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가 브랜드에게 - 숫자나 통계로 설명되지 않는 팬덤 공략법
편은지 PD 지음 / 투래빗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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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온 말로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라면 언제든 지갑을 열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준비가 되어있는 이들이다.

최근 연예인 팬덤들은 적극적으로 최애의 컨텐츠를 생산하고 자발적으로 지하철이나 타임 스퀘어에 광고를 걸 정도의 무보수 크리에이터 집단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내가 키우고 내가 소비하는 문화도 생겨 났는데, 임영웅 팬덤인 영웅시대는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적극적으로 투표도 홍보하고 아티스트를 위해 기부하는 등 선한 영향력까지 보인다.

그래서 요즘 회사들은 팬심을 가장 잘 아는 덕후, 팬을 고용하여 마케팅 기획을 하기도 한다. 직원은 도망가도 팬은 도망가지 않는다고 할 만큼 애정을 이기는 창작 원료는 없다.
그러나 그만큼 팬으로서 아티스트에게 요구하는 것도 많다. 클린한 사생활과 도덕성, 팬커뮤니티 등을 이용한 팬서비스는 기본이며, 아티스트가 팬에게 역조공을 하기도 한다.
불성실할 경우, 팬이 가장 심한 안티가 되고, 팬을 물주로만 보는 모습을 보이면 팬덤 자체가 보이콧 하기도 한다. 돈쭐을 당할 수도 혼쭐을 당할 수도 있다.

산업계에서 팬덤을 가장 잘 활용한 곳은 애플이다. 애플 추종 무리를 '앱등이' 라고 비꼴만큼 그들의 충성도는 높다. 한때, 애플에서 쫒겨난 스티브 잡스는 픽사에서 잠시 일하며 스토리텔링을 제대로 배웠다.

팬들은 의미에 목말라 한다. 의미만 있으면 기꺼이 소비한다. 팬 활동은 내가 중요한 사람임을 재인식시켜 주는 일이며 본인의 행복을 위한 일이다.
한마디로 가심비 높은 일이라 우울증도 해결해준다. 설렘은 삶의 에너지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방송국 예능pd로 다양한 팬덤, 덕후들과 마주칠 일이 많다보니 연예인 팬덤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러나 방송 예술계가 아니라도 애플의 경우처럼 이제는 어느 산업분야든 브랜딩과 팬덤 형성은 중요해졌다. 이제 팬 감수성을 읽지 못하면 수익도, 성공도 없다고 말한다. 동감이다.
모든 일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성공에도 가까워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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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 행성 코드네임 마르4469b
남킹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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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시작은 강용석 선장과 그의 대원들이 7년간의 냉동수면에서 깨어나면서 부터다.
그들은 2254년에 잠들어 2261년에 마르4469b에서 눈을 뜬다. 계곡 지하수의 수질을 채집하여 사용가능 여부를 파악하는 테라포밍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왔고 그곳의 물은 오염되기 전 지구의 바닷물과 흡사하다.

위험하고 힘든 탐사에 송도영 박사는 건강악화로 갑자기 사망한다. 경험많은 선장은 탐사여행이 얼마나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 탐사대는 꾸릴 때부터 이상했다. 선장은 해커출신 빅토르에게 해킹으로 이상한 상황에 대한 조사를 부탁한다.
그리고 곧 회사가 선장과 대원들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9일간의 그들의 행적을 담고 있다. sf소설의 형태이며 망가진 지구가 아닌 미지의 행성을 찾는 이야기지만 현대 사회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미래에도 자본주의는 극에 달하나보다. 엄청난 민간 자본의 투자를 받은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뭐든 보여주는 요식행위라도 하려고 가족이 없거나 회사에서 눈밖에 난 이들을 살아 돌아오기 힘든 곳으로 떠나보냈다.

이 이야기는 마치 영화 '혹성탈출' 같다. 인간은 자신들이 위대한 생명체인양 거만하지만 그저 거대한 우주에 사는 힘없는 생명체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 안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힘없는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결론은 오픈엔딩이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확실하다.
세상에는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진실들이 무수히 많다. 자신들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오만에 빠진다. 어떤 경우에서든 모든 걸 안다고 착각하지 마라. 그 순간, 함정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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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사랑
윤성용 지음 / 멜라이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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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소망, 사랑 중에 그중에 제일이 사랑이라고 했다. 인생사 모든게 결국은 사랑으로 귀결되는 것,
이를테면 _____ 사랑이다.

