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오류를 읽는 방법 - 텍스트의 실수와 왜곡을 잡아내고 진실을 건지는 법
오항녕 지음 / 김영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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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백프로 진실이 아니라 그 과정에 많은 개입이 있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바이다. 그렇다면 역사를 바르게 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제목처럼 "역사의 오류를 읽는 방법" 은 텍스트의 실수와 왜곡을 잡아내고 진실을 건져내는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역사서에는 3가지 정도의 큰 오류가 있다. 사실의 오류, 서술의 오류, 해석의 오류이다.

1.사실의 오류
~아무리 역사가가 수많은 검증과 조사를 거쳐도 역사적 사실에서 오류와 함정은 수반된다. 똑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이라도 각자의 입장과 기억이 다르다. 기억은 재구성되기도 하고 아예 사라지기도 한다. 사실을 기록해도 사실이 아니게 되는 이유이다
기록의 원문이 다닥다닥 붙여 쓰여있는 경우, 후대에 잘못 끊어 읽으면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유럽 백인국가에서는 문명과 야만이라는 이분법으로 자신과 다른 문화를 야만으로 범주화하여 보았다. 유럽중심의 세계관에서 이슬람, 아랍, 중동, 아시아에 대한 인식의 왜곡은 심했다.

2.서술의 오류
~역사는 서술단계에서 가장 많은 오류를 일으킨다. '모든 역사는 승자의 역사' 라고 할 만큼 승자의 관점에서 기록된다.
역사문헌은 종종 가짜인 경우도 있고 과도하게 단순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무리에서 벗어나길 싫어하는 인간의 특성상 다수의 의견을 따라 서술하기도 한다.
역사를 서술할 때, 육하원칙으로 정확성을 기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서 '왜' 가 들어가면 서술에서 차이가 생긴다. 역사가는 납득할 만 하고 항상 긍정인 증거, 개연성 있고 정확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상업주의 작가들은 '독살설' 같은 것으로 흥미를 끌어 유통시키고, 그 기록이 남아 역사서술의 오류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외에도 서술과정에 오류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3.해석의 오류
~똑같은 텍스트를 보더라도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의 방식은 달라진다. 사람이 살아온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보는 것이 다 다름에도 사람은 자기 기준으로 해석하므로 다 나같은 줄 안다. 그래서 비유가 사용된 표현을 보았을 때도 해석은 다 달라진다. 그러므로 모호한 용어는 확실히 정의를 내리고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오류나 왜곡이 꼭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오류가 있는지 모르기도 한다.

역사는 어쩌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일 수도 있다. 같은 사건, 사고도 서술자에 의해 달리 첨삭되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역사를 볼 때, 어떤 관점을 가지고 보야야 하는지 가이드 해준다
물론, 관점은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뀐다. 그럼에도 역사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을 때, 역사를 통해 많은 부분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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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숲은 계속된다 타이피스트 시인선 4
김다연 지음 / 타이피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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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에게 맞춰 사느라 정작 나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는 시대다.
이 시집은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우리 대다수는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 보지 못해서 자신이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는지, 얼마나 망가지고 있는 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산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삶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 한 켠이 아프다.

이 시집은 그런 우리들에게 마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김다연 시인이 건네는 위로는 ‘잘 버티면 언젠가 행복한 날이 올 거니까 괜찮다’는 식의 단순하고 형식적인 위로가 아니다.
위태로운 상태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우리에게 사실은 마음이 상처나 있다고 조심스레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그런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니 걱정말라며 안심시킨다. 불안과 위태로움을 가지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을 더 자주 들여다 보아도 괜찮다.

언젠가부터 일상에서 긍정적인 말보다 부정적인 말을 듣는 것이 익숙해져 나도 모르게 주눅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나의 마음을 돌보고 들여다 보며 아껴주는 것은 스스로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경계선에 위태롭게 서 있는 나를 붙잡고 이끌어 줄 사람, 눈물과 어둠만 있다고 믿겨지는 세상에서 다시 웃음과 빛을 찾아내야 하는 사람은 결국 ‘나’여야 한다.

스쳐가는 것들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붙잡고 있기 보다는, 몇 가지 정도는 나를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있도록 놓아주는 것은 어떨까.
그런 마음이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스스로를 꾸준히 위로하고 사랑해 주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마지막으로 시집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문장이자 이 시집의 주제를 관통하는 문장을 소개하며 마무리하겠다.
‘나의 책은 내가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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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너무 낯선 나 - 정신건강의학이 포착하지 못한 복잡한 인간성에 대하여
레이첼 아비브 지음, 김유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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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할수록 정신질환의 유형은 다양해지고 환자는 급격히 늘어간다. 치료 가능한 신체적 질병은 많아 졌지만 정신질환은 더 심해지는 상황이 아이러니할 정도다.

이 책의 제목인 "내게 너무 낯선 나" 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다. 스스로도 자신이 이상하고 낯설어서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는 상태, 내가 나를 조절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레이철은 거식증을 앓았다. 6살부터 멋진 외모를 선망하며 음식을 잘 먹지 않았다. 부모와 떨어져 치료받자 부모를 만나기 위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사업과 커리어에 집중하여 살아온 레이는 우울증을 겪었다. 치료를 하면서 그는 지난 시간, 감정의 부재상태로 살아왔음을 알았다. 30년 넘게 복용한 약물로 효과를 본 건 아니었다.
어릴 적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바푸는 재산을 들고 혼인은 했지만 남편과 시댁에서 무시당하는 삶을 살며 조현병 치료를 받았다. 그녀의 딸은 인도의 여성운동이 정신의학보다 여성의 고통을 더 잘 이해한다고 보았다.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흑인여성 나오미는 산후 우울증으로 쌍둥이 아들 둘을 다리에서 떨어뜨렸다. 가난하고 무시당하는 흑인의 삶을 살아 온 나오미의 삶에서 그녀는 아무도 믿지 못했다.
반면 미국 부유층이자 명문가 출생인 로라는 '최고가 아니면 별 볼일 없는'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다. 조울증과 경계성 인격장애를 앓으며 그녀는 정신질환이 있다는 사실에서 오히려 위안을 얻었다. 자기 탓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니까.
다시 거식증에 걸린 하바를 보자. 살을 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섭식장애를 앓은 수십년간 좋은 삶에 대한 가치가 바뀌었다.

