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만 잘 해도 이사갈 필요가 없다. 아파트 값 한평은 어마어마 하다. 그런데도 그 공간에 쓸데없는 물건이 쌓여 있다면 비싼 공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집은 늘 좁아보인다. 정리정돈만 잘 해도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필요없는 물건도 덜 사게 되어 절약할 수 있다. 정리의 기본은 일단 꺼내고 버리는 것이다. 그런 후, 다시 깨끗하게 수납한다. 가구원 수에 따라 정리법을 살펴보자. 1인 가구가 사는 원룸의 경우, 행거에 쌓인 옷 부터 개어 넣고, 이불을 잘 개고 정리한다. 반려동물과 살아도 정리정돈은 필수다. 정리가 잘 된 집은 우울감도 안 생긴다. 혼자일수록 정리day를 정해 꾸준히 정리하자. 2~3인 가구는 각 개인마다 쓰지 않는 물건들을 자발적으로 꺼내야 한다. 아이에게 모든 공간을 다 주면 아이는 정리의 필요를 못 느낀다. 가족 모두의 호응을 이끌어 정리에 익숙해지면 모두에게 오랫동안 좋은 습관이 된다. 현관은 집의 얼굴이니 신발정리를 잘하고 깨끗히 청소하자. 주방 조리도구는 수납용품을 이용하여 공간활용을 하고, 냉장고는 바로바로 정리하고 투명한 통에 넣는다. 거실이든 화장실이든 물건이 널려있지 않고 제자리에 들어가 있는 것이 정리의 기본이다. 책에는 사진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옷을 개는 방법을 보여주어 따라 해볼 수 있다. 잘 정리된 옷방, 아이방, 주방. 화장실의 모습도 보고 참고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꼭 필요하지 않는 물건은 사지말고 쓸모가 없어지면 바로 버리는 것이다. 정리할 물건의 수만 줄어도 정리의 반 이상은 성공한 것이다. 이 책을 보고 반성했다. 한동안 소홀했던 정리와 버리기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제목부터 호기심이 가득 생기는 제44 은하계 환승 터미널은 서울 봉천동 시장 변두리에 허름하게 자리잡고 있다. 환승 터미널이 생긴다는 소문에 그곳 구멍가게 주인 원동웅씨도 투자 생각에 마음이 들썩였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 떠나고 자기 구멍가게만 터미널 안에 덩그러니 남았다. 지구인은 못 들어오는 곳에서 졸지에 혼자 남아 외계인들에게 장사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시작부터 코믹하다. 구멍가게에는 별의별 외계인들이 다 드나든다. 처음에는 말도 안 통했지만 통역기를 받은 후로 좀 나아졌다. 기자 외계인, 배우 외계인, 칭칭 싸맨 외계인, 진상 외계인, 떠돌이 외계인. 데이터 인류학자 외계인, 조향사 외계인. 가출한 아이 외계인까지. 외계인이라는 말로 지구인인 자신과 구분짓던 원동웅씨도 사실 다른 은하계에서 보면 외계인이다. 외계인의 세계에도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사연많은 외계인들이 있다. 비극전문 배우 짜얀체제게가 온 행성은 최루성 물질이 합성되어 주변인들을 눈물 흘리게 만든단다. 그래서 원동웅도 그를 만난 날, 그렇게 눈물이 났다. 그 행성 출신들은 사람들을 이유없이 눈물나게 한다는 이유로 천대받고 있었다. R패스를 쓰는 가난한 우주 난민들은 온몸에 데이터 타투가 강제로 새겨지고 떠돌이 삶을 강요당한다. 심각한 세대갈등으로 세대별로 다른 행성에서 살아야 해서 혼자 온 아이도 있다. 동웅은 무시당하고 소외받는 외계인들을 보며 남들과 다르게 생겨 도망다녔던 자신의 과거가 자꾸만 떠오른다. 코믹으로 시작하지만 무수히 많은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이다. '외계인'은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을 지칭한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차별하고 다투는 모습은 이 소설이 sf소설이 아니라 사회비판소설 처럼 느켜진다. 한편으로는 돈을 많이 버는 것만 목표였던 원동웅씨가 배척당하는 이들을 보며 점점 내면의 성장을 이루기에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시간이 흘러 미래가 되어도 사람과 사람간의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면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없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주는 소설을 읽은 좋은 시간이었다.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크고 작은 도구들이 사실은 물리법칙으로 만들어졌다. 태어나서 부터 보아 온 물건들은 그저 원래 그런 줄 알았지만 이유가 있었다는 것, 재밌는 생활과학이다. 숟가락은 둥근 면일때 안정적으로 액체가 잘 흘러 들어간다. 깔때기는 중력을 가장 잘 활용한 도구이며, 샤워기는 압력을 이용해 물을 멀리 날아가게 한다. 선풍기는 공기를 모아 바람을 만드는 원리인데 날개없는 선풍기도 실은 날개가 돌아가고 있다. 와인잔의 부드러운 곡선은 와인의 맛과 향을 좌우한다. 포크는 물질의 압력과 탄성으로 집는데 탄성력이 작으면 떨어진다. 주사가 아픈 이유는 마찰 때문이며, 스테플러는 지뢰의 원리로 적은 힘으로도 고정시킨다. 와인 오프너는 나선형구조로 회전하며 나아가는 원리이고, 플러그나 usb 단자는 전기와 탄성이론이 적용된다. 칼의 모양은 물질의 분자와 점성에 따라 달라진다. 피자커터가 둥근 것도 같은 원리이다. 제목에 나온 가위는 지레의 원리이다. 사포는 경도와 마찰을 이용하여 표면을 연마하며 채반을 흔들면 물기가 제거되는 것은 갈릴레오가 발견한 관성의 법칙이다. 편리하게 종이를 고정하는 클립과 코르크 마개는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탄성력을 이용했고 지퍼에는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쓰인다. 기압과 진공을 이용한 것이 흡착판이고 보온병은 열의 분자운동으로 만들어졌다. 바퀴에는 마찰과 관성, 회전의 법칙이 지팡이에는 중력과 무게중심을 볼 수 있으며 젖가락은 지레의 원리와 만유인력이 작용한다. 스포이트는 기압과 중력이 작용한다. 과학시간에 과학의 원리를 배우지만 실제로 그 이론이 물건들의 생김새, 활용과 연결시켜지지는 않는다. 이렇게 설명하고 예를 들어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10대들이 미리 읽어보면 수업시간에 과학원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쉬워질 것 같다.
