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읽기의 혁명 - 비루한 삶도 고귀한 삶도 부활한다 철수와영희 생각의 근육 4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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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읽기의 혁명 by 손석춘

~'신은 죽었다' 라는 말로 잘 알려진 니체!
머리말에서 저자는 니체가 많은 부분 곡해되어 있다며 안타까움을 이야기했다.
한때는 파시즘적인 반민주로 해석이 되기도 했고, 최근에는 대중들의 삶에 위로를 주는 말로도 해석하는 데, 니체의 철학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저자는 '주관적인 개인들이 창조적으로 살아가는 시대' 를 열망한 니체의 진실을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해주고 싶어한다.

니체 철학의 출발점은 쇼펜하우어이다. 쇼펜하우어는 서양 철학자로써는 드물게 붓다철학에 관심을 가졌고 반기독교주의 였으며 염세주의자였다. 그는 어차피 인생은 죽음으로 끌날 것이라고 보았다.

니체가 살던 19세기 후반의 유럽은 이미 세속화가 진행되던 시기라 '신은 죽었다'는 말처럼 초월적인 기준이 사라졌다.
그 시대 사람들은 신을 대체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며 허무감을 잊었는 데. 그 자리를 빠른 속도로 자본, 즉 '돈' 이 대체되었다. 심각한 빈부격차와 임금노예제 사회가 지속되자 이런 현실을 보며 마르크스와 더불어 자본중심사회를 비판했기에 니체철학이 반민주라는 오명을 쓴 면도 있다.

니체는 상당부분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의 우주론에는 동의할 수 없었기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통해 '힘에의 의지', '영원회귀' 를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니체는 죽음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는 데, 실제로 니체는 병에 걸려 쉽게 완치되지 않고 늘 고통스러웠기에 그의 죽음에 대한 사상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유추된다.

철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으로써 니체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니체가 신이나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고달픈 삶과 죽음에 관심을 가졌고, 좀더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고 철학했다는 것은 느껴진다.
그는 철학을 '건강하려는 삶의 본능' 이라고 했다.개개인의 철학이 올바를 때, 삶이 건강할 수 있다는 데 깊이 공감한다.

이 책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니체를 접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철학은 시간이 지날수록 문득문득 깨우치고 떠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처럼 이 책을 통해 내 삶이 더 건강해지기를, 더 깊어지기를 바란다.

@chulsu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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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씨 - 예쁜 말과 마음으로 호감을 만드는 말공식
신현종 지음 / 북스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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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씨 by 신현종

~좋은 말을 해야 한다는 건, 이제는 모두 다 알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상에 따라 달라지기에 더 어렵다.
똑같은 화분에 하나는 좋은 말을 해주고, 하나는 나쁜 말을 했더니, 나쁜 말은 많이 들은 화분이 죽어갔다는 데 말의 힘은 그렇게 대단하다.

좋은 말을 하려면 내 마음부터 긍정적이어야 한다.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고 좋은 말이 나온다. 좀 부족해도 실패해도 적어도 나는 나를 사랑해야 행복할 수 있고 세상 모든 것에 감사도 할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무분별한 칭찬은 반감을 줄 수도 있다.
칭찬은 상대방 마음에 따스한 햇살을 비춰주는 일이라 말하는 사람이 평소에 어떤 사람이었느냐에 따라 따스할 수도 차가울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진정성 있게 타이밍도 맞아야 한다.

말에도 온도와 색이 있다. 예쁜 말은 목소리부터 따뜻하다. 말할 때, 미소처럼 비언어적 표현을 잘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좋은 것은 경청이며 눈맞춤과 자세도 중요하다.

