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는 도시 - 자동차에 빼앗긴 장소를 되찾는 도시설계 지침서
송민철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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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살아만 봤지, 구성이니 설계니 하는 것에 큰 의미를 가져본 적 없는 내게 이 책은 장님이 눈을 뜨는 것 같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도시가 있다.
오래전부터 존재한 자연 발생적 도시가 있고 공공 주도하에 만들어진 신도시도 있다. 이제는 기존의 도시들도 노후화되어 새로 개선되기에 도시설계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도시설계는 건축물과 도로를 어떻게 구성하느냐 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위한 일이며 사람을 만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의 불편을 기본으로 깔고 건물과 차의 편의만 생각하여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
차를 멈추지 않고 사람들이 높이, 멀리 걸어야 하는 육교와 차로에만 진행되는 제설작업 등은 사람보다 차가 우선임을 의미하고, 도심 곳곳의 의미없이 버려진 공지 역시 사람에 대한 배려는 없다.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공간과 도시의 기본은 보행환경에서 부터 시작된다. 차는 정문으로, 사람은 쪽문으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 전용도로가 필요하다. 그외에도 보행자를 위한 공간인 광장, 공원을 구성하여 사람들에게 휴식, 머무름, 놀이, 행사를 누릴수 있도록 해야한다.
새로운 도시계획이 자동차를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의 길과 사람의 길을 나누는 것 뿐이다.

대중교통 체계를 개선하여 공공 공간과 대중교통이 긴밀하게 연결되면 보행자 중심의 도시를 만들 수 있다. 마을을 오가는 관문이자 대기실인 광장을 대중교통 정류장과 가까운 곳에 만들고 광장에는 인지도와 상징성을 가진 조형물을 두면 좋다.
유동인구에 따라 각 시설물의 입지를 결정하고 상가와 공원의 위치도 정한다.
공공공간을 둘러싼 조화로운 건축물이 만들어지면 젠트리피케이션도 해결할 수 있고 돈으로 가늠하기 힘들 만큼의 공원도 함께 구성할 수 있다.

도시계획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분야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구상하고 설명하는 도시들을 상상해보니 유럽의 아름다운 거리들이 저절로 떠올랐다. 확실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발전 위주로 도로와 건물을 배치하여 운치가 없다. 걷고 싶은 도시는 아니다.
그래서 저자와 같은 설계가들이 끊임없이 사람을 위한 도시설계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책을 통해 알리는 것의 의미가 크다.
뭐든지 '빨리, 잘' 해야하는 문화에서 비록 무용하더라도 천천히 두리번거리며 즐길 수 있는 문화, 그런 도시들이 우리에게도 이제는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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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부흥회 - 우리는 왜 돈을 못 버는가
이광수 외 지음 / 지와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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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느낌이 물씬 나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부 제목인 '우리는 왜 돈을 못버는가 ' 라는 말이 가슴에 확 꽂힌다.
다들 한번씩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돈을 버는 데도 못 버는 것 같은 느낌!

'한국경제가 안 좋다' 라는 이야기는 워낙 오래 들어온 지라 이제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무신경해졌다.
그러나 이제는 저출산,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지금까지 우리 경제를 이루는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가 올 것이 자명해졌다. 적어도 이 시기를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

물가와 환율, 금리까지 곳곳에 지뢰가 있지만 소득은 늘 제자리 걸음이며 가구펑균 9186만원의 부채가 있다.
꼭 기억할 것은 기본적으로 작은 돈이라도 아끼고 모으는 사람이 부자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나라에서 진행하는 각종 정책들을 꼼꼼히 찾아 얻고, 대박신화에 들떠서 예적금은 우습게 보는 마음가짐은 위험하다. 시작은 절약과 저축이다.