광고회사 직원인 길건 팀장은 어느 날 갑자기 고양이가 되었다. 시작부터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짜장 이라는 이름으로 김하은 형사의 케어로 경찰서에 지내면서 짜장 고양이가 이전에 지역 길고양이들의 지도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고양이들과 소통하기 시작한다. 동네의 링컨콘티넨탈 할머니가 갑자기 사망하자 자신들을 돌봐주던 할머니의 죽음에 길고양이들의 세계가 들썩인다.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자 할머니가 보이지 않은 날부터 길고양이들이 밤마다 울었던 일들이 드러난다. 할머니의 동네 사람들과 가족들, 동물병원 사람들의 의심쩍고 이상한 부분들이 밝혀지고 짜장은 형사들의 수사진행과정을 함께 지켜본다. 고양이들에게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발톱을 빼 버리고 과하게 밥을 주었던 할머니는 과연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을까? 짜장은 컴퓨터 자판으로 자신이 원래 사람이고 이름이 길건 이라고 밝히며 형사들의 수사를 돕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살인사건 보다 더 놀라운 사실들을 풀어 놓는다. 고양이가 형사들과 함께 수사를 한다는 것이 흥미로운 소재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고양이를 소재로 소설을 쓸 만큼 고양이는 신비로운 동물로 여겨진다. 인간에게 없는 능력을 지닌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스토리는 2편이 나와도 좋을 것 같다. 고양이만의 능력을 이용하여 짜장이가 형사들과 공조수사를 하는 스토리는 언제든 재밌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세렌디피티 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단어에서 오는 어감도 예쁘고 우연이 모여 운명을 만들어 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세렌디피티의 순간이 사람 사이에서 만이 아니라 우연한 발견으로 일어난 일들을 모은 책이다. 이제는 너무 흔해서 일상이 되어버린 브랜드 코카콜라. 누텔라, 켈로그 뿐만 아니라 커피, 요거트, 감자튀김, 고추, 두부 같은 평범한 음식들도 세렌디피티 였다고 한다. 이 음식들을 두 가지의 경우로 나누어 보았다. 우연에 의해 발견된 새로운 음식들과 부유층들과 달리 먹을 것이 없어 찾다가 알게 된 음식들이 그것이다. 두통과 피로 치료제로 개발된 와인코카에 탄산수를 섞어 만든 음료가 코카콜라다. 매년 1100 억병씩 팔린다고 하니 대단하다. 커피는 에티오피아 양치기가 커피열매를 먹고 기분좋게 뛰는 염소들을 보며 발견되었다. 요거트는 몽골 징기즈칸의 병사들이 적군의 음모로 받은 상한 우유가 발효되어 몸이 좋아진 데서 왔다. 브라우니는 케이크를 만들던 제빵사가 실수로 이스트를 안 넣어서 만들어 졌다. 초콜릿 가나슈도 초콜릿 실험실에서 엉망이 된 초콜릿에 혼합물을 섞어 수습하려다 나왔다. 가나슈는 멍청이라는 뜻으로 실수한 견습생에게 내 뱉은 욕이었다. 고르곤졸라는 치즈마을의 이름이다. 두부는 중국에서 콩국을 만들다가 우연히 더러운 천일염이 들어가 응고된 것이 시작이었다. 벨기에와 프랑스는 서로 감자튀김의 시작이라고 다툰다. 그러나 감자가 가난한 이들에게 오랜시간 식량이 되어 준건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고추는 원래 가난한 이들의 향신료였다. 코코아는 기분 좋아지는 음식이지만 아무나 구할 수는 없었다. 이때 헤이즐넛이 저렴한 초콜릿 제품의 가능성읕 보이며 견과류의 고소함과 크림의 부드러움으로 초코잼 누텔라가 탄생되었다. 태운 밀가루인 그라노 아르소는 지금은 미식가의 식재료지만 원래는 밀가루를 구하기 힘든 농민들이 타버린 밀가루를 먹은 것에서 유래한다. 전세계적으로 해초를 먹는 나라는 거의 없는데 우리 나라는 김, 미역, 다시마 등 많은 것을 먹는다. 우리도 과거에 먹을 것이 없어 바다에 나가 무어라도 먹을만한 것을 찾다보니 발달했다. 각종 산나물이 발달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절박한 눈으로 보면 세상은 음식 세렌디피티로 가득 차 있나보다. 책에 나온 소재들이 대부분 음식이라 재미있게 보았다. 우리 식생활에서 늘 보던 것들이 우연한 발견이었다니! 없었다면 음식문화가 얼마나 심심했을지. 오늘도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