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셰리 캠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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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마음이 아려왔다.
우리나라는 가족의 친밀도가 높고 동양적 사고방식으로 효 를 무척 강조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가족으로 인한 가슴아픈 일이 많이 생기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글을 쓴 저자는 미국심리학자이다. 자유와 독립성이 강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그 나라의 심리학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담아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쓴 글이다. 그 말은 이 세상에 정말 많은 이들이 가족의 굴레로 힘들어 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상당수 사람들이 가족이야기에서 침묵을 지키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 수가 더 많을 수도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학대를 받는 이들은 자신이 학대당하는 줄 모르고 설사 이상함을 느껴도 가족에게 그런 마음을 먹는데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가장 친근한 울타리여야 할 가족에게 당한 학대는 그 사람의 다른 인간관계조차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삶 전체에 큰 영향을 준다.
저자는 우선 해로운 가족과의 관계단절은 정당방위이며 죄책감을 갖지 말고 한번에 확실히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함이 있는 것과 해로운 것은 다른데 해로운 가족은 끊임없이 나에게 죄책감과 무능력을 느끼게 하고 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무너뜨리는 가족이다. 그래서 죽음을 각오하고라도 벗어나야 한다. 갈등을 피하고 싶어 회피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 가족과 경계선을 그어야 하는 이유, 경계선을 그을때 주의할 점과 요령, 경제적지배시 대처법도 얘기해준다.

가족학대의 생존자들은 가족과의 관계단절시에 타인에게서 비난을 받으며 2차가해 상황에도 몰린다. 건강한 가족 내에서 갈등을 처리해 온 이들은 해로운 가족이 어떤지 잘 몰라서 인간적인 도리로 접근하여 그 상황을 보기도 하고 해로운 가족들이 보이는 가식적인 모습에 피해자를 혼동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는 본인이 어린 시절 겪은 이야기들과 자신의 부모가 어떻게 했는지를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한다. 개인의 아픈 과거사를 책에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도 이렇게 한 것은 여전히 자신이 가족에게 학대당하는 줄도 모르고 벗어날 생각조차 못하는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강력했을 것이다. 본인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어서.

그렇게 가족과 단절 후. 어떻게 스스로를 치유하고 이겨나가야 할지에 대해 예시도 들어준다.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엄마도 아빠도 되어줄 수 있다. 긍정적 사고법을 훈련하고 상담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스스로 위축되거나 자책하지 말고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가족이었는지? 내 가족은 나에게 어떤 가족이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친근한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일들이 한 인간에게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모든 이들이 적어도 가족만큼은 힘든 세상에 울타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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