6인의 사례를 통해 저자는 정신질환이 사람마다 다양한 경험과 배경에서 나타나며 그 해답도 모두 다름을 주지시켜준다. 지금까지 나온 정신의학 이론과 연구만으로 모든 이들의 상태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런 해결책도 치료법도 알지 못하는가?

나는 이 책의 의의를 하바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팀의 말에서 찾고 싶다.
"우리가 고통을 겪고 이겨내려고 애쓰는 걸 보고서 어떤 이들은 구원을 받는다"
정답은 없지만 정답을 찾아갈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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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집 정리 노하우
김은호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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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만 잘 해도 이사갈 필요가 없다.
아파트 값 한평은 어마어마 하다. 그런데도 그 공간에 쓸데없는 물건이 쌓여 있다면 비싼 공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집은 늘 좁아보인다.
정리정돈만 잘 해도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필요없는 물건도 덜 사게 되어 절약할 수 있다.
정리의 기본은 일단 꺼내고 버리는 것이다. 그런 후, 다시 깨끗하게 수납한다.

가구원 수에 따라 정리법을 살펴보자.
1인 가구가 사는 원룸의 경우, 행거에 쌓인 옷 부터 개어 넣고, 이불을 잘 개고 정리한다. 반려동물과 살아도 정리정돈은 필수다. 정리가 잘 된 집은 우울감도 안 생긴다. 혼자일수록 정리day를 정해 꾸준히 정리하자.

2~3인 가구는 각 개인마다 쓰지 않는 물건들을 자발적으로 꺼내야 한다. 아이에게 모든 공간을 다 주면 아이는 정리의 필요를 못 느낀다. 가족 모두의 호응을 이끌어 정리에 익숙해지면 모두에게 오랫동안 좋은 습관이 된다.
현관은 집의 얼굴이니 신발정리를 잘하고 깨끗히 청소하자. 주방 조리도구는 수납용품을 이용하여 공간활용을 하고, 냉장고는 바로바로 정리하고 투명한 통에 넣는다. 거실이든 화장실이든 물건이 널려있지 않고 제자리에 들어가 있는 것이 정리의 기본이다.

책에는 사진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옷을 개는 방법을 보여주어 따라 해볼 수 있다. 잘 정리된 옷방, 아이방, 주방. 화장실의 모습도 보고 참고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꼭 필요하지 않는 물건은 사지말고 쓸모가 없어지면 바로 버리는 것이다. 정리할 물건의 수만 줄어도 정리의 반 이상은 성공한 것이다.

이 책을 보고 반성했다.
한동안 소홀했던 정리와 버리기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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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 환승터미널 구멍가게
배인경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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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호기심이 가득 생기는
제44 은하계 환승 터미널은 서울 봉천동 시장 변두리에 허름하게 자리잡고 있다. 환승 터미널이 생긴다는 소문에 그곳 구멍가게 주인 원동웅씨도 투자 생각에 마음이 들썩였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 떠나고 자기 구멍가게만 터미널 안에 덩그러니 남았다.
지구인은 못 들어오는 곳에서 졸지에 혼자 남아 외계인들에게 장사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시작부터 코믹하다.

구멍가게에는 별의별 외계인들이 다 드나든다. 처음에는 말도 안 통했지만 통역기를 받은 후로 좀 나아졌다. 기자 외계인, 배우 외계인, 칭칭 싸맨 외계인,
진상 외계인, 떠돌이 외계인. 데이터 인류학자 외계인, 조향사 외계인. 가출한 아이 외계인까지.
외계인이라는 말로 지구인인 자신과 구분짓던 원동웅씨도 사실 다른 은하계에서 보면 외계인이다.

외계인의 세계에도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사연많은 외계인들이 있다.
비극전문 배우 짜얀체제게가 온 행성은 최루성 물질이 합성되어 주변인들을 눈물 흘리게 만든단다. 그래서 원동웅도 그를 만난 날, 그렇게 눈물이 났다. 그 행성 출신들은 사람들을 이유없이 눈물나게 한다는 이유로 천대받고 있었다.
R패스를 쓰는 가난한 우주 난민들은 온몸에 데이터 타투가 강제로 새겨지고 떠돌이 삶을 강요당한다.
심각한 세대갈등으로 세대별로 다른 행성에서 살아야 해서 혼자 온 아이도 있다.

동웅은 무시당하고 소외받는 외계인들을 보며 남들과 다르게 생겨 도망다녔던 자신의 과거가 자꾸만 떠오른다.

코믹으로 시작하지만 무수히 많은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이다.
'외계인'은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을 지칭한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차별하고 다투는 모습은 이 소설이 sf소설이 아니라 사회비판소설 처럼 느켜진다.
한편으로는 돈을 많이 버는 것만 목표였던 원동웅씨가 배척당하는 이들을 보며 점점 내면의 성장을 이루기에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시간이 흘러 미래가 되어도 사람과 사람간의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면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없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주는 소설을 읽은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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