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별게 다 행복 - 내일은 내일의 파도가 온다 아잉(I+Ing) 시리즈
박수진 지음 / 샘터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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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몸치인 나 같은 사람에게 서핑은 헐리웃 영화나 하와이 관광화면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언젠가부터 강원도 양양이 서핑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들리길래 이제 우리 나라도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많구나 정도로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힘든 시간을 보내며 조증이 오고 코로나 시기까지 겹치자 몸도 마음도 힘든 상태로 남해에서 서핑을 배웠다.
파도가 좋은 날은 해 뜰 때 부터 해 질 때까지 종일 물속에서 산다는 데, 이것을 그들만의 전문 용어로 '물박' 이라고 한단다.
다른 취미들보다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어쩌다 만난 최고의 파도데이에는 정말 그러고 싶을 것 같다.
내일의 파도를 기다리며 힘든 하루하루중 좋은 날을 꿈꾸는 희망이 되어준 것이 서핑이었던 것이다.

엄마의 양수에서 머물다 태어난 인간은 본능적으로 물에 들어가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그 물에서 자연의 흐름인 파도에 몸을 맡기고 물과 하나가 되는 서핑, 바다와 함께 친구가 되게 해주고 그러다 물에 빠지면 빠지는 대로, 죽죽 해변까지 오면 오는대로 즐거운 스포츠가 서핑이다.
그래서인지 우울증이 있거나 ptsd를 겪는 사람들이 서핑을 즐기며 많이 밝아진다고들 한다.

책에는 서핑의 준비물부터 기초용어, 동작, 에티켓, 주의점, 서핑숍 이용법, 서핑 성지, 파도의 종류 등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상세한 설명을 본인의 경험담과 함께 실어 두었다. 진정 서핑에 대한 사랑을 담아 많은 이들에게 전파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제목만 봐도 서핑을 얼마나 즐기는 지 느껴지는 책을 보면서 그제야 나도 서핑이 굉장히 매력적인 스포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은 자연과 함께 할 때 살아있음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최소한의 도구와 자신의 힘만으로 자연에 순응하는" 서핑이 작가에게는 최고의 친구였던 것이다.
눈 앞에 서퍼들이 바다를 즐기는 모습이 떠오른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바다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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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의 길 - 제2차 세계대전 종식을 향한 카운트다운
에번 토머스 지음, 조행복 옮김 / 까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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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8월15일 광복절이 있었다. 우리에게 이 날은 식민지에서 벗어난 광복의 날이고, 세계 대전을 치룬 국가의 입장에서는 항복의 날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과정의 이야기이며 책 표지에서 볼 수 있듯 원자폭탄의 이야기이다.

2차대전 말기에 일본은 패전을 예상했지만 좋은 조건의 항복을 궁리하고 있었고, 연합군은 무조건 항복시키려는 작전들로 서로가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 1945년 7월 26일 연합국은 포츠담 선언으로 일본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지만 항복은 없었다.
8월6일 인류의 첫 원자 폭탄인 리틀보이가 히로시마에 투하되었다. 그리고 사흘 뒤 나가사키에 두번째 원자폭탄인 팻맨도 투하되었다. 미국 트루먼 대통령은 8월 9일 “전쟁의 괴로움을 빨리 끝내기 위하여 원자폭탄을 사용했다" 고 선언했고, 엄청난 원자폭탄의 위력에 두려움을 느낀 일본의 히로이토 천황은 8월15일 항복을 공식 선언했다.

첫번째 원자폭탄 투하일에서 겨우 20여일 전 7월 16일 로스앨러모스에서 첫 폭발에 성공한 원자폭탄은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본 본토에 투하되어 수많은 인명을 죽이며 마무리되었다.

