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어느 계절보다도 호불호가 많다.뜨거워서 싫어하는 사람과 오히려 시원하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아이러니한 계절이다 이 책은 여름에 태어나 여름형 인간으로, 친구이름까지 여름인, 살면서 두루두루 여름이랑 인연이 많은 저자의 여름 이야기이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직장생활도 한 저자는 뜨겁게 베트남 전역을 여행다닌 일부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뜨거운 햇살 아래 비포장 도로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땀과 먼지범벅으로 곳곳을 다녔다고 한다. 세로로 길쭉한 베트남을 오토바이만으로 여행을 다니려다보니 교통사고도 나고 물건도 잃어버리고 엔진오일이 다 되어 멈추는 등 가지가지 일들이 일어났다. 그래도 청춘인지 그 오토바이를 타고 또 출발한다. 용감한 청춘은 다음 여행지로 핀란드에 간다. 경제적 여유도 없이 간헐적 단식을 각오하고 숙박도 카우치 서핑을 계획하고 떠났는데 그 와중에 부족한 돈을 분실까지 한다. 난감하고 앞이 깜깜해 포기하고 집에 가고싶을 만도 한데 여행은 원래 힘든거라며 겨울의 상징 핀란드를 여름에 아름답게 여행을 마친다. 여름의 따스함은 아무데나 드러누워 잠들 수도 있는 무모함과 여유로움을 준다. 여름을 좋아해서 이렇게까지 에너제틱한가 싶을 정도로 동분서주 세계 곳곳을 잘도 다닌다. 과테말라 라는 우리에게는 익숙지 않은 나라에서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일본 도쿄에서는 호떡도 만든다. 글로벌판 홍길동이다. 나같이 내향적인 사람은 책으로 그녀의 여정을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숨이 찰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녀 인생의 버라이어티함에 점점 매료되었다. 이 책은 여름을 사랑하는 뜨거운 젊은이가뜨거운 햇살의 여름만큼이나 청춘을 아낌없이 불살라 전세계를 누빈 경험을 시원하게 담아냈다. 표지에 적힌대로 "원없이 , 사정없이, 아낌없이" 여행하고 글을 썼다. 여름이면 산속 휴양림 그늘에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책을 보다 꾸벅 조는 것을 즐기는 나와는 완전 다른 인생이다. 그래도 인생의 한 부분을 원없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매력적이고 흥분된다. 세상에 나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 조서형 작가 같은 사람도 있어서 세상이 재밌는거다. 여행을 재밌게 글로 써주는 사람과 재밌게 읽어주는 사람의 앙상블이다. 다음에는 겨울을 소재로도 시원하게 글을 써주시길, 그러면 나는 따뜻한 방에서 군고구마를 먹으며 겨울 여행담을 즐길테니
평생 한번이상 트라우마 사건을 경험하는 비율은 70~80프로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 대다수는 크든 작든 하나씩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엄청난 공포와 공황장애를 동반한 경우도 있고 두럽거나 놀라는 정도를 보이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한번쯤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 보았을 것이다. 저자는 국내 트라우마계의 전문가다. 우리는 이 분의 치료경험과 사례들을 보며 나와 내 주변의 상황을 반추해 볼 수 있다. 트라우마는 과거형이 아니다. 지난 일의 경험과 기억이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는 실제이다. 그래서 트라우마에 둘러 쌓여있으면 미래가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트라우마의 영향은 대개 1~2년 안에 줄어들지만 사건의 유형이나 심각도, 주관적 인식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사건, 사고는 직접 겪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다. 트라우마를 혼자 힘으로 이겨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들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로 본인만 불행하다 느끼며 외로워한다. 지나간 일인걸 알지만 PTSD의 증상인 플래시백이 일어나 계속 떠오른다. 그 이면에는 자책과 수치심이 깔려있는 경우가 많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문다. 트라우마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가 제시해주는 방법들을 살펴보자. 자신에게도 연민을 느껴보는게 좋다. 가장 아끼고 보살펴야 하는 것은 자신이다. 과거의 나를 용서해주어라. 지금. 여기에 집중하고, 건강한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해보아라. 신체반응을 완화할 수 있는 명상, 호흡 등을 익혀두는 것도 좋다. 너무 한쪽만 보지 말고 다양한 시각을 가져보자. 불안은 정상적인 감정이니 너무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된다. 트라우마를 주는 사건사고를 인간이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 후에 오는 심리적 문제들은 본인과 사회의 노력으로 치유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형재난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트라우마를 가질 수 있다. 트라우마에 대해서 만큼은 모두가 평등하다. 언제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 치료하고 책에 나온 것 같은 좋아지는 방법들로 노력해보자. 모든 치료의 시작은 자신에게서 부터 나오는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존경한다. 모든 방송현장이 치열하겠지만 다큐멘터리 만큼 자기와의 싸움인 방송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스트는 기록을 남기는 사람이다. 그 기록들은 꼭 필요하고 중요한 기록들이지만 때로는 아무도 모를 정도로 무관심하거나 또 때로는 지나친 관심으로 제작의 방향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저자는 다큐멘터리 감독겸 pd로 50여년간 일한 베테랑이다. 그의 손을 지나간 기록들의 양은 어마어마 하다. 이 책은 그의 일생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수많은 예술 중 진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다루는 분야가 다큐멘터리이다. 무궁무진한 소재들 중 사회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진실되지만 예술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는 문화 다큐멘터리로 '달마와 함께한 20일' , '세계의 도시 서울' , '전통문화를 찾아서' 등을 제작했다. 문화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 있음으로 그때그때 잘 기록해두어야 후대에 전수 될 수 있다.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다큐 이 사람' , '거장 신상옥' , '효도우미' , '명의' 로 일반인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명의' 는 나도 여러번 본 적이 있었는데 저자가 제작했다고 하여 무척 반가웠다. 역사 다큐멘터리는 제작자로서는 기획부터 촬영까지 고단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재밌는 분야이다. '독도수호신 안용복'.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 , '대륙에 걸친 민족혼' 같은 작품들은 한민족으로서 피끊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외교와 사회이슈는 현 세태를 고발하는 것이라 다른 장르보다 더 객관적이어야 하고 각자 다른 의견들 속에서 분쟁의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분야이다.'동북아의 등불 청사초롱과 홍등', 'G20', '공교육의 미래'. 사교육없는 교육' 등을 제작했다. 저자가 오랜시간 다큐멘터리 세계에 몸 담은 건 알고 있었지만 한정적인 소재가 아니라 너무 다양한 내용들을 다루셨고 동에번쩍 서에번쩍 전국 각지, 세계를 누비셨다는 것에 무척 놀랐다. 이렇게 많은 분야를 하셨으니 이제는 만물박사가 되어 계실 것 같다. 다큐멘터리스트는 현대판 "사관" 이라고 생각한다. 이 분들이 힘들게 남겨주신 기록물들이 더 생생하게 우리 역사로 남을 것이고 전수 될 것이기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다.
