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순간 - 대한민국을 설계한 20일의 역사
박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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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tv에서 1948년 7월17일 광복 후 우리 나라의 첫 헌법이 만들어진 순간을 스치듯 본 적이 있다. 그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뭉클함을 느꼈었는데 이번에 책으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세대에게는 태어나보니 이미 헌법이 있었고 그 유명한 헌법 제1조를 들으며 자랐다. 그래서 오랜시간 나라를 잃었다가 자국의 헌법을 처음으로 가진 감격을 우리는 잘 모른다.

1945년 2월26일, 유엔에서 남한 단독 총선거를 결정했다. 이어서 5월10일 총선거가 실행되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국" 이 세워졌다. 등록 유권자 중 95프로가 첫 투표에 참여하여 탄생한 제헌의원 198인은 헌법 만들기에 전력을 다한다. 이 책은 6월 23일부터 7월 12일까지 헌법안을 본회의에 보고한 날부터 최종통과한 순간까지 20일을 다룬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얼마나 가슴 설레는 법인가!

헌법이 생기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법적으로 "헌법20조 남녀평등" 과 "헌법16조 초등교육" 을 의무교육으로 표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성이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받지 못하던 시기에 여성도 법적으로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있고 여성 인권말살의 상징인 공창제와 축첩제를 폐지한다.
기회균등의 의미로 초등교육은 의무교육으로 법에 기재했지만 한참동안 후원회비, 육성회비 등의 이름으로 학교에 비용을 납부해야 했다는 사실은 슬픈 뒷 이야기다.

법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자유를 보장한다
"헌법 제9조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 "헌법 제12조 모든 국민은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왕의 나라와 식민지 시대를 거쳐 국민에게 자유를 보장한다는 법은 의미가 컸지만 공교롭게도 가장 큰 자유의 억압자들은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다.
"헌법 제101조 광복 이전의 악질적인 반민족행위를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 가 있었지만 국민의 자유를 억압한 친일파들이 처벌받지 않은 역사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는 종종 법이 국민의 바램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함에 분노한다. 시대변화를 잘 따르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그러나 헌법이 처음 제정되었을 때, 새로운 나라에 대해 목표하던 그 바램과 소망만큼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책에는 나라의 정치제도. 입법권, 대통령제, 국무총리제에 관한 내용도 나와 있다. 이제 국민의 그 바램은 나랏일을 하는 현재 그들의 몫이다. 좀더 발빠르게 국민들을 위해 법을 만들고 수정하며 더 나은 나라가 되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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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신화 속 과학인문학 여행 - 삶을 그려낸 드라마에 담긴 흥미진진한 과학, 그리고 따뜻한 인문학 십 대를 위한 인문학
최원석 지음 / 팜파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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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과학의 결합은 흥미롭다.
신화에는 '저게 말이 돼?' 싶을 정도로 터무니 없는 부분이 많다. 그것을 이 책에서 과학적으로 분석해준다. 그리스 로마신화, 북유럽 신화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신화들도 있다. 12편의 신화에 담긴 신화속 자연과 인간, 영웅, 괴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신화에서는 태양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파에톤의 태양마차" 나 중국신화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린 예" 에서도 태양이 나오고, 우리 신화 "연오랑과 세오녀"도 해와 달의 이야기이다. 그만큼 태양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 보통 태양신은 남자인데 독특하게 일본신화의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는 여신이기도 하다.

태양마차 신화에서는 태양의 일주운동을 볼 수있다. 동에서 떠서 서로 지고 계절의 변화도 보여준다.
파에톤의 태양마차가 땅으로 너무 가까이 와서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피부가 검어졌다는 이야기는 재밌다. 피부색은 멜라닌 색소에 의한 것이지만 햇빛에 많이 노출될 수록 멜라닌이 많이 필요한 것이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금오신화의 삼족오는 태양의 흑점을 보고 만들어졌다는데 삼족오가 많아지면 태양활동이 활발해져 지구기온이 올라간다.

날씨는 신비로워 유달리 신화에 많이 인용된다. 단군 신화의 환웅은 비. 바람, 구름을 거느리고 땅에 온다. 농경사회에서 날씨는 신의 존재만큼이나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무서운 존재다.

신화에 나오는 영웅과 괴물은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그 능력에도 실은 인간이 가지고 싶은 능력에 대한 열망이 보인다.
북유럽 신화에는 아홉종류의 파도를 다루는 여신의 아들 헤임달이 있다. 그 지역은 바다로 교역하는 지역이라 파도가 중요했고 "아홉파도 뒤에는 반드시 큰 파도가 온다" 는 속담도 있다.