핵폭탄과 관련하여 우리는 오펜하이머와 트루먼 대통령을 알지만 이 면에 또 다른 이들도 있었다.
핵폭탄 투하 여부와 시간, 장소를 결정한 미국 전쟁부 장관 헨리 스팀슨. 그는 애초에 물망에 오른 옛 도읍 교토는 지키고 싶어했다.
태평양 전략폭격 사령부 수장 칼 스파츠,
그는 처음에 핵폭탄 사용을 반대했으나 결국 필요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핵폭탄 투하 전 부터 항복을 주장하고 천황을 설득한 일본 외무대신 도고 시게노리가 그들이다.
전쟁은 끝났지만 워낙 끔찍한 일이라 양측의 결정권자들도 희망적인 생각과 심리적 부인에 빠졌고, 승자들에게도 마음의 평안을 보기는 어렵다.

전쟁과 인명살상의 현장 앞에서 한없이 고뇌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처음부터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너무 원론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모두에게 상처만 남는 것이 전쟁이다. 그래서 전쟁 이야기는 항상 슬프다. 그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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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정복 - 치료제 개발에서 정식 승인까지
시모야마 스스무 지음, 한세희 옮김, 임재성 감수 / 북스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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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익숙한 말이 되었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알츠하이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정도이다.
알츠하이머는 1906년 이 병을 연구하고 발표한 박사의 이름을 따서 부른다. 이 책은 알츠하이머의 정체를 밝히고 치료법을 찾기 위해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한 사람들의 기록이다.

1981년 일본과 미국의 두 젊은이가 과거 알츠하이머 박사가 스케치한 환자 뇌속에 있는 얼룩진 덩어리의 정체를 밝히기 시작했다. 그후, 일본과 미국은 알츠하이머 연구를 활발히 진행했다. 그러나 연구 과정은 세렌디피티라고 할만큼 우연과 끈기로 조금씩 진척되는 지루하고 힘든 싸움이었다.
알츠하이머 유전자가 드러나고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위치가 14번 염색체의 800만 염기까지 좁혀졌다.
1997년 에자이 사의 아리셉트 라는 약이 개발되었다. 다만, 근본 치료제는 아니고 병의 진행을 늦추다가 결국은 약효가 없어지는 것이었다.

백신연구를 시작하면서 아밀로이드 베타를 이용한 백신접종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춘 결과가 나오고 드디어 알츠하이머가 치료가능하다는 희망이 생겼다.
아두카누맙이 개발되었다 실패하고 집요한 연구와 노력으로 마침내 신약 "레카네맙" 이 2023년 미국 FDA, 일본 후생성에 이어 2024년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승인 받은 단계까지 이르렀다.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정복하기 위한 과학자와 연구자들의 노력, 자신과 가족의 병을 공개한 환자들의 열의가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는 감동적일 정도다. 인류가 정복한 수많은 병들도 이런 과정들을 거쳤을 것이다.

"레카네맙"이 앞으로 얼마나 알츠하이머 정복에 기여할 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 약에 대해 큰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알츠하이머 병이 다른 병보다 유달리 슬픈건 인간의 인격과 존엄이 무너질 수도 있는 병이라는 점이다.
좋은 효과를 발휘하여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분들이 편안한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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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바닥 -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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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직원인 이기 하루카는 동료인 사카모토가 "너 나한테 빚진거다" 라는 말을 남기고 갑자기 사망하는 일을 겪는다.
시작과 동시에 동료가 의문의 말만 남긴 채 사망 사건이 바로 일어나며 소설은 빠른 진행으로 몰입감을 최고조로 높인다.

사카모토의 죽음이 벌 알레르기 쇼크사라는 의아한 사망원인이 나오고, 사카모토가 고객의 돈을 빼돌렸다는 이야기도 돈다.
이기는 사카모토의 원래 업무를 인수인계하면서 관련자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고 사카모토가 그에게 남긴 말을 떠올리며 그의 마지막 행적에서 이상함을 느낀다. 그가 업무인계를 위해 접하는 사카모토의 과거 업무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이 되어 독자들은 이기와 함께 사건을 추리해 간다.
그 과정에 증거가 될 수 있는 물건이 든 가방이 도난당하고 공격을 받으며, 기타가와 부지점장이 차에 탄 채로 죽는 일까지 생긴다. 사건은 더이상 단순하지 않고 거대한 음모가 있음을 드러낸다.