100만 유튜브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야기 라고 할까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탑크리에이터에서 어느 순간 갑자기 모든걸 버려야하는 순간까지 가는 건 큰 충격이고 헤어나오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저자는 잘 극복하여 그동안 자신이 겪으며 느끼며 깨달았던 이모저모를 글로 썼다. 시작부터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당신은 앞으로, 분명히,계속해서 안 좋은 일을 겪게 될 겁니다." 로 이야기한다. 근데 오히려 이 말이 속이 시원하다. 우리도 알고 있다. 이 말이 팩트라는 것을. 안 괜찮은데 자꾸 괜찮다 하고 위로하려는 말들이 더 지치고 힘들게 하는 순간들이 많다. 쇼펜하우어도 그랬다. 왜 우리 인생이 힘들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냐? 고. 삶은 좋은 시간, 힘든 시간. 잘 되는 시간, 실패하는 시간들이 다 공존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너무 예쁘고 좋은 것만 보려하니 더 힘든 것이다. 햇살만 비치면 식물들이 다 말라 죽는 것처럼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해야 더 잘산다. 세게 최고의 부자도 5살꼬마도 힘든 게 삶이다. 책에서 저자는 꽤나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좋은 말이니 잘 기억해주길 바라는 부분은 예쁘게 노랑 형광줄도 직접 미리 그어주었다. 딱 내가 줄긎고 싶은 부분들이었다. 내 기준에 맞추어 내가 잘 하고 있고 만족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 남들이 행복해보이는 모습을 따라가느라 지금의 나를 고달프게 할 필요는 없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이후에도 행복은 느끼지 못한다. 그저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지금 내 삶도 충분히 가치있다. 늘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이 책을 읽으며 더 확신이 들었다. 나는 내가 좋다. 부족한 점도 잘 알고 모자란 점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좋다. 나는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날 사랑하며 계속 이렇게 살 것이다.
IMF 이후로 불황 이라는 말을 듣지 않은 해가 없는 것 같다. 상인들은 매해 '올해가 제일 힘들다' 라는 이야기를 했고, '물가가 너무 올랐다', '경제가 힘들다 '라는 이야기는 이제 늘 듣는 엄마의 잔소리 같은 말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경제는 힘들고 불황이다. 한국은 고성장시대를 지났고, 저출산이 심각하며, 일자리는 AI에 대체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불황" 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느끼는 불황을 어떻게 타계할 것 인지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려 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해결방식이었던 예산삭감, 인력감축 등등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접근하여 오히려 불황기를 이겨내는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 시기 항공업계는 어느 산업보다 침체되었다. 그러나 그때 오히려 항공기를 바꾸고 인재풀을 확보하여 코로나 이후 급성장한 알래스카항공 처럼 불황은 시대가 바뀌기 전 일어나는 전환기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흐름을 잘 읽고 바로 그 시기에 준비하고 대처하는 것이다. 기업으로써는 더 많은 신뢰감을 주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 불황기에는 붉은 립스틱이 잘 나간다는 말이 있다. 불황이라고 모든 소비가 제로화 되는 것은 아니다. 그에 맞는 다른 형태의 소비가 발생한다. 온라인이 대세인 요즘에도 오프라인인 다이소는 엄청난 선전중이다. 저렴하게 늘 새로운 상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 구매자들의 니즈에 맞아 떨어진 것이다. 저자는 작지만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제시해주는데 냉동김밥이나 장생도라지, 청채원 샐러드. 단꿈아이, 유동커피 등은 중소규모의 기업임에도 트랜드를 잡고 맞춤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을 세계로 까지 넓힌경우이다. 책을 보다보니 불황 이라는 말이 실은 경제인들의 흔한 변명이나 핑계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시대든 새로 뜨는 산업과 지는 산업이 있게 마련인데 기존의 산업들이 힘들다 라고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 순간에도 신산업은 태동하고 있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할테니까 말이다. 고로 사업이든 자영업이든 직업이든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불황이라는 편한 이유를 대며 피하지 말고 늘 시대가 어디로 흘러 가는지를 읽으려 해야한다. 그것이 어떤 불황이 닥쳐와도 이겨낼 수 있는 진짜 면역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