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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앞에서 수다 떨기
캐럴린 슐람 지음, 이진경 옮김 / 뒤란 / 2024년 6월
평점 :
최근에는 그림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 유명화가의 전시회에 가면 발디딜 틈이 없고, 그림보기를 주제로 한 책들도 많이 출간되어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전에 출간된 미술관련 책들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이전 책들은 화가나 화풍 위주로 그림을 보여주고 그림과 화가에 대한 쉽고 재밌는 설명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끌었었다.
이 책은 일단 그림보다 글이 많고, 독자들이 미술에 대한 기본 이론을 알기 바라는 마음을 가득담아 많은 걸 알려준다.
시각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몇 가지 정의들에서 소묘, 회화. 조각에 대한 설명과 원근법, 현실주의, 추상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는
곧바로 미술의 어휘에서 미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빛. 명암, 색, 선, 형태 등을 설명하며 빛의 거장 모네의 그림과 색의 거장 피에르 보나르, 선의 거장 툴루즈 로트레크 등을 보여준다.
즉, 미술의 기법과 주요 용어들을 중심으로 그림들을 찾아보고 이해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기법으로 그림을 보고나면 이번에는 철학적 질문을 20가지나 던진다.
미술 작품은 아름다워야만 하는가? 같은 종류의 질문들로 생각을 깊이 해야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는 화가들이 그림에 대해 말했던 명언들을 들어보고, MBTI와 미술작품을 연관시켜 보기도 한다.
인물화, 풍경화, 정물화, 추상화, 조각으로 각 주제에 따른 거장들의 작품을 살펴 본 후, 마지막에 저자가 생각하는 미술의 미래를 논한다.
제목이 "그림앞에서 수다떨기" 이듯 이 책은 그림을 앞에 두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수많은 방식으로 독자에게 수다를 우아하게 떨어준다. 마치 미술전문가와 함께 몇박 몇일간의 미술연수를 받은 느낌이다.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 이라면 이 책만으로도 어디 가서 준전문가 정도의 이야기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대개 그림을 볼 때, 작가 위주나 같은 사조들끼리 묶어서 보면서 시대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많이 써와서 그 방식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알고보니 미술을 재밌게 보는데는 정말 많은 방법이 있었다.
책의 내용을 백프로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그림을 볼때는 좀더 다양하게 분석하며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다음에 미술관에 가면 빛. 명암, 원근법 같은 것들도 살펴 보고 함께 간 사람에게 책에서 본 내용대로 우아하게 수다를 떨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