소설의 배경이 은행과 사업체들이라 재무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금융사기와 기업의 음모를 주제로 한 것은 많이 봤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의 추리소설은 처음이었다.
책의 특성상 어음, 융자 등에 나오는 숫자와 용어, 재무 장부들이 금융 미스터리의 리얼함을 더한다.

인간사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들이 '돈' 과 관련된 일이지만 어떤 원한이나 분노없이도 돈만을 위해 사기를 계획하고 그 과정에서 죄없는 사람을 죽이는 모습은 인간의 바닥이 어디까지 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작가는 실제로 본인이 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그동안 보고 느꼈던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을 글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돈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나쁜 짓을 저지르는지 의식조차 못한 채, 점점 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모습을 생각하며 "끝없는 바닥" 이라는 책의 제목도 정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추리소설의 형태지만 인간의 잔혹한 면을 보여주며 자각하게 하는 사회 비판소설로써도 잘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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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3 - 하루 5분 감각이 업그레이드되는 최고의 인문학 만찬 삶이 허기질 때 나는 교양을 읽는다 3
지식 브런치 지음 / 서스테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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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브런치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역사, 문화, 사회, 시사상식 등 다양한 분야의 궁금증을 모아 방송하여 누적 1억뷰를 돌파했다. 방송에서 나온 지식들을 모아 책이 나온 것이 이번으로 3번째이다. 이번에도 풍성한 인문학 만찬이 배부르게 해준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고 흥미로웠던 것들로 브런치하듯 수다 떨고싶다.

이집트하면 피라미드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집트 오벨리스크를 로마부터 나폴레옹, 미국까지 탐냈다고 한다. 오벨리스크가 권력과 승리를 나타내는 기념물로 여겨서인데 그 거대한 것을 굳이 가져오려고 하다니 대단하다.

오벨리스크 처럼 좋은 것을 가졌다는 이유로 침략의 대상이 되거나 발전에 방해가 되어온 나라도 많다. 석유가 가장 많은 나라 베네수엘라는 석유를 '악마의 배설물' 이라고 부를 정도이고,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시에라리온은 국민의 다수가 2달러미만으로 하루를 산다. 자원의 편중이 빈부격차를 키우고 끝없는 내전과 외세의 침략을 겪는 걸 보면 자원없이 국민들의 노력만으로 지금까지 온 우리나라가 자랑스럽다.

우리나라가 최고인 것 중 하나는 화장실 문화이다. 특히, 유럽은 화장실 인심이 야박할 정도다. 과거에 공중 화장실은 커녕 화장실이 없는 집도 많아 길거리에 변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
유럽은 자신들이 문명인임을 자부하지만 의외로 후진적인 부분이 참 많은 것 같다. 더 깔끔한 문화에 자부심이 든다.

유럽과 동양문화의 차이는 쌀과 밀이라는 주식의 차이에서도 온다. 아시아의 집단주의와 유럽의 개인주의가 쌀과 밀의 경작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쌀은 훨씬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지만 많은 노동력과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 함께 일하고 규칙도 잘 지켜야 했다. 반면, 밀은 기후 적응력이 좋아 척박한 유럽에 적당하고 소수인원으로 경작이 가능했다.
쌀은 미네랄, 비타민이 부족해 반찬으로 보충하고 밀은 아미노산이 부족해 고기, 유제품을 함께 먹었다. 밀로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의 개발과 상업교역이 필요했기에 산업혁명과 상업이 더 발달하게 된 것도 있다.
결국 인간의 발전사는 식량과 생존문제에 기인한다.

이번 책에서도 배부르게 지식의 만찬을 잘 즐겼다. 내용들이 모두 흥미를 끌만한 소재이고 재밌게 서술되어 있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오늘 괜스리 허기짐을 느낀다면 교양으로 배를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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