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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쓸모 -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인생 그림
윤지원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1월
평점 :
책을 보면 우리 인생이 더 풍요로워 진다고 한다. 그러나 그림에도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인생그림이 있다.
빈센트 반 고흐는 '예술은 삶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해 준다' 라고 말했다.
나는 그저 평범한 미술 애호가지만 이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인문학자인 이 책의 저자도 그랬나보다.
그는 유럽의 명화박물관 투어를 하며 인생의 깊이를 깨달았고, 삶의 희로애락이 담겼다고 느끼는 22점의 명화를 책에 담았다. 책에 실린 명화들은 모두 유명한 작품들이고 누구나 한번씩은 보고 마음 깊은 곳의 울림을 느껴봤을 작품들이다.
저자는 22점을 우리 인생과 어울리게 4가지 주제로 분류했다.
'어둠이 짙을수록 별은 빛난다' 를 주제로 포기하고 싶을 때 보는 그림에는 뭉크, 고흐, 프리다, 카라바조, 아르테미시아의 그림이 있다.
어릴 때, 처음으로 본 뭉크의 '절규' 는 충격이었다.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은 공허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를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밤이 무서운 시간이 아니라 아름다운 시간임을 느낀다.
두번째 주제는 '인생에서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 로 고독할 때 보는 그림이다. 루소, 프리드리히, 홀바인, 쇠라, 뒤러, 라파엘로의 그림이 나온다.
루소 그림 속, 사자가 옆에 와도 깨지 않는 깊은 휴식과 평온함이 쇠라의 그림에서도 느껴진다.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조용히 자기만의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아늑하고 따뜻하다.
세번째 주제는 '진짜 가치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로 시야를 넓히고 싶을 때 보는 그림들이다. 클림트의 '키스' 를 보면 세상이 혼자가 아님을 느낀다. 나는 사랑받고 사랑하는 중이다. 모네의 '수련' 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인데 모네의 그림들이 대부분 온화한 빛을 띄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네번째, '인생은 견디는 기쁨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행복을 채울 때 보는 그림인데 무하의 연극 포스터 5종에서 기쁨과 환희의 절정을 느낄 수 있다.
그림은 온전한 하나로써, 전체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느낌이 그림보는 이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위로해준다. 마치, 화가의 부드러운 붓처럼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인문학자의 해석에는 미술적인 기교가 아닌 인간과 삶이 있었다. 그 말들이 그림과 어우러져 더 촉촉하게 스며 들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당시에 모든 해석을 생각하며 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 자신의 상황을 비추고 돌아보며 위로를 받는다. 그것이 바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그림의 쓸모' 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