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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방꽃상 - 박미영의 교방음식 이야기
박미영 지음 / 한국음식문화재단 / 2024년 7월
평점 :
교방은 고려.조선시대 기녀를 관리하던 기관이나 기생학교를 말한다고 한다. 그런 곳의 꽃상이라니 상상만 해도 맛나고 아름다울 것 같다.
저자는 3대째 이어온 과방지기 집안의 한식전문가이다. 책에는 진주 지역음식을 중심으로 소개하는데 진주는 과거 명나라 사신이 궁중밥상이 지방보다 못하다며 칭송한 지역이기도 하다.
진주화반은 꽃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불린 진주 비빔밥이다. 조리법이 다른 18가지의 나물이 들어가며 밥도 다르게 지어진다고 한다. 진주는 우시장이 있어 육회문화가 발달했는데 육회를 얹은 비빔밥은 한그릇이 쌀 한가마니 값이었다고 할 정도의 예술품이었으며 소설 '토지' 에도 나온다.
진주하면 촉석루가 유명한데, 구한말 미국 공사도 촉석루의 풍경과 꽃상에 감탄한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 프라이드 치킨인 포계에 대한 것도 나온다.
진주관아의 또다른 별미는 교방 꽃국수이다. 교방 골동면은 간장양념을 썼으며 과거에는 밀이 귀해서 고려시대 7품이하 벼슬은 국수를 먹지 못할 정도였다.
그외에도 조선잡채, 귀족의 사탕인 옥춘당, 입춘에 먹는 오신채, 교방화전, 생맥산, 도다리 쑥국, 자색석류편, 향설고, 백색구절판 등 다양한 음식의 조리법과 삽화를 볼 수 있다. 처음 들어보는 음식들이 많았지만 조리법을 보다보면 입안에서 맛이 느껴지는 것 같다.
생생한 삽화에서도 보듯 조선의 양반음식은 오방색을 사용해서 무척 화려하다. 음식이 눈으로 보고 코로 향기를 맡고 입으로 맛을 느끼는 예술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데 한식은 손이 참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양반과 고위층만 즐길 수 있었다. 백성의 삶이 힘들어도 지방 수령들의 교방꽃상, 12첩 궁중상은 화려했으니 진주민란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가난한 과거에는 먹을 것이 귀했다고 알고 있지만 조선의 음식문화 자체는 화려하고 다양했다. 최근 한식이 k푸드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뻗어가는 데는 자연을 이용한 화려한 아름다움과 다양한 재료들을 활용한 건강식이라는 것이 한몫하고 있다.
책을 보며 한식이 어느 나라 음식 못지 않게 아름답고 경쟁력있는 건강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맛난 한식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더불어 진주로 식도락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