투자에는 '운'이 필요하다는 워런 버핏의 말은 좀 씁쓸하지만 운도 준비된 자가 가진다. 손해보는 것을 너무 두려워 해도 얻는 것이 없고, 오늘만 사는 사람도 투자에는 맞지 않다.
위기=위험+기회 라는 말이 있다.
투자할 때, 주식은 what, 부동산은 when 이다.
주식의 경우는 개미들이 돈을 벌기 힘든 이유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그 부분은 개미들이 바꿀 수 없는 부분이라 안타깝다.
부동산의 when 은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의미하지만 자신한테 알맞은 때도 의미한다. 남들이 하니까 불안한 마음에 서두르다가는 더 힘들어 질 수도 있다.

여타의 경제서적들이 부자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이거해라 저거해라' 라는 말을 했다면 이 책은 사회 구조적으로 월급쟁이와 개미들이 부자되기 힘든 이유를 분석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자산시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제공해준다. 쓰더라도 알아야 한다.

여기저기 투자 성공사례가 들리지만 나의 일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일확천금을 노리다 쪽박 차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길게보면 조용히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사는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경우도 많다.
다만, 경제흐름에 늘 관심을 가지고 변화하는 AI시대에 맞춰 공부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만은 진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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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의 미리보기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5
쿠로노 신이치 지음, 이미향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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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인 '나' 는 신형 우울증을 앓는 고교2학년 가와나 마카이를 상담하다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열일곱의 어느 날, 공장 노동자였던 아쓰미의 아빠가 갑자기 증발해버렸다. 아쓰미는 좋은 성적이었음에도 가정 형편상 안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레스토랑 티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생 유미의 체육복 걱정까지 하는 착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가난한 열일곱 여학생의 삶은 녹록치 않다. 여러모로 지친 아쓰미는 도쿄로 떠나 친구 유타로와 살며 고졸 검정고시와 대학 의학부 준비를 하지만
갑작스런 불경기로 해고당한 유타로가 새로운 일을 하러 간 날, 실종된다.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의 저자 쿠로노 신이치가 쓴 청춘 이야기이자 성장소설인 이 책은 왜 그의 작품이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지 알게 해준다.
아쓰미의 열일곱살 이야기는 아프고 아름답다. 힘든 시기에 만난 남자친구는 아쓰미에게 살아갈 꿈과 희망을 준다.
유타로는 떠났지만 아쓰미는 기어이 대학에 입학하고 의사가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아쓰미에게 상담받던 학생의 마음까지 움직인다.

사람들은 내 아픔이 세상에서 제일 큰 것인냥 굴며 남탓, 세상탓을 한다.
당연히 꽃길만 걸었을 것 같아 보이는 사람도 그 길에 한번쯤은 가시도 밟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아프지 않고 살고 싶겠지만, 아픔을 일찍 알고 배운 사람들이 삶의 소중함을 더 잘 아는 것 같다.

마치 드라마처럼 아쓰미와 유타로의 청춘과 사랑이야기는 애틋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로 새롭게 희망을 얻은 가와나 미카이는 앞으로 더 좋은 삶을 살 것이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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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한드라 김의 가면 증후군과 솔직한 고백 서사원 영미 소설
패트리샤 박 지음, 신혜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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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얼굴에 스페인적인 알레한드라 라는 이름을 가진 '나' 는 아르헨티나 이민자의 후손이다. 사립고등학교 퀘이커 오츠에 다니지만 90프로의 장학금으로 다니기에 부유함이 경험인 그들 사이에서 그곳은 언제나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사고로 아빠도 사망하고, 대학 등록금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도 방과후에 일하는 사람도 혼자뿐이며 친한 친구조차 집에 초대하지 못할 만큼 생활의 차이는 크다.

그녀의 배경만 보아도 알레한드라가 그 사회에서 속칭 아웃사이더 라는 것은 쉽게 알 수있다.
어쩌다 비싸고 좋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가난한 동양인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다문화 전형을 노리는 것 정도 뿐이다. 열심히 공부하여 원하는 대학에 간다는 꿈조차 쉽게 말하기 힘들다.
그녀의 상황은 가면증후군, 일명 임포스터 신드롬을 겪기 좋다.