우리 신화에는 알에서 나오는 영웅들이 많은데 건국신화에서 고구려의 고주몽, 신라의 박혁거세, 가야의 김수로가 그들이다. 알은 둥근모양으로 태양, 하늘을 상징한다. 인간은 포유류라 알에서 태어나지 않지만 알속은 완전히 독립된 세상으로 껍질을 깨고 나온다는 것은 건국의 의미다.

그리스 신화의 키메라는 사자, 염소. 뱀의 모습을 다 가진 괴물이다. 지금도 생물학에서는 한 생물체 안에 서로 다른 유전형질을 가진 개체를 키메라 라고 부른다. 현대의 샴쌍둥이 같은 경우도 키메라다. 메두사의 머리도 특이한 경우다.

책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신화들이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다. 결국은 신화라는 것은 과학이 발전하지 않은 시대에 지역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해 가지는 두려움과 기대감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다.
대자연은 과학이 발전한 지금도 예측은 할지언정 거역은 할 수 없는 큰 존재다.
인간은 스토리텔링으로 대를 이어 이야기를 전달하고 기도하며 알게 된 지식들을 후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생을 이어왔다. 그렇기에 신화에서는 과학과 더불어 인간들의 깊은 바램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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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존에서 길을 잃은 직장인에게 - 발달장애 특성을 가진 이들을 위한 직장생활 안내서 휴먼테라피 Human Therapy 97
사토 에미 지음, 일본콘텐츠전문번역팀 옮김 / 이담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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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존' 이라는 말은 이 책에서 처음 보았다. 어떤 영역에 속하는 지 불분명한 부분을 지칭하는 말인데, 직장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이라면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모호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을 말한다.

많은 이들이 직장생활에서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다. 정신적 괴로움은 객관적 수치화가 쉽지 않아 개선이 어렵지만 여전히 직장생활은 해야한다. 그런 경우의 사람들에게 이 책이 조금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의 발달은 정형발달과 발달장애로 나뉘고 그 중간에 그레이존이 있다. 일상 생활에서 판단 내리기를 힘겨워 하는 사람들이 주로 그레이존에 속해 있다고 본다.

그레이존의 사람들이 일반인들보다 회사 생활을 버거워 하는 경우는 막연한 지시와 애매한 말투를 들을 때, 일의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 때, 우선 순위의 파악과 계획이 어려운 상황,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은 경우, 전화통화나 여러 사람과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등이 있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그들은 심리상태가 급격히 불안해지고 초조해진다. 최근에 젊은이들 사이에 콜포비아가 많이 생겨 났는데 이런 증상도 일맥상통한다.
그렇게 자꾸 제대로 된 판단이 힘들어지면 당사자는 자신과 주변에 분노가 쌓이며 피해의식이 심해지고 인간관계를 피해서 사회생활이 점점 더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선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 일지를 쓰고 목표를 뚜렷히 세워 시간을 의식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휴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상사와 면담하며 자기만의 업무 스타일을 찾아보자. 분노도 적절히 조절할 줄 알아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번씩 선택의 순간에 맞딱뜨린다. 쉽게 결정할 때도 있지만 한참을 망설일 때도 많다. 의외로 다수의 사람들이 그레이존 상태에 놓이거나 상황에 따라 판단불능 상태가 될 때가 많다. 또한, 함께 일하는 사람이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볼 수있다.
서로의 직장생활을 돕고 본인도 잘 하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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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대의 천재들 -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학교의 나날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문기업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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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술대학은 일본 최고의 국립 종합예술대학으로 미술학부 7개과와 음악학부 7개과로 구성된 일본 최고 예술천재들의 산실이다. 경쟁률이 동경대보다 더 높다고 하니 대단하다.

남들보다 조금은 독특한 하루하루를 사는 조각가 아내를 둔 소설가가 상상초월 예대와 예대생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조사해 본다.

예술하는 천재들은 멋지다. 일반인들에게는 판타지 같은 일이다. 학생들은 외모만 봐도 미술캠인지 음악캠인지 보인다.
미술캠에서의 작업과정은 몸이 더러워지는 걸 피할 수 없으며 몸을 많이 써야해서 조각하는 아내도 몸이 근육질이다. 미술캠이 외부인에게도 개방된 자유로운 공간이라면 음악캠은 악기도난 등의 문제로 방범이 엄격하고 시간개념도 철저하다. 예술은 양식에 따라 예술가들의 성향도 달라진다.

