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세렌디피티 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단어에서 오는 어감도 예쁘고 우연이 모여 운명을 만들어 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세렌디피티의 순간이 사람 사이에서 만이 아니라 우연한 발견으로 일어난 일들을 모은 책이다. 이제는 너무 흔해서 일상이 되어버린 브랜드 코카콜라. 누텔라, 켈로그 뿐만 아니라 커피, 요거트, 감자튀김, 고추, 두부 같은 평범한 음식들도 세렌디피티 였다고 한다. 이 음식들을 두 가지의 경우로 나누어 보았다. 우연에 의해 발견된 새로운 음식들과 부유층들과 달리 먹을 것이 없어 찾다가 알게 된 음식들이 그것이다. 두통과 피로 치료제로 개발된 와인코카에 탄산수를 섞어 만든 음료가 코카콜라다. 매년 1100 억병씩 팔린다고 하니 대단하다. 커피는 에티오피아 양치기가 커피열매를 먹고 기분좋게 뛰는 염소들을 보며 발견되었다. 요거트는 몽골 징기즈칸의 병사들이 적군의 음모로 받은 상한 우유가 발효되어 몸이 좋아진 데서 왔다. 브라우니는 케이크를 만들던 제빵사가 실수로 이스트를 안 넣어서 만들어 졌다. 초콜릿 가나슈도 초콜릿 실험실에서 엉망이 된 초콜릿에 혼합물을 섞어 수습하려다 나왔다. 가나슈는 멍청이라는 뜻으로 실수한 견습생에게 내 뱉은 욕이었다. 고르곤졸라는 치즈마을의 이름이다. 두부는 중국에서 콩국을 만들다가 우연히 더러운 천일염이 들어가 응고된 것이 시작이었다. 벨기에와 프랑스는 서로 감자튀김의 시작이라고 다툰다. 그러나 감자가 가난한 이들에게 오랜시간 식량이 되어 준건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고추는 원래 가난한 이들의 향신료였다. 코코아는 기분 좋아지는 음식이지만 아무나 구할 수는 없었다. 이때 헤이즐넛이 저렴한 초콜릿 제품의 가능성읕 보이며 견과류의 고소함과 크림의 부드러움으로 초코잼 누텔라가 탄생되었다. 태운 밀가루인 그라노 아르소는 지금은 미식가의 식재료지만 원래는 밀가루를 구하기 힘든 농민들이 타버린 밀가루를 먹은 것에서 유래한다. 전세계적으로 해초를 먹는 나라는 거의 없는데 우리 나라는 김, 미역, 다시마 등 많은 것을 먹는다. 우리도 과거에 먹을 것이 없어 바다에 나가 무어라도 먹을만한 것을 찾다보니 발달했다. 각종 산나물이 발달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절박한 눈으로 보면 세상은 음식 세렌디피티로 가득 차 있나보다. 책에 나온 소재들이 대부분 음식이라 재미있게 보았다. 우리 식생활에서 늘 보던 것들이 우연한 발견이었다니! 없었다면 음식문화가 얼마나 심심했을지. 오늘도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