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에라자드가 1,001일 밤 동안 왕에게 이야기를 들려 준다는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이야기를 소재로 로맨틱하게 바꾸었다. 호라산 왕국의 할리드 왕은 신부를 들이고 다음날이면 죽인다. 그렇게 71명의 죄없는 여인들이 죽어갔다. 저주에 걸린 왕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어떤 이유로 그런 짓을 저지른다. 친구 시바를 잃은 셰에라자드는 왕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청해서 72번째 신부가 된다. 그리고 첫날 밤, 셰예라자드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다음 날에 죽임을 당하지 않는 첫번째 여인이 된다. 셰에라자드는 용감한 여인이다. 무수히 많은 여인들이 죽고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 그 길로 들어섰다. 본인이 살아 남은 방법은 고작 왕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하는 말과 이야기들은 신비롭고 저절로 몰입이 된다. 책을 읽는 나도 마치 훌륭한 현자의 말을 듣는 듯 했다. 그럼에도 그 방법으로 목숨을 건 것은 무모해보인다. 끝까지 다음을 말하지 않는 그녀에게 왕이 분노하여 죽음이 앞당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기본 이야기 플롯이라 그대로 따른 것이겠지만 현대인의 기준으로는 좀 말이 안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를 로맨틱 소설의 장치로 본다면 작가는 상당히 유능하다. 극한의 상황에 놓인 두 남녀의 운명같은 사랑은 독자를 소설에 몰입하게 하고 로맨틱함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기에 훌륭하기 때문이다. 저주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죄없는 여인들을 죽게 만드는 왕보다 운명을 개척하고 다른 여성들을 구하려 하는 셰에라자드는 훨씬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점점 왕에게 마음이 가는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2편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이 상반된 성격의 두 남녀는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게 될까? 그들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