로이드의 부작용, 올림픽 선수들의 도핑문제. 심장이식환자들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하고, 술이 who에서 마약으로 분류한 중독물질이며 미국에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중독자가 많다는 것. 파킨슨병에 뇌속 도파민양을 늘리는 약을 쓴다는것들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약은 인류의 건강과 수명연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약은 필요악인 부분이 있어서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오남용 할 시에는 문제가 생긴다. 또한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해당 병이 아닌데도 머리가 좋아지려고 adhd 약을 복용하고 근육을 키우겠다고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건 당연히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영화로 쉽고 재미있게 약에 접근하여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주지만 약 사용에 대해 경고를 해준다. 뭐든지 과유불급이고 시의적절해야 최선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자신이 갇힌 미궁을 탈출하기 위해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지만 더 높게 날고 싶다는 욕심으로 태양에 가까이 갔다 밀랍이 녹아 추락하여 죽는 이카루스의 이야기가 현대인의 약물에 대한 추종에 잘 맞는 것 같다.
이 책은 굉장히 독특한 책이다. 감정을 나타내는 말을 신조어로 만들어 그 새 단어에 사전식 설명을 곁들였다. 그런 단어가 무려 300개가 넘는다. 저자는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언어의 빈틈을 메우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라틴어나 고대언어의 어원들을 바탕으로 또는 지금 사용되는 언어들의 변형으로 감정을 더 극대화시킬 수 있는 언어 메이킹이라는 방대한 작업을 했다. 처음에는 언어사전인가 하는 생각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마지 각 언어를 제목으로 한 수필 혹은 에세이같았다. 단어에 대한 설명조차 아름다워서 그 단어의 의미가 눈앞에 영상처럼 그려진다. 이렇게 언어를 만들고 그렇게 글로 표현한 존 케닉이 너무 대단하고 이것을 한국어로 번역한 역자 황유원님도 너무 대단하다. 언어의 맛을 외국어로 번역한다는 것이 엄청난 일이었을텐데 글에서 감성이 진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정말 번역을 잘 하신 것이다. 내가 아름답게 느켰던 몇가지를 들자면 ~마루모리-평범한 것들의 가슴 아픈 소박함~리베르시스-세상일에 신경을 덜 쓰고픈 욕망~히들드-비밀을 혼자서만 간직해야 한다는 사실에 외로움을 느끼는~접점의 순간-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 아무도 모를 스치듯 짧은 접촉~온텐덧훅스-누군가가 자신을 빌요로 한다는 사실에서 원초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루무스-화려한 사회 이면의 가슴아픈 인간성~제노시네-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데뷔-이 순간이 기억될 거라는 깨달음~올레카-기억할 만한 날들이 얼마나 적은지에 대한 깨달음~노두스 툴렌스-당신의 삶이 이야기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느낌~크토시스-우리가 정말로 아는게 얼마나 적은지에 대한 깨달음 읽자마자 내 마음을 울린 단어 11가지이다. 단어를 만드는 과정과 어원들이 우리말이 아니다 보니 단어와 의미가 바로 연결되지 않고 단어숙지가 빨리 안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언어의 차이일뿐 확실한 건 이 책에 나오는 300여개의 감정이 내가 살면서 한번씩 다 느껴보았다는 것이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을 정리해준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은 마치 의식의 흐름 기법이 잔뜩 장착된 소설책을 읽는 느낌마저 든다. 주인공의 감정적 변화를 읽고 있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힌다. 가끔 나도 모르는 감정에 이해되지 않을때 나 자신을 이해하고 돌아보고 싶을 때 이 책을 다시 들추어 보아야겠다. 개인적으로 우리말로도 이런 감정어 말모이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대에는 진정한 어른이 없다고 느낀다. 법정스님이나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들이 안 계시면서 부터 인 것 같다. 우리는 여전히 그 분들의 평화로운 말씀과 쓴소리가 필요한 데 말이다. 그래서인지 법정스님의 말씀이 오랜만에 책으로 나와서 너무 반가웠다. 1979년 부터 2003년 까지의 스님이 하신 강연에서 하신 말씀들을 모은 책이다. 1980년대면 벌써 40여년이나 지났다. 그때는 모든 게 아날로그였고 우리나라가 이제 겨우 산업화에 진입했던 시기다. 지금을 사는 우리로써는 상상이 잘 안되는 시기인데 그때 하신 말씀이 왜 지금 시기에도 너무 잘 맞는 것일까? 스님은 미래를 내다보신걸까? 공자의 논어가 아직도 울림이 있는 걸 보면 진정한 깨달음은 시대를 초월하는 것일테다. 80년대에도 자신의 외모를 잘 보이기 위해 성형을 많이 한다고, 외모를 바꾸는 생물은 세상에 인간밖에 없다고 하신다. 또 .점점 산업화되면서 인간이 도구화 되어가고 있다고도 하신다. 텔레비젼에 빠져 사람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흉악범죄가 늘고 있다고. 기업비리와 대선자금. 불황. 환경파괴 등등. 말씀들을 보면 지금 현재 법정스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것 처럼 지금의 세태에도 너무 잘 맞는 이야기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온 걸까? 누가봐도 대한민국은 그때보다 더 풍요로워졌고 세상은 더 편리해졌고 사람들은 더 많이 교육받았는데 왜 스님의 쓴소리는 여전히 쓴 것일까? 우리가 달라진 것 없이 정체되어 있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에 대한 답들도 스님의 말씀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을 때 우리는 온 세상을 다 가질 수 있다. 그러니 남이 가진 것과 비교하지 말라고 하신다. 현대인의 불행은 결핍이 아니라 과잉에서 온다고. 그리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좋은 말로 덕을 쌓으라고도 하신다. 삶은 각자의 몫이니 삶에 대한 책임은 자기에게도 있다고. 스님은 종교인이지만 종교를 절대시 하지 말라고도 하셨다. 종교는 철학이나 예술같은 문화현상으로 우리 삶에서 기도하고 염원하는 것이 필요해서 생긴 것이라고. 누가 나에게 불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내가 일찍이 남에게 친절을 베풀지 못한 것이 돌아오는 것이다.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시대가 지나도 진리와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스님의 말씀에서 더욱 느끼게 되었다. 말씀 깊이 새기고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