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8월15일 광복절이 있었다. 우리에게 이 날은 식민지에서 벗어난 광복의 날이고, 세계 대전을 치룬 국가의 입장에서는 항복의 날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과정의 이야기이며 책 표지에서 볼 수 있듯 원자폭탄의 이야기이다. 2차대전 말기에 일본은 패전을 예상했지만 좋은 조건의 항복을 궁리하고 있었고, 연합군은 무조건 항복시키려는 작전들로 서로가 긴박한 시간을 보냈다. 1945년 7월 26일 연합국은 포츠담 선언으로 일본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지만 항복은 없었다. 8월6일 인류의 첫 원자 폭탄인 리틀보이가 히로시마에 투하되었다. 그리고 사흘 뒤 나가사키에 두번째 원자폭탄인 팻맨도 투하되었다. 미국 트루먼 대통령은 8월 9일 “전쟁의 괴로움을 빨리 끝내기 위하여 원자폭탄을 사용했다" 고 선언했고, 엄청난 원자폭탄의 위력에 두려움을 느낀 일본의 히로이토 천황은 8월15일 항복을 공식 선언했다. 첫번째 원자폭탄 투하일에서 겨우 20여일 전 7월 16일 로스앨러모스에서 첫 폭발에 성공한 원자폭탄은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본 본토에 투하되어 수많은 인명을 죽이며 마무리되었다. 핵폭탄과 관련하여 우리는 오펜하이머와 트루먼 대통령을 알지만 이 면에 또 다른 이들도 있었다. 핵폭탄 투하 여부와 시간, 장소를 결정한 미국 전쟁부 장관 헨리 스팀슨. 그는 애초에 물망에 오른 옛 도읍 교토는 지키고 싶어했다. 태평양 전략폭격 사령부 수장 칼 스파츠, 그는 처음에 핵폭탄 사용을 반대했으나 결국 필요성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핵폭탄 투하 전 부터 항복을 주장하고 천황을 설득한 일본 외무대신 도고 시게노리가 그들이다. 전쟁은 끝났지만 워낙 끔찍한 일이라 양측의 결정권자들도 희망적인 생각과 심리적 부인에 빠졌고, 승자들에게도 마음의 평안을 보기는 어렵다. 전쟁과 인명살상의 현장 앞에서 한없이 고뇌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처음부터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너무 원론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모두에게 상처만 남는 것이 전쟁이다. 그래서 전쟁 이야기는 항상 슬프다. 그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