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못 맞히는 점집
이선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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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짙은 안개속에 갇혀있는 것 같은 순간들이 있다. 어디로 가야할 지는 커녕 앞으로 나가야 할지, 그냥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지도 모를 때, 우리는 신이든 미신이든 찾게 된다.

미스 코리아 점집에 찾아오는 사람들도 그렇다. 인생의 길을 잃고 작은 도움이라도 받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부모의 기대로 갔던 원치않는 진로를 포기한 대학생도 있고 번듯해보이지만 파리만 날리는 병원 의사도 있다. 아이를 갖고싶은 가난한 부부, 파지줍는 자린고비 할아버지, 장애를 가진 50대 모태솔로까지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든 인생이 막막한 순간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조언해주고 도움을 주는 곳이 점집이다.

그 분야의 세계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과거 무당들이 사실은 그 시절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상담사라는 말이 있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화하면서 그곳을 찾은 이들은 스스로 자기 문제의 답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은 마음으로 점집을 찾지만 실은 그들 모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단지, 신적인 존재에게 손을 내밀고 싶은 것이다.

나를 꾸미고 나를 속이며 살아가는 인생에서는 어떤 답도 얻을 수 없고 도움도 받을 수 없다.
결국,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다보면 새로운 시간은 열린다.
점집은 하나도 맞히지 않는다. 맞히는 것은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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