에세이라고 했지만 소설같다.
'문리버' 의 ost가 흐르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밤의 한강공원에 아름다운 청춘남녀가 거닌다.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진짜 사랑은 나만의 짝을 만나서 시작된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자꾸만 무언가를 더 주고 싶고, 좋은 것이 먼저 떠오르게 되면 그 순간이 사랑이다.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아름답지만 그 모든 순간은 서로의 차이점을 발견하고 맞추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과정동안 눈물을 흘리고 원망도 한다. 처음인 모든 것은 어설프고 엉성하다. 어느 하나 마음처럼 되는 게 없다.
그럼에도 기꺼이 얽매이고 싶은 것, 이를테면 ______ 사랑이다.
내가 상대방의 꿈이자 계획이 되어주고 싶은 것.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세상 모든 글쟁이들의 글쓰기는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다. 아무리 타인의 일인양 매만지고 감싸도 작가의 인생과 삶. 사랑은 고스란히 글에 묻어난다.
그래서 이 에세이는 내게 소설이다.
어릴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글쓰기를 좋아했던 한 소년의 사량이야기는 논픽션이다. 사람과 글쓰기에 대한 감정, 애틋함, 그리움이 문장 하나하나에 절절히 묻어나온다. 드라마라면 그가 어떤 대사를 하고 어떤 독백을 중얼 거리고 있을 지 보인다.

모든 이의 인생은 각자가 주인공인 성장 소설이자 성장 드라마다.
나를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며, 가족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면서 그렇게 오늘도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
그 인생에서 모든 '픔' 들, 슬픔, 아픔, 서글픔, 애달픔, 어설픔 들을 미워하면 혹여나 그것들을 피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피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매일매일 살아갈 희망을 주는 것은
이를테면 ______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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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너머의 세계 - 의식은 어디에서 생기고 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워지는가
에릭 호엘 지음, 윤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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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의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현대 과학에서 조차 인간의 의식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신경과학과 뇌과학은 급격히 발전했지만 여전히 의식은 신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의 저자 에릭 호엘은 신경과학 분야의 촉망받는 신예이다. 그는 인간의 의식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고, 현재는 어느 지점에 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과 한계를 가지게 되었는 지를 책을 통해 가감없이 밝힌다.

인간이 세상을 의식하고 바라보는 데는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이 있다.
과거 갈릴레오 갈릴레이 시대에는 과학을 수학의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고 하여 외재적 관점만을 적용시켜왔다. 그러나 연구가 거듭될 수록 한 가지 관점만으로는 연구의 한계에 부딪힌다.
'거울뉴런' 가설이 확실한 근거가 없고, 우울증과 세로토닌도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들이 나왔다.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은 분리상태로 연구할 것이 아니라 함께 해야한다.
분리한 상태에서는 인간의 의식에 대해 부분적으로만 알 수 있었고, 거기까지가 현대 신경과학의 한계가 된 것이다.
이 한계에 대해 저자는 의식연구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한다 .의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기 위해서 내재적 관점의 연구가 더 많이 진행되고 연계되어야 한다고 한다.

나는 사실 이 분야의 문외한이지만 오히려 지식이 없기에 이 당연한 것을 과학자들은 왜 몰랐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의식을 오로지 뇌만 들여다 본다고 알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그것이야 말로 과학의 오만이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라고 했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고 의식하기에 존재의의를 가진다. 의식에 대한 연구에 더 많은 분야의 시각이 필요하다. 어쩌면 인간의 의식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자체가 신의 영역에 대한 도전일지도 모른다.

뇌과학, 신경과학. 심리학의 영역은 흥미롭고 신기하지만 과학만능주의만이 전부가 아님을 느낀다.
책 내용이 나에게는 어렵고 난해했지만 우리의 의식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세계 너머의 세계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에릭 호엘같이 편견없이 통합적 사고를 가진 과학자들이 연구에 많은 진척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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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셰에라자드 1 : 분노와 새벽
르네 아디에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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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에라자드가 1,001일 밤 동안 왕에게 이야기를 들려 준다는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이야기를 소재로 로맨틱하게 바꾸었다.

호라산 왕국의 할리드 왕은 신부를 들이고 다음날이면 죽인다. 그렇게 71명의 죄없는 여인들이 죽어갔다. 저주에 걸린 왕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어떤 이유로 그런 짓을 저지른다.
친구 시바를 잃은 셰에라자드는 왕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청해서 72번째 신부가 된다. 그리고 첫날 밤, 셰예라자드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다음 날에 죽임을 당하지 않는 첫번째 여인이 된다.

셰에라자드는 용감한 여인이다.
무수히 많은 여인들이 죽고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 그 길로 들어섰다. 본인이 살아 남은 방법은 고작 왕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하는 말과 이야기들은 신비롭고 저절로 몰입이 된다. 책을 읽는 나도 마치 훌륭한 현자의 말을 듣는 듯 했다. 그럼에도 그 방법으로 목숨을 건 것은 무모해보인다. 끝까지 다음을 말하지 않는 그녀에게 왕이 분노하여 죽음이 앞당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기본 이야기 플롯이라 그대로 따른 것이겠지만 현대인의 기준으로는 좀 말이 안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를 로맨틱 소설의 장치로 본다면 작가는 상당히 유능하다. 극한의 상황에 놓인 두 남녀의 운명같은 사랑은 독자를 소설에 몰입하게 하고 로맨틱함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기에 훌륭하기 때문이다.

저주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죄없는 여인들을 죽게 만드는 왕보다 운명을 개척하고 다른 여성들을 구하려 하는 셰에라자드는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점점 왕에게 마음이 가는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2편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이 상반된 성격의 두 남녀는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게 될까? 그들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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