저자가 스피치 크리에이터 인지라 책에는 발성과 억양, 말의 흐름까지 설명해주어 따라 해볼 수 있어 좋다. 말에 자신이 없거나 청중 앞에서 말할 기회가 많은 사람이라면 아주 유용하게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건 '위로의 말' 이었다. 좋은 말과 칭찬을 하는 건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데, 힘들어 하는 이에게 어떤 위로를 건네야 할 지가 난 늘 힘들었다. 잘못 말을 했다가 오히려 반감을 사지나 않을까 싶고, 힘든 사람에게 말이라는 것이 도움이 될까 해서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건 우리가 대부분 위로와 응원을 착각한다는 것이다.
"화이팅. 아자아자" 등의 말은 응원이었다. 지친 사람에게 이런 말들은 더 부담된다.
위로는 상대가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해주고, 도움을 주는 것이며, 휴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다. 어설픈 조언보다 공감이 더 큰 힘이 된다.
내가 힘들 때, 어떤 말이 위로가 되었는 지 생각해봤다. 거창한 말보다 그저 옆에서 챙겨주던 것들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나눌 수 있는 말과 행동. 그것이 좋은 말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books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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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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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by 윌리엄 해즐릿

~이 책은 윌리엄 해즐릿 사후 100주년이 되던 해인 1930년 기념으로 출간된 책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극찬하며 긴 서문을 썼으니 지금은 서문을 쓰고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흘렀다.
울프 외에도 서머싯 몸, 헤럴드 블룸같은 당대의 최고 작가들이 그의 글을 칭송한 이유는 뭘까?

윌리엄 해즐릿은 18세기 말 태어나 급진적인 사상가들과 주로 교류하는 에세이스트이자 비평가였다. 사회에 근본적 변혁이 필요하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당대에는 오히려 인정받지 못하고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그의 눈에 세상은 모순 덩어리이고 혐오스러웠기에 모든 말과 글은 거칠다. 아름답고 우아한 것에 돈을 들이던 시대에 그는 외면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보는 인간의 본성은 반감들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 별의별 인간들을 보다보면 우리도 종종 그런 감정을 느낀다.

그는 혐오의 즐거움과 죽음의 공포를 이야기한다. 질투와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과 학자들의 무지와 맨주먹 권투에 대해, 가감없이 비수를 꽂는 말투를 쏟아낸다.
이 모든 것들은 인간 내면의 밑바닥을 볼 수 있는 주제들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들에서 언급되는 인간들은 치졸하고 자신을 보호하기에 급급하며 타인들을 밟아 뭉겐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안위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도한다. 한없이 나약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그러나 나는 그가 진심으로 세상과 인간을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했기에 나쁜 점, 슬픈 점들이 더욱 보여서 속상하고 그것들을 바꾸고 싶어 애썼으리라. 애초에 무관심했다면 보이지도 않을 미세하고 소상한 아픔들이 그의 글에는 너무 많이 드러난다.

그래서 그는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다.
울프가 글을 쓴 사후 100년 쯤 다시 태어났다면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이론이 되고 학문이 되어 추앙받았을 지도 모르는 데. 그의 글에서 마음이 느껴져 아프게 다가온다.

@artichoke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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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말
야마구치 미치코 지음, 송수진 옮김 / 인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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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말 by 야마구치 미치코

~피카소는 화가 인데 어떤 말을 했길래 책까지 나왔을까 궁금했다.
이 책을 보면 모든 예술장르는 서로 통하고, 일인자가 된 사람은 득도한 사람이라는 믿음이 공고해진다.
피카소는 위대한 화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철학자였고 멘토로써의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었다.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미술의 헉명을 일으킨 사람, 그는 다른 화가들과 달리 살아 생전에 이미 부와 명예를 누렸고 천재화가의 대명사였다.
2차대전 후, 잭슨 폴락이 '피카소가 전부 다 해버렸어' 라며 절규했을 정도였다. 1만3500점의 그림과 13만점의 수많은 작품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까지 했으니 그의 작품에 대한 열정은 엄청나다고 하겠다.
우리는 궁금하다. 천재화가 이기 이전에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리도 엄청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 지?