가면증후군이란?
자신의 능력이나 업적을 실제보다 과장해서 인식하거나, 자신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심리적 상태이다.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만큼 저자 페트리샤 박과 알레한드라 김은 닮아있다.
알레한드라가 느끼는 심리와 어색한 불안함, 상실감은 무척 실감나게 와 닿는다. 한국, 미국, 아르헨티나 어디에서도 이방인인같은 정체성의 혼란, 백인사회에서의 은밀하면서도 노골적인 인종차별이 주는 인종 우울증까지.

그럼에도 저자는 알레한드라를 통해 희망과 꿈 등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잘 하고 있다고, 잘 할 수 있다고.
본인이 그 시절 내내 듣고 싶었던 응원을 말이다.

'솔직한 고백 을 하자면 국내에서 같은 한국인으로 사는 우리도 깊게든 가볍게든 가면증후군을 느끼며 산다.
이것은 그저 먼 나라 소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도 언젠가 어느 집단에서 한번쯤은 느껴 보았을 심정이다.
그래서 이 책은 보는 이에 따라 각자 다르게 자신을 비춰 주는 좋은 거울이다. 거울을 보고 스스로 객관적으로 보다보면 모두 한 뼘씩은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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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균류 - 신비한 버섯의 삶
로베르트 호프리히터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집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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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균류 by 로베르트 호프리히터

~모든 생명체는 다 신비롭지만 스머프 애니메이션과 동화에서나 보듯 버섯의 세계는 판타지 같다. 책에 가득실린 버섯의 원색 사진들은 참 예쁘고 곱다.

저자는 '균류는 세상 어디에나 있고 그것들이야 말로 이 세상을 손아귀에 거머 쥔 진정한 지배자' 라고 말한다.
균류는 버섯만이 아니라 미생물들도 포함되서 우리가 숨을 한번 쉴 때마다 최소 10개의 균류포자를 들이마신다. 버섯의 포자는 세계일주를 하며 떠다니고 물 속에 사는 해양균류도 있다. 정말 어디에나 있었다.

버섯은 일상에서 채소로 먹지만 균류는 광합성을 하지 않아 양분을 먹어야 한다는 면에서 동물에 가깝기에 채소로 볼 수 없다. 균류가 인간의 삶으로 들어오면서 맥주와 빵이 퍼지고 그 외에도 환각작용을 하는 광대버섯, 지혈밴드로 쓰인 말굽버섯, 민간약품으로 쓰이는 차가버섯, 영생을 상징하는 영지버섯, 귀족의 트러플버섯 등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용도로 인간의 곁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균류의 포자는 인간과 동물, 식물에게 질병과 죽음을 안겨주기도 한다. 곤충의 몸에 기생하며 곤충을 좀비로 만드는 균류도 있고, 동물을 먹어 부족한 질소함량을 보충하려는 육식균류도 160종이 넘는다.
그리고 버섯은 독을 지닌 경우가 많아 식용으로 쓸 때 무척 조심해야한다. 식용과 독버섯의 경계선에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독일에서는 연간 1만명의 버섯중독 환자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균류는 오염된 토양에 침투하여 생물학적 환경정화기술, 바이오 레메디에이센을 성실히 수행하는 중이다. 균류가 없다면 우리의 숲과 기후도 없을 것이고 어쩌면 우리의 생명도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버섯과 균류에 관해 백과 사전적 지식을 보지 않을 까 하는 기대정도로 읽기 시작했지만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균류의 세계는 거대했다. 이들의 위대함(?)은 마치 대 서사시에 가까울 정도로 넓고 깊고 오래되었다.
이토록 매혹적인 생명체라니!
앞으로 버섯을 먹을 때마다 요모조모 살펴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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