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얼굴에 스페인적인 알레한드라 라는 이름을 가진 '나' 는 아르헨티나 이민자의 후손이다. 사립고등학교 퀘이커 오츠에 다니지만 90프로의 장학금으로 다니기에 부유함이 경험인 그들 사이에서 그곳은 언제나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사고로 아빠도 사망하고, 대학 등록금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도 방과후에 일하는 사람도 혼자뿐이며 친한 친구조차 집에 초대하지 못할 만큼 생활의 차이는 크다. 그녀의 배경만 보아도 알레한드라가 그 사회에서 속칭 아웃사이더 라는 것은 쉽게 알 수있다. 어쩌다 비싸고 좋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가난한 동양인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다문화 전형을 노리는 것 정도 뿐이다. 열심히 공부하여 원하는 대학에 간다는 꿈조차 쉽게 말하기 힘들다. 그녀의 상황은 가면증후군, 일명 임포스터 신드롬을 겪기 좋다. 가면증후군이란? 자신의 능력이나 업적을 실제보다 과장해서 인식하거나, 자신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심리적 상태이다.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만큼 저자 페트리샤 박과 알레한드라 김은 닮아있다. 알레한드라가 느끼는 심리와 어색한 불안함, 상실감은 무척 실감나게 와 닿는다. 한국, 미국, 아르헨티나 어디에서도 이방인인같은 정체성의 혼란, 백인사회에서의 은밀하면서도 노골적인 인종차별이 주는 인종 우울증까지. 그럼에도 저자는 알레한드라를 통해 희망과 꿈 등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잘 하고 있다고, 잘 할 수 있다고. 본인이 그 시절 내내 듣고 싶었던 응원을 말이다. '솔직한 고백 을 하자면 국내에서 같은 한국인으로 사는 우리도 깊게든 가볍게든 가면증후군을 느끼며 산다. 이것은 그저 먼 나라 소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도 언젠가 어느 집단에서 한번쯤은 느껴 보았을 심정이다. 그래서 이 책은 보는 이에 따라 각자 다르게 자신을 비춰 주는 좋은 거울이다. 거울을 보고 스스로 객관적으로 보다보면 모두 한 뼘씩은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