그는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하고 똑같은 건 하지 않으며 자신안의 개성을 발견하려 했다. 그 점으로 바로 역사적인 큐비즘의 탄생이 있었다.
열광적인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몰입했고 그러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한 가지에만 집중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썼다.

그의 말을 들으면 철학자라고 느낄만큼 책을 많이 읽은 것 같지만 실은 지인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들을 자신의 것으로 잘 만들었다고 한다. 또, 160cm 가량의 작은 키로 콤플렉스가 있을만도 했음에도 늘 당당해서 실제보다 더 커보였을 정도였다.

이런 그의 자신감은 '내 손이 닿는 모든 게 황금이 된다', '나는 왕이다' 라고 한 말에서 엿볼 수 있지만 실제로 그는 어느 한순간도 안일하지 않고 평생 자신을 부정하며 작품활동에 매진하느라 자신의 전부를 걸고 싸웠다고 말할 정도다.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충격을 줘야한다,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요동치게 해야한다' , ' 화가의 사명은 평소 그림을 잘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무언가를 일깨우는 거다' 라는 말에서는 그가 생각하는 작품세계도 유추해볼 수 있다. 그는 화가로써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늘 고뇌했던 것 같다.

이 책이 인상적인 건 평범한 위인전들과 달리 피카소가 평소 했던 말들을 통해 그의 생각과 가치관, 작품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아무리 천재라도 그저 쉽게 위대해지는 사람은 없다. 피카소의 경우, 일찌기 명예를 얻어서 삶이 수월해 보였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신과 치열하게 싸우는 천재였다.

바로 그런 "그가 화가가 되었고 피카소가 되었다"

@inbook_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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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십자가의 숲
길혜연 지음 / 공중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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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1980년 마리즈의 아버지 정해용이 세상을 떠나면서 시작한다. 그녀가 아버지를 추억하나 싶더니,
곧 바로 1914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황폐해진 지역 복구를 위해 작업하러 온 한국인 노동자들의 사연을 찾는 2002년 김현우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 노동의 현장에 정해용이 있었다. 유학생이었으나 어쩌다 프랑스까지 일하러 온 해용의 사연과 그가 고국에 남긴 연인 단옥의 슬픈 사연이 있다.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너무 아프다. 더군다나 단옥처럼 독립운동가 옆에 있던 여인들의 삶은 왜 이리 아픈 지. 자식과 남편의 모진 고생과 죽음을 감내하며,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인생에 눈물이 난다.

낯선 나라 프랑스에서 해용의 삶도 매일매일이 고달프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무거운 짐은 상하이를 떠나 프랑스로 오는 날, 일본군에게 쫒기던 이가 해용에게 건넨 가방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해용은 그 일로 오랜 시간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린다. 해용은 그저 고향이 그립고 단옥이 그리웠을 뿐이다.

세상은 평행이론 처럼 흘러가는 것 같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제에 저항하다 죽고 도망다니던 이들과 객지에서 이방인으로 생을 마감한 이들이 있었듯, 시대가 변해 독재시절에도 정권에 반대하던 현우 형 같은 사람과 영원히 피난민으로 불안하게 산 현우의 아버지도 있었다.
시간은 흘렀어도 여전히 그 영역의 이들은 21세기가 된 지금도 존재한다.

격동의 시대를 보낸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파도처럼 휩쓸렸다. 그저 평범하게 사랑하며 살고 싶었을 뿐인데, 세상은 그들 한사람 한사람을 이용도구로 여겼다. 조선의 사정이 가장 안 좋았지만 그것은 왠지 조선인도 일본인도 프랑스인도 비슷해보인다.

기대보다 더 멋지고 깊이가 있는 책이었다. 역사를 바탕으로 하지만 현대를 아우르고 인간의 복잡한 내면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좀더 주목받아서 많은 이들이 내가 느낀 감흥을 같이 느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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