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인 '나' 는 신형 우울증을 앓는 고교2학년 가와나 마카이를 상담하다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열일곱의 어느 날, 공장 노동자였던 아쓰미의 아빠가 갑자기 증발해버렸다. 아쓰미는 좋은 성적이었음에도 가정 형편상 안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레스토랑 티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생 유미의 체육복 걱정까지 하는 착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가난한 열일곱 여학생의 삶은 녹록치 않다. 여러모로 지친 아쓰미는 도쿄로 떠나 친구 유타로와 살며 고졸 검정고시와 대학 의학부 준비를 하지만 갑작스런 불경기로 해고당한 유타로가 새로운 일을 하러 간 날, 실종된다.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의 저자 쿠로노 신이치가 쓴 청춘 이야기이자 성장소설인 이 책은 왜 그의 작품이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지 알게 해준다. 아쓰미의 열일곱살 이야기는 아프고 아름답다. 힘든 시기에 만난 남자친구는 아쓰미에게 살아갈 꿈과 희망을 준다. 유타로는 떠났지만 아쓰미는 기어이 대학에 입학하고 의사가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아쓰미에게 상담받던 학생의 마음까지 움직인다. 사람들은 내 아픔이 세상에서 제일 큰 것인냥 굴며 남탓, 세상탓을 한다. 당연히 꽃길만 걸었을 것 같아 보이는 사람도 그 길에 한번쯤은 가시도 밟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아프지 않고 살고 싶겠지만, 아픔을 일찍 알고 배운 사람들이 삶의 소중함을 더 잘 아는 것 같다. 마치 드라마처럼 아쓰미와 유타로의 청춘과 사랑이야기는 애틋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로 새롭게 희망을 얻은 가와나 미카이는 앞으로 더 좋은 삶을 살 것이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