치열한 입시를 뚫고 예대에 들어온 학생들은 본인이 사랑하는 예술에 절절한 마음을 가진다.
우리는 예술가들을 자유로운 영혼이라 말한다. 일반인들보다는 틀에 박히지 않은 삶을 살기에 그들의 삶이 더 즐거우리라 생각하며 동경한다. 그러나 막상 예대에서 만난 수많은 미술가, 음악가들은 자신만의 높은 가치와 기준을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학교에서 먹고 자는 일이 비일비재한 건축과, 도예과 학생들, 악기를 더 잘 다루기 위해 악기를 위한 몸을 만들고 근육과 굳은 살 투성이인 연주가들은 매일매일이 자기와의 싸움이다.

예술은 자신이 창조해내는 성과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최상의 매력을 담기 위해 인생이 작품이 되고 자신이 악기의 일부가 되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예술가라 부르고 기꺼이 천재라고 높여준다.
그 중에서도 천재라고 인정받는 천재들도 있다. 음악환경창조과의 아오야기 로무는 휘파람 챔피언이다. 휘파람만으로 모든 소리를 만든다. 칠공예를 공부하러 예대에 온 사노 케이스케 는 기계장치 인형을 만든다.

그렇게 자신만의 예술에 빠져 인생의 상당 부분과 청춘을 바친 이들이 졸업후에는 더이상 사랑했던 일을 하지 못하고 그 분야를 떠난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온전히 예술만으로 인정받고 그 일을 생업으로 누리며 살 수 있는 이는 예나 지금이나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반은 행방불명이라고 표현했다. 그래도 세상에는 예술가라는 타이틀은 못 달아도 예술가적 정신이 필요한 곳이 무수히 많다. 그들도 어디선가 예대에서 공부한 시간을 자신이 새롭게 하고 있는 일에 적응하며 살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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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저녁달 클래식 1
제인 오스틴 지음, 주정자 옮김 / 저녁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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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원제는 Pride and Prejudice 이다. pride 는 우리말에서는 자신감, 자부심 같은 긍정적인 표현으로 더 많이 쓰이는 데 이 책에서는 오만 이라는 부정적인 느낌이 포함되어 있다.
자신감과 오만은 결국 종이 한장 차이다. 자신감은 좋은 거지만 일정 선을 넘어가면 오만이 되고 세상을 보는 눈이 왜곡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책 내용의 전체를 의미하고 주제도 품고있다.

제인 오스틴은 영국이 사랑하는 여성작가이다. 심지어 버지니아 울프 조차 그녀를 자주 언급할 정도로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훌륭하다. 여성작가가 전무하다시피 한 시기에, 자신이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랑과 결혼을 소설화 한 그녀는 오랜시간 사랑받아왔다. 영문학도 였던 나의 20대는 제인 오스틴의 영향력이 더욱 컸었다. 그리고 지금 나이가 들어 다시 읽어보니 새롭게 읽힌다.

결혼이 여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던 시절, 5자매를 둔 엄마는 딸들의 결혼이 가장 큰 관심사이자 본인의 존재이유이다. 그리고 딸들에게도 그렇다. 당시에 결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손가락질 당하며 초라하게 늙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조건의 사람을 만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녀들 역시 좋은 사람을 만나 아름다운 "사랑" 을 하고 싶다. 그러니 자꾸만 이리저리 따지고 비교하며 생각이 많다. 사랑을 찾으려는 본능과 막연한 불안감 사이에서 신중함과 헛발질로 왔다갔다 한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도 그렇다. 사랑할 시기의 남녀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늘 그렇다. 똑똑한 척 하지만 바보가 되어간다. 20대의 내가 엘리자베스를 가식적인 사람으로, 다아시를 잘난척 쟁이로 해석했던 것 처럼.
한참 시간이 흘러 다시 본 '오만과 편견' 의 모든 인물들은 달리 해석된다. 그들의 마음과 행동이 이해가 된다. 그들 모두는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나도 오만했고 편견에 가득 차 그들을 보았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추앙받으며 영화화되고 오마쥬 작품들도 쏟아진다.
그 이유가 단지 당시의 결혼풍습과 심리묘사, 인간의 어리석음만 잘 표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내가 느꼈듯 독자들은 자기 내면에 가득찬 오만과 편견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